태이화:
rolling (2d6+6)*5
(
(
4
+
3
)
+6)*5
=
65
가은적:
rolling (2d6+6)*5
(
(
1
+
3
)
+6)*5
=
50
태이화:음.
가은적:음?
태이화:아무것도 아닙니다. (어깨 으쓱.)
가은적:그러셔야 할 거예요.
태이화:... ... 잘 염두해두겠습니다.
영도 (GM):준비 됐으면 이화로 한 마디~
태이화:다녀오겠습니다.
가은적:다녀옵시다.
*
나의 작은 죽은 변호사
W. 미증유
KPC. 가은적
PC. 태이화
*
좋은 아침입니다, 이화.
잠은 푹 잤나요?
오늘은 유산을 받는 날이지 않습니까.
어제부로 아버지의 장례식과 애도 기간이 끝났습니다.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읊으며,
목이 메이는 척 하느라 힘들진 않았나요.
뭐,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까요.
이제 드디어 자신의 몫을 받을 차례입니다.
지금 일어난 이 저택부터 시작해서,
이화를 기다리고 있는 막대한 재산을 생각해 보아요.
아, 바로 이것이 백만장자의 냄새로군요.
마음에 듭니까?
이런저런 상념 끝에 1층으로 내려오면
대기하고 있던 집사가 아침을 먹을지 물어보네요.
흠, 어떻게 할까요.
지금 시각은 아침 7시.
변호사 가은적과의 약속은,
그의 사무실에서 9시에 잡혀 있습니다.
은적이 밀봉되어 있던 유언장을 공개하고 집행하기로 되어 있죠.
아침을 먹기에는 시간이 조금 빠듯할지도요.
태이화:(시간이 빠듯한데 굳이 무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집사에게 간단하게 거절 의사 표한다.)
그래요, 오늘처럼 중요한 날에는 늦을 수 없죠.
게다가 평소 은적의 깐깐한 일처리를 생각해 보면 더욱.
하지만 그만큼 실력이 훌륭하니,
은적보다 곱절은 깐깐했던 아버지가 그렇게 예뻐하셨겠죠?
물론 이제 이 집안의 주인은 이화이니까요.
오늘 이후로도 법적 대소사를 맡길지 어쩔지는,
오로지 이화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자, 이제 나갈 준비를 해 볼까요?
이화, 외모 판정.
태이화:
외모
기준치: 60/30/12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멋지게 차려입었습니다!
자, 이제,
백만장자가 될 만반의 준비가 다 되었군요.
지금 시각은 8시.
출발하면 종로에 있는 은적의 사무실에 딱 맞춰 도착할 시간입니다.
집사가 마차를 불러뒀을 겁니다.
어서 나가보자고요.
태이화:(남다른... ... 감흥이 드는 것은 아니었으나 중요한 날이었다. 옷매무새 한 번 더 확인하고 밖으로 나설 채비한다.)
마차가 이화를 태우고 움직입니다.
종로 8번지.
은적의 사무실이 있는 곳입니다.
이화가 마차에서 내려 사무실로 향하면,
어라? 뭔가 이상하군요.
주변이 조금 어수선합니다.
원래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긴 하지만,
어쩐지 분위기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이건······
그때, 이화의 눈에 은적의 사무실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경찰들이 보입니다.
이 아침부터 대체 무슨 경찰들이란 말이죠?
게다가 굉장히 어수선한 이 분위기.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그래요, 무언가 일이 단단히 잘못된,
아주 끈적한 재난의 예감이 살갗을 기어오릅니다.
그리고 그때 이화의 귓가에 신문팔이 소년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호외요! 호외!
도시 한가운데서 살인사건!
피해자는 게다가 변호사!
한 변호사가 변사체로 발견됐답니다!
······그게 무슨 소리죠?
변호사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는 게?
태이화:(불길한 직감에 표정 굳는다. 소년에게 다가가선 신문 구매한다.)
변호사가 간밤에 살해 당했다는,
말 그대로 갑작스럽기 짝이 없는 기사가 적혀있군요.
사무실에 가봐야 하지 않겠어요?
상황을 보는 편이 좋겠군요.
태이화:(제 앞머리 거칠게 쓸어넘긴다. 아니다. 아닐 것이다. 몇 번이고 곱씹는데 사무실로 향하는 발걸음은 평소보다 빠르다.)
이화가 사무실 앞에 도달하면,
잘 아는 얼굴이 이화를 향해 다가옵니다.
이화의 관할서에 재직 중인 서이훤 경부입니다.
나이는 46세. 온화하고 소극적인 스타일이었나요.
간간이 이화의 집안 뒤를 봐주던 사람이었죠.
궁금한 것이 있다면,
물어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서이훤:아, 이화 씨. (흘끗 보고 다가온다.)
태이화:(평소라면 여유롭게 말문을 트고 질문을 이어나갔을 터인데, 애초에 제가 먼저 굳은 표정 그대로 내보이는 것부터 상황은 텄다. 바로 신문 서이훤에게 떠넘기듯 건넨다.) 이 기사. 어떻게 된 겁니까.
서이훤:우선 진정부터 하시죠. (신문 받아든다. 적잖이 심각한 얼굴이다.) 지난밤 강도가 든 것 같습니다. 가은적 변호사가 사무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어서···.
정확한 사태는 이제야 파악 중입니다. 경찰 쪽에서도 아는 게 많진 않아요.
태이화:진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거, 잘 아시지 않습니까. (이훤의 너머에 있는 사무실에 시선 둔다. 표정은 어둡다.) 일단 아는 것만이라도 얘기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서이훤:사무실 금고에 있던 현금과 서류 몇 가지가 사라졌습니다. 강도로 추정하는 건 그래서고요. (짧은 침음 흘린다.) 혹 찾는 서류라도 있습니까?
태이화:(잠시 침묵한다. 표정 멍한 채다.) ... ... 유언장, 유언장을 원래 가은적 씨가 집행할 예정이었습니다.
서이훤:(미간 찌푸린다.) 유언장은 없었습니다. 사무실 안을 샅샅이 검토해봤지만 그런 서류가 나온 적은 없어요.
유언장이 사라졌다고?
아니, 이게 무슨 소리죠?
누가 대체 변호사 사무실을 털어서 남의 유언장을 훔쳐 간단 말입니까?
게다가 변호사를 죽여 가면서까지.
믿기 어려운 말들이 이어지던 도중에 이화의 머릿속에 문득,
그 끈적하고 불길했던 예감의 실체가 스칩니다.
아버지의 가장 최근 유언장이 사라졌다면......
일전에 법원에서 검인되어 효력이 있는 유언장은
내 모든 전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며 그 과정과 절차는 전부 변호사 가은적에게 위임한다
고 써 있던 그 전 유언장입니다.
그래요, 이화.
이대로라면 은행에 가득히 쌓여 있는 수백만 원이,
여러 사용인이 딸린 대저택이,
그리고 몇백 평의 땅이 송두리째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이거야말로 청천벽력입니다.
말해 보세요, 도련님.
재난은 어떤 소리를 내던가요?
유산을 한푼도 못 받게 될 위기에 처한 사실을 깨닫게 된 이화,
이성 체크.
태이화: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차감.
서이훤:아무튼 저희도 조사가 좀 필요합니다. 소식이 들어온 지 오래 되진 않았어요. 댁에 가서 기다리고 계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경부는 집으로 돌아가길 권합니다.
그러나 이화, 생각해보세요.
유언장이 사라졌다는데.
그냥 집으로 갈 수야 있겠습니까.
태이화:(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가 명을 달리하기 전 자신에게 부탁했던 것들이 죄다 어그러짓 탓이다. 천천히 생각 정리한다.) 알다시피 저희 집안에서 유언장의 분실은 가볍게 넘길만한 것이 아닙니다. ... 현재 파악된 정보는 그게 전부입니까?
서이훤:그렇습니다. 저희도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달리 없어요. 이미 아시겠지만 사체가 발견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사무실 안을 말입니다.
내부에는 경찰들이 조사 중이라,
몰래 들어가기 보단 경부를 설득해봄직이 옳겠습니다.
태이화:(한숨 토한다.) 그 유언장은 가은적씨가 따로 밀봉해두었기에 경찰들이 찾는 것이 다소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들어가서 안을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곤란한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부디 저희 집안과의 연을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설득 판정.
태이화:
설득
기준치: 65/32/13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서이훤:······정 그러시다면.
잠시 고민하는 듯하던 서이훤 경부는,
이내 그렇다면 자신이 동행한다는 조건으로,
딱 15분만 사무실 안에 있게 해 주겠다고 합니다.
빠드득.
경부를 따라 걷는 이화의 발 아래에 불안감이 웅덩이처럼 밟힙니다.
이화가 1층 로비를 지나서 2층 사무실에 도착하면 보이는 풍경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살인 사건 현장' 그 자체입니다.
죽어 있는 시체, 난장판이 된 서류 더미들, 열려 있는 금고······
누가 봐도 이곳에서 강도 살인이 일어났다고 외치고 있는 수준입니다.
직접 눈으로 이것들을 보고 나니,
이제야 이 모든 것이 실감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성 체크.
태이화: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서이훤:딱 15분입니다. 시체나 현장을 만지거나 훼손해서는 안 되는 거 이미 아시겠죠.
경부의 주의사항이 잇따르고 나면 이제 사건 현장을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은적의 시체, 사무실 바닥, 사무실 창문, 금고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제한시간 탓에 행동에도 제약이 존재합니다.
판정 및 질문은 합쳐 7회만 할 수 있습니다.
태이화:(은적의 시체 마주하고 나서야 실감이 난다. 먼저 떨리는 손으로 은적을 확인한다.)
사람의 시체를 보는 건 처음인가요?
익숙할 수도 있겠군요.
뭐가 됐든 좋습니다.
이화의 눈앞에 있는 은적은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채로,
고개가 뒤로 젖혀진 채 축 늘어져 있는 은적을 보세요.
완연히 창백한 동시에 눈이 감겨 있는 모습이
얼핏 보면 잠든 사람처럼 보입니다.
목덜미에 선명하게 찍혀 있는 교살의 흔적만 없다면 말입니다.
이화, 관찰 판정.
태이화: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목덜미를 자세히 보면,
손으로 목을 졸라 죽였는지 멍과 울혈이 울긋불긋하게 나 있습니다.
또한 평소 칼같이 정갈하던 은적의 수트가,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는 걸 봐서 몸싸움이 제법 있었던 것 같습니다.
태이화:(금방이라도 눈을 뜨고 자신에게 말을 건넬 것도 같다. 시체에 쉽사리 손을 대지는 못한 채 목덜미쪽 자세히 살핀다.)
의료 판정.
태이화:
의료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체의 경직도를 보아 사망한 지 약 7-8시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교살당한 사람 치고는 살해흔이 다소 약한 감이 있습니다.
태이화:(고개 기울인다. 표정이 잠든 것처럼 평화로운 것도 그렇고, 어딘가 위화감이 든다. 일단 금고도 살핀다.)
은적이 중요한 물건들과 금품을 보관해 두는 금고입니다.
원래였다면 바로 여기에 밀봉된 유언장이 들어 있었을 겁니다.
지금은 어음 두어 장만 남겨진 채 아무것도 없지만요.
금고 문에는 억지로 딴 흔적이 역력합니다.
이화가 금고를 살피고 있던 그때,
근처에서 최초 목격자와 그를 조사 중이던 경찰관 사이의 대화가 들립니다.
듣기 판정.
태이화: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이런. 주위가 시끄러워서인가요?
잘 들리진 않습니다.
그러나,
대화가 끝나면 다가가 따로 질문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태이화:(강도가 어디를 통해 진입했을까. 최초 목격자의 대화가 끝나길 기다리며 창문 쪽 살핀다.)
여닫을 수 있게 되어 있는 평범한 창문이지만
안쪽에서 잠글 수 있도록 단단한 걸쇠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걸쇠나 창이 부서지는 등의 밖에서 안으로 억지로 침입한 흔적은 전혀 없습니다.
태이화:... ... 정말 강도인가? (혼자 읊조린다. 제 손목 들어서 시간 확인하고 최초 목격자를 향해 걸음 옮긴다.)
그런데 이화,
창문을 좀 더 자세히 봐야 하진 않을까요?
관찰 판정.
태이화: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무리 살펴보아도 깨끗합니다.
적어도,
범인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태이화:면식범인가? (문에 부서진 흔적이 있었던가. 일단은 다시 목격자쪽으로 걸음 돌린다.)
대화가 슬슬 마무리 되어가고 있습니다.
말을 걸어도 좋을 것 같아요.
태이화:안녕하십니까.
경비원:아, 예. 안녕하십니까. (꾸벅 인사한다.) 무슨 일이신지.
태이화:아, 다름이 아니라 방금 경찰분께 해주셨던 대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한 번 더 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자켓 안쪽 주머니에서 명함 꺼내 건넨다.)
경비원:(명함 받아든다. 태도가 한결 누그러진다.) 별 거 아닙니다. 제가 최초 목격자라서요. 1층 로비를 쭉 지키고 있기도 했고요.
사건을 처음 목격한 건 아침 8시 반 정도입니다. 변호사님 앞으로 편지가 와서 전달하러 올라왔다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저는 밤 10시부터 아침까지 근무하는데, 변호사님은 그간 밖에 두 번 나갔다 들어오셨습니다. 그게 말씀 드린 전부입니다.
태이화:현재 그 편지는 경찰 쪽에서 보관하고 있겠군요. (고개 가볍게 끄덕인다.) 밖에 나갔던 시간이 언제인지, 얼마나 밖에 오래 있었는지 혹시 기억하고 계십니까.
경비원:그렇습니다. 편지는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봉투에 요그 소토스 클럽이라 적혀 있는 초대장이었나.
우선 밤 11시 경, 사무실로 들어오시는 변호사님을 뵈었습니다. 마무리할 잔업이 있어 오셨다고 했고요.
두 번째는, 자정 즈음 변호사님이 잠시 바람을 쐰다며 나가셨던 겁니다. 한 시간이나 지나서 다시 들어오셨습니다.
음.
요그 소토스 클럽이라면 이 도시의 유명한 사교 모임 중 하나입니다.
이화 역시 그곳에 주최하는 모임에 참여한 적이 몇 번 있으며
당장 두 달 전 열렸던 파티에도 간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은적과도 마주쳤었죠.
초대장이라면 아마 내일 열릴 자선 파티에 대한 초대장일 겁니다.
이화도 어제 받았으니까요.
경비원은 그 이상 아는 게 없는 듯합니다.
태이화:(창문으로는 침입한 흔적이 없었다. 동시에 경비원의 말을 들었을 때 딱히 잠든 시간은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강도는 창문으로도, 건물 입구로도 침입한 것이 아닌 건가? 다소 거칠게 제 소매단추 푼다.)
지능 판정.
태이화: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46, 4, 76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2: 실패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경비원이 이상하다는 듯 덧붙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합니다.
간밤 이상한 소리가 들린 적은 없었는데요, 하고 말이죠.
경비원:(뒷머리 긁적인다.) 변호사님이 처음 들어오고 얼마 안 있다가, 좀 부산스러운 소리가 나긴 했습니다. 그래도 일상적으로도 문제 없을 만한 크기였고요.
게다가 그 후에 다시 변호사님이 산책을 나갔다 들어오셨으니까, 아마 별일 아니었을 겁니다. 그 뒤로는 정말 아무 소음도 없었습니다.
태이화:감사합니다. (고개 끄덕이고 등돌려 자리를 떠난다. 마지막으로 바닥 쪽 살핀다.)
간밤의 비극적 소란을 대변하는 듯
서류를 비롯한 종이와 물건들이 어지럽게 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유언장으로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널려져 있는 종이들 사이로 핏자국들이 보입니다.
살짝 말랐지만 아직 변색이 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아 사건 흔적이 맞는 것 같습니다.
관찰 판정.
태이화: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제법 많은 양의 피입니다.
이 정도 피를 흘렸으면 치료를 받아야 했을 겁니다.
서이훤:15분이 지났군요. 이제 나가도록 하시죠.
태이화:(은적은 교살 당했다. 언뜻 봤을 때 상처의 흔적은 없었는데 이것이 애초에 은적의 피가 맞긴 한건가? 찝찝한 기분을 쉽사리 떨쳐내지 못한다. 고개 끄덕이고 자리에서 몸 일으킨다.) 시간이 날 때 경찰서로 찾아뵙겠습니다. 듣자하니 편지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서이훤:아, 예. 아마 이화 씨도 잘 아시는 곳에서 보낸 편지일 겁니다. 왜, 요그 소토스 클럽 있지 않습니까······.
경부를 따라,
사무실 밖으로 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이화의 머릿속에 무언가 스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분명 어떤 위화감을 느끼지 않았었나요?
이건 어떤 본능적인 직감입니다.
돈에 관해서라면,
적어도 자신이 받을 유산에 관해서라면,
그리고 그것이 송두리째 날아가게 생긴 위기 앞에서,
발동하는 인간의 어떤 예리한······
지능 판정.
태이화: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은적의 시체를 다시 봐야 합니다.
분명 그의 몸에서 뭔가 어색한 걸 봤던 것 같습니다.
경부는 이화의 걸음을 재촉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화.
이 본능적인 예감을 무시하고 가겠습니까?
태이화:(잠시 걸음 멈춘다. 표정 굳은 채다.) 아, 그런데 혹시 알고 계십니까.
서이훤:무얼 말씀이십니까?
태이화:시체에 이상한 점이 있다는 것을. 쉽게 눈치 채기 어려우실 것 같던데.
서이훤:이상한 점이요? (미간 찌푸린다.) 어떤 점을 발견하셨다는 겁니까?
태이화:사실 당신도 의심스럽지 않으셨습니까. 은적씨는 분명 교살 당했는데, (자연스럽게 시체 쪽으로 발길 돌린다.) 바닥의 지나치게 방대한 피며, 정작 옷에는 핏자국 하나 묻어나지 않았죠. (계속 걸음 옮긴다. 낯빛 여전히 어두운 채다.)
서이훤:분명 이상한 부분은 있습니다. 아마 범인이 흘린 피일 거라 짐작은 합니다만. (어깨 으쓱인다.) 그러나 교살흔은 명백합니다. 시체에 베인 상처가 없다면 범인이 2인 이상이고, 두 사람이 사무실에서 서로 다퉜단 짐작도 가능하고요.
반드시 시체를 봐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하여 설득해보는 건 어떤가요.
태이화:그렇죠. 경비는 침입자를 마주한 적이 없었고, 다만 시신에 좀, (말끝 흐린다.) 미심쩍은 흔적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함께 봐주셨으면 하는데, (다시 한 번 시간 확인하며 수첩 꺼내는다.)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제게 3분만 주시겠습니까. 그 부분을 간단하게 스케치 해서 오겠습니다. 말로 설명하긴 다소 모호하군요.
설득 판정.
태이화:
설득
기준치: 65/32/13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서이훤:······그럼 어쩔 수 없죠. 딱 한 번만 보고 오시는 겁니다.
경감의 허락을 받아 시체에 다시 접근하는 이화의 오감은 점점 더 날카로워집니다.
약간의 울렁이는 느낌이 동반되고 있지만
무언가 중대한 것을 깨닫기 직전의 매서운 긴장감에 가깝습니다.
자, 다시 조우한 이 시체를 어떻게 할까요?
태이화:(심호흡한다. 시간이 빠듯하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수첩 손에 움켜쥔 채 면밀히 은적 살핀다.)
관찰 판정.
태이화: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이화는 은적의 시체를 눈으로 열심히 훑습니다.
눈을 감은 채로 창백한 얼굴부터
얼룩덜룩한 목덜미,
흐트러진 수트,
그리고 의자 팔걸이 아래로 축 늘어진 손.
······아.
은적의 오른손이 평소와 다르게 굳은 살 하나 없이 매끈합니다.
항상 펜대와 타자기를 붙잡고 있는,
바쁜 변호사에게는 어울리지 않게도.
이화는 알 수 있습니다.
이화의 눈앞에 있는 것은,
분명 은적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이것은 은적이 아니라는 것을.
이성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말이 되지 않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얼굴도 옷도 키도 다 똑같은데 은적이 아니라니요.
겨우 굳은 살 따위로 그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다니.
하지만 재난 앞에서 잔뜩 벼려진 이화의 본능이 분명하게 말해 주고 있어요.
악수할 때마다 느껴지던 그 단단한 굳은 살을 떠올려 봅시다.
이 도시, 아니, 온 나라에서 손가락에 굳은 살이 없는 변호사란 없습니다.
특히 은적처럼 열심히 일하는 변호사라면 더더욱.
그건 일종의 직업병이요,
직업적 성실함의 증거이기도 하단 말입니다.
그렇기에 이 기묘한 살인 사건의 현장 가운데에서,
이화는 직감할 수 있습니다.
아 이건,
가은적의 시체가 아니라고.
태이화:(떨리는 손으로 은적의 멀끔한 오른손 스케치한다. 그림으로 그려내니 이전의 은적과 차이 더 확연하게 느껴진다. 오른손만 따로 접붙은 흔적조차 없는데. 그렇다면 이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 떨리는 손으로 시신의 뺨 건드려본다. 하순 짓씹는다.)
이상하군요. 분명 죽은 이의 그것이 맞는데.
문제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이 시체가 은적이 아니라면,
대체 그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그리고 왜 유언장은 사라진 걸까요?
모든 것이 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쨌든 지금 이화에게 중요한 건 사라진 유언장이고
그것이 은적과 관련이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서이훤:이제 정말 가야 합니다. 유언장 관련하여 새로운 게 나오면 곧장 연락 드리죠.
(흘끔 스케치한 양 보다 별 것 아니라는 듯 앞서 가버린다. 아마 들여보낼 때도 큰 기대는 않은 듯하다.)
이화를 건물 밖으로 내보낸 경부는
그렇게 이화와의 대화를 마무리하고 다시 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죠?
경찰이 유언장을 찾아 주기를 기다려야 하는 걸까요?
하지만 유언장 검인을 위해 법원에 제출까지 남은 시간은,
약 사흘에 불과합니다.
그때까지 마냥 가만히 기다리기에
이화의 유산은 너무 막대한 재화가 아니던가요.
그리고 이화가 방황하던 그때,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건물 바로 옆 골목에 있는 쓰레기장이 정신없이 어질러져 있습니다.
평소에도 지저분한 골목이긴 했지만
저렇게 쓰레기들이 난장판이 되어 있는 것은 처음 보는군요.
꼭 마치······
누군가 그 위로 뚝 떨어진 것처럼.
태이화:(쓰레기장 쪽으로 다가가서 고개 들어 위쪽 본다. 그곳에 창문이 있는지를 살핀다.)
천천히 쓰레기더미들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2층 은적의 사무실 창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쓰레기더미들 아래 보이는 핏자국들은,
골목 더 깊은 곳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수상한 핏자국을 살피고 있던 찰나,
이화의 귀에 갑작스러운 비명이 들립니다.
도둑이야!
비명이 들리는 쪽을 보니
모자를 눌러 쓴 사람이 무언가를 들고 정신없이 달아나고 있고
그 뒤로는 소리를 지르고 있는 남자가 보입니다.
그리고 도둑으로 추정되는 그 사람은······
어? 기분 탓인가요?
어쩐지 은적과 비슷한 체형인 것 같았는데.
자.
건물 옆 골목을 조사할까요?
아니면 도둑을 쫓아가볼까요.
태이화:(익숙한 뒷모습에 반사적으로 도둑을 쫓아간다.)
일단 이화는 달아나는 그 사람을 향해 뛰기 시작합니다.
이화의 감이 말해 주고 있어요.
따라가 봐야 한다고.
때아닌 대낮의 추격이 벌어집니다.
한참의 구불거리는 도시의 뒷골목을 뛰어다닌 지 수십 분째,
엎은 쓰레기통만 몇 개인지,
또 발에 걷어차인 쥐들만 몇 마리인지.
정말 역겨워서 죽을 지경입니다!
왕왕 울리는 가곡과
멋을 부린 양복쟁이들이 돌아다니는 거리와 달리
이곳은 정말 축축하고 더럽고 음습하기 짝이 없습니다.
도시의 모든 쓰레기들은 보이지 않도록 이곳에 다 몰아 넣어 버린 것 같아요.
벌써 숨은 턱끝까지 차올랐고
발바닥은 불이라도 붙은 듯 뜨겁습니다.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수십 명의 하인들과 함께 곱게 자란 이화는
이런 상황에 도무지 익숙하지 않단 말입니다.
하지만 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화는 뛰어야 합니다.
드디어 도둑의 옷깃에 손이 닿을 듯 말 듯합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이화, 민첩 판정.
태이화: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손을 뻗는 순간,
아! 잡혔습니다.
도둑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이화의 손에 붙잡힙니다.
그리고 도둑이 서서히 몸을 돌려 자신의 마스크를 내리자,
그곳에는 악질의 농담처럼
은적이 서 있습니다.
피로 얼룩진 셔츠를 입고,
이화에게 총을 겨눈 채로.
가은적:뭐야. 이화 씨? (가쁜 숨 가라앉힌다.) 왜 나를 쫓아왔어요?
(이내 천천히 총구 거둔다. 지친 낯으로 바라본다.)
태이화:... ... 하. (당황스러움 감추지 못한다. 피로 얼룩진 셔츠. 바닥에 있던 위화감을 명확한 실체로 마주한 감각은 생각보다 끈적했다. 일단 셔츠 안쪽에 자리 잡고 있을 상처를 떠올린다.) ... ... 저희 집으로 가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가은적:글쎄요. (망설이는 낯이다.) 이미 이 도시에서 전 죽은 사람이 됐는데. 이화 씨 집에 간다고 제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 같군요.
태이화:해야할 이야기가 많지 않습니까. (여전히 혼란스럽다. 말 하나 고르는 것조차 난해하다.) 지낼 곳은 있으십니까.
가은적:있다면 이렇게 도망 다니진 않았겠죠. (피곤한듯 미간 찌푸린다.) 제가 겪은 일을 해결해야 뭐라도 할 수 있을 테니, 범인을 찾는 중이었어요.
은적은 무언가를 주머니 속에서 꺼내더니 이화에게 내밉니다.
가은적:몸싸움 도중에 그 강도 옷자락이 찢어지는 바람에 얻게 된 건데. 살펴보니 이런 문양이 있더군요.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어요?
은적의 말을 들으며 내밀어진 것을 보자
정말 찢긴 천조각에 어떤 문양이 수놓아져 있습니다.
지능 판정.
태이화: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건 요그 소토스 클럽의 문양입니다!
파티에 초대받아 갔을 때 파티장 곳곳에 걸려 있던 기억이 납니다.
가은적:어떻게 된 건진 몰라도 이곳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요그 소토스 하우스로 향하던 도중이었어요. (땀에 절은 머리칼을 가지런히 쓸어넘긴다.) 같이 가실 건가요? 저 혼자 가도 상관은 없습니다.
유언장은 찾으면······ 곧장 연락 드릴 테니까요.
그렇게 말하는 은적의 얼굴은
자못 비장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절박해 보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태이화:당신이 맡은 일은 저와 관련된 일이니 결국 제 일이기도 합니다. (덤덤하게 손 내민다. 제 집으로 데려가기는 힘들 듯 하다만,) 다만 한 번 더 묻겠습니다. 제 집에서 치료를 받지 않아도 괜찮으시겠습니까.
가은적:시간이 없어요. (내민 손 보다 가벼이 붙잡고 몸 바로 세운다. 다시금 옷매무새 정돈한다.) 여기서 수습할 게 아니라면 이대로 가는 게 낫습니다.
태이화:그렇다면 동행하죠. (고개 끄덕인다. 은적의 상태가 좋지 않않다만 결국 그의 양아버지가 맡긴 일이 이화에겐 급했다.)
결국 이화는 은적과의 동행을 결심합니다.
변호사의 삶과 고객의 유언장을 훔쳐 간
그 자식을 잡기 위해서 말이죠.
사실 이화에게는 전자는 알 것 없고 후자만 중요한 걸 수도요.
뭐든 상관없습니다.
유언장 제출 기간이 끝나기 전에 범인을 잡아야 합니다.
가은적:그때, 요그 소토스 파티에서 마주쳤었죠 우리. 기억하세요?
골목들 사이로 사람들의 눈을 피해 걸음을 옮기던 중,
은적이 나지막하게 물어 옵니다.
약 두 달 전 일이니 기억 못 할 리 없죠.
우연히 파티장에서 마주쳐서 잠시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태이화:(고개 끄덕인다.) 다소 된 일이긴 하다만, 갑자기 그 때 이야기는 왜 꺼내는지 모르겠군요. 이번 일과 연관이라도 있습니까.
가은적:그 파티에서 이상했던 점이나 수상한 것들을 본 적 있었나 해서요.
수상한 것들이라······
그때 이화는 여느 때처럼 별다른 일 없이 보냈던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도 기억을 한번 더듬어 봅시다.
지능 판정.
태이화: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여느 호화로운 파티장과 별다를 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도시 최고의 사교 클럽다운 규모였어요.
볼룸뿐만 아니라 빌라드룸까지 마련되어 있었으니.
가은적:뭐 이화 씨가 그런 데에 관심 가지실 리도 없지만요. (물어놓고서는 통 기대가 없다는 투다.)
태이화:(머쓱하게 웃고 만다. 기실 반박할 구석이 없는 탓이다. 발걸음 놀리는 데에나 집중한다.) 제가 원래 기억력이 안 좋습니다. 은적씨는 보셨나보군요.
가은적:글쎄요. 전 거길, 고객분들 만나봬러 갔던 거라서. (변호사가 이야기를 나눠봐야 업무 얘기가 전부다. 어깨 으쓱인다.) 빌라드룸에 당구대 하나가 근사하던 기억은 나네요.
수입해온 목재로 만들어 조각한 거였다 했나. 고객 한 분께서 말씀해주셨거든요.
몇 마디 나누다 보면,
두 사람은 드디어 지긋지긋한 뒷골목에서 빠져나옵니다.
눈앞에는 이 도시 최고의 사교 클럽,
요그 소토스 클럽의 연회장이 있군요.
나름 도시 명소 중 하나인지라
평소에도 관광객들이 제법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이상합니다.
원래라면 하우스 앞에 사람들이 북적거려야 하는데
오늘은 쥐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태이화:그랬습니까. (선선히 고개 끄덕인다.) 그나저나 평소보다 조용하군요.
다들 가짜 은적씨의 죽음을 슬퍼하기라도 하는 걸까요.
가은적:그럴 리가요. (코웃음 친다.)
찬찬히 살펴보니 출입문 앞에 표지판이 하나 세워져 있군요.
[내일 열리는 파티를 위해 오늘 하우스는 개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클럽 경비원이 서 있어요.
험상궂은 얼굴 하며 각 잡힌 자세를 보아하니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습니다.
가은적:아. (경비원 훑고는 입을 꽉 다문다.)
이미 도시에는 은적이 죽었다는 소식이
파다하게 퍼졌을 거란 말입니다.
경비원이 은적을 알아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화?
태이화:음, (제 지갑 열어서 지폐수 확인한다.) 가급적 눈은 마주치지 않는 편이 낫겠습니다. (경비원에게 접근한다.)
경비원:무슨 일이십니까. (굳은 표정으로 이화를 쳐다본다.)
태이화:오랜만입니다. (덤덤한 어조로 지갑에서 지폐 몇 장 꺼낸다.) 다름이 아니라 사람 하나를 이 안쪽으로 들일까 하는데.
잠시 화장실이라도 다녀오시는 게 어떻습니까.
재력 판정.
태이화:
재력
기준치: 50/25/10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재판정 가능.
태이화:
재력
기준치: 50/25/10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경비원:······크흠. 흠. (낚아채듯 지폐를 받아 품 속에 쑤셔넣는다.) 문제 일으키시는 건 안 됩니다. 배울 만큼 배우신 분이니 아시리라 믿습니다.
말이 길군요.
이화의 판단은 옳았습니다.
경비원은 특별히 이번만 열어 드린다면서 길을 비켜 줍니다.
겨우 열린 문이 닫힐라
태이화:얼른 들어가죠.
서둘러 파티장 안으로 들어가던 중,
가은적:어.
은적이 잠시 우뚝 서서는 뒤를 돌아봅니다.
한참 말없이 서서 응시하다,
가은적:······네, 들어가죠. (연회장 안으로 먼저 들어선다.)
음.
은적이 쳐다보던 곳을 보아도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는데요.
하여간.
두 사람은 연회장으로 들어섭니다.
경비원 말에 따르면 파티장 안에서
내일의 파티를 준비 중이던 직원들이,
모두 지금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가서 마침 아무도 없다고 하던데,
아니나 다를까 안에 들어서자
소품과 가구들만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그래도 언제 누군가가 돌아올지 모르는 일입니다.
뭐부터 해야 할까요?
파티장은 파티가 열리면 춤을 출 수 있게 되어 있는 볼룸,
당구대가 놓여져 있어 여흥을 즐길 수 있는 빌라드룸,
그리고 본격적으로 술을 즐길 수 있는 다이닝 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태이화:(발라드룸으로 이동한다.)
저번에 보았던 인상적인 당구대가 설치되어 있는 곳입니다.
최고급 단풍나무를 이용해 만든 이 당구대는
미관도 미관이지만
일반적인 당구대와 다른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각 모서리에 있는 네 개의 포켓 이외에도
당구대 중앙에 또 하나의 포켓이 뚫려 있기 때문이죠.
포켓볼도 스트라이프 볼은 쓰지 않고
1번부터 7번까지의 컬러볼,
그리고 검은색 8번 볼만을 사용합니다.
또한 네 개의 포켓 앞 모서리에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 고풍스러운 조각들과
가운데 포켓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이화, 지능 판정.
태이화: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음?
그러고 보니 이 조각들 모두
신화에 나오는 뱀들이군요.
왼쪽 상단 모서리에는
그리스 신화의 괴물 히드라가,
오른쪽 상단에는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악신 아펩이,
왼쪽 하단에는
중국 신화의 생명과 파괴의 신 복희와 여의,
그리고 오른쪽 하단에는
다시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의 머리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당구대 중앙 포켓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 뱀은
북유럽 신화의 요르문간드인 것 같아요.
모두 평범한 모습의 뱀들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파티 중에 대충 봐서 몰랐는데.
한참 보고 있자니 제법 으스스한 기분이 듭니다.
이성 판정.
태이화: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차감 없습니다.
태이화:당구대가... ... 확실히 특이하군요.
가은적:(당구대를 꼼꼼히 살핀다. 천천히 몸 일으킨다.) 아무래도 그렇죠.
다른 곳을 둘러보면 이 당구대와······ 연관된 무언가가 나올지도 몰라요.
태이화:좋습니다. (다시 볼룸으로 돌아간다.)
모든 것이 반짝이는 이곳은
특히 위압감이 들 정도로 높은 천장과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인상적입니다.
입구에 걸린 가
"192X 요그 소토스 자선 모금 파티"가
내일 열릴 파티의 이름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 자선 모금 파티는
요그 소토스가 여는 파티 중 가장 큰 행사라고 알려져 있죠.
자선 경매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부할 돈을 모금하는 이 행사는
각계 유명인사는 물론이고,
다양한 전문 분야의 사람들도 모이는 날입니다.
관찰 판정.
태이화: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너무 이것저것 다 널려져 있어서 그런가 딱히 눈에 들어오는 게 없네요.
가은적:(어수선한 가운데 이것저것 뒤지고 다닌다. 문득 의자 위 놓인 서류 뭉치를 집요히 살펴보다 이화에게 손짓한다.) 이것 좀 보세요.
태이화:뭡니까. (서류 건네받아서 내용 살핀다.)
표지에는 "자선 모금 파티 초대 명단"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화와 은적의 이름도 명단에 들어있군요.
그리고 서류 중간 페이지 중 하나에, 손글씨로
파티가 끝나고 관리자님이 '그곳'에 가신다고 하심.
따라서 반드시 포켓볼들이 1번부터 8번까지 당구대에 다 있는지 확인할 것!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직원용 체크 리스트인 것 같습니다.
그곳이 어딘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태이화:그 곳... ...?
가은적:그곳, 에 들어가려면 당구대에서 무슨 조작을 해야하는 모양인데요.
태이화:그럴 가능성이 크죠. (수긍하듯 고개 끄덕인다. 다른 것이 더 있나 주변 살핀다.)
볼룸에는 특별히 더 볼 곳이 없습니다.
태이화:다시 한 번 발라드룸을 살펴볼까요?
가은적:아직 못 본 곳이 있지 않나요? 다이닝 바까지 보고 가죠.
태이화:좋습니다. (고개 끄덕이고 다이닝 바로 향한다.) 상처는 괜찮습니까.
가은적:뭐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요. (질린 얼굴로 고개 내젓는다.)
볼룸 바로 옆,
각종 위스키와 술이 진열된 찬장과
그 앞에 긴 카운터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 다이닝 바입니다.
일반적인 술집에서는 잘 들여놓지 않는
고급 술들이 즐비합니다.
파티가 열리면 정장을 갖춰 입은 바텐더들이 술을 내주고는 했었죠.
감정 판정.
태이화:
감정
기준치: 5/2/1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어, 저 찬장 중앙에 놓여 있는 술.
낯이 익다 했더니
생전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던 술이었습니다.
이화는 물론이고 손님이 오더라도
대접하지는 않는 유일한 술이었죠.
이름이 뭐였더라.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대충 여러 마리의 뱀 그림과
그 모습 위에 찍혀 있는 13이라는 숫자가 도드라져 보입니다.
태이화:(찬장 중앙의 술 꺼내서는 이름 확인한다.)
발루시아 13, 이라 적혀있습니다.
태이화:당구대의 뱀이 열셋이었던가... ...
가은적:포켓마다 다른 수의 뱀이 조각되어 있긴 했었죠.
그래요!
태이화:은적도 이 술을 아십니까.
가은적:글쎄. 저는 처음 보는 술이군요.
대체 이게 뭔지는 몰라도
뱀과 숫자가 서로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마도 아까 체크 리스트에서 본 것처럼
'그곳'에 가기 위한 장치임은 틀림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태이화:다시 발라드룸으로 이동해보죠.
조금 전 보았던 당구대가 보입니다.
포켓마다 새겨진 뱀들의,
태이화:(당구대 다시 한 번 살핀다.)
수를 세어볼까요.
태이화:(포켓에 새겨진 뱀들의 수 확인한다.)
히드라는 다섯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펩은 하나의 몸통과 머리만을 가지고 있군요.
복희와 여의는 두 꼬리를 서로 얽고 있습니다.
메두사의 아름다운 얼굴 위로는 일곱 마리의 뱀들이 머리카락을 대신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요르문간드는, 머리가 꼬리를 물고 있어,
끝없이 순환하는 원의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태이화:(왼쪽 상단 모서리에 5번, 오른쪽 상단에는 1번, 왼쪽 하단은 2번, 오른쪽 하단에는 7번, 마지막으로 중앙에서 멈춘다. 끼워넣을 0번 컬러볼이 없다는 걸 깨달은 탓이다.)
가은적:(묵묵히 포켓에 볼 넣는 모양 바라보다 8번 볼을 집어든다. 이화 앞에서 8자가 옆으로 눕도록 공을 뉘인다.) 무한히 순환하는. 뭐 그런 건가봐요?
(이내 중앙에 볼을 넣는다.)
모든 공들이 차례대로 포켓에 들어가 구르던 소리가
뚝,
멈추고 얼마간의 짧은 정적이 지나갔던가요.
철컥.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면
술이 들어 있던 진열장 중 하나가 문처럼 조금 열려 있습니다.
다가가 문을 열고 안쪽을 보면
돌계단들이 끝없이 아래에 펼쳐져 있고
벽에는 횃불들이 드문드문 꽂혀 있습니다.
상당히 어두컴컴할 뿐만 아니라 굉장히 스산한 느낌이 듭니다.
가은적:이화 씨.
옆에서 은적이 이화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고개를 돌려 본 은적의 얼굴은 어쩐지 묘합니다.
가은적:받으세요. (이화의 손에 무언가 건넨다.)
손바닥에 놓이는 싸늘한 금속의 감촉.
다름 아닌 아까 은적이 들고 있던 그 총입니다.
가은적:이 총을 갖고 계시는 거예요. 한 발만 남았으니 신중히 쓰세요.
태이화:은적씨에게 더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가은적:글쎄요. 다친 상태로 총을 쏴봐야 제대로 맞기나 하겠어요.
위급할 땐 멀쩡한 사람이 총을 쓰는 편이 나아요.
태이화:그렇다면 가급적 제 곁에 붙어 있는 편이 낫겠습니다. (총 상태 확인한다.) 사실 아직 이해가 안 가는 것도, 묻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다만 유언장을 찾으려면 이렇게 행동하는 게 옳은 것이라... 믿겠습니다.
가은적:아무렴. 아버님께서 믿고 맡기신 변호사를, 이화 씨도 믿으셔야죠.
참 묘한 일이지요.
어제까지만 해도 둘은 변호사와 고객이었을 뿐인데.
하지만 그런 건 이제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은적:조심하세요.
두 사람 모두 직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명 이 아래에 있는 것들은 유쾌하지도 즐겁지도 않을 것임을.
아니, 오히려,
또 하나의 끔찍한 불행의 웅덩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인생은,
모순을 이기는,
항상 그 기이하고도 강렬한 충동에 의해서 나아갑니다.
내려갑시다.
유언장을 찾아야죠?
변호사는 삶을 찾으러 가겠지만요.
은적과 함께 한 발 한 발 더듬듯
한참을 내려가다 보면
어느 지하실에 도착하게 됩니다.
계단처럼 횃불만이 희미한 불빛을 드리우고 있어요.
그 빛을 통해 주위를 둘러보면
이곳은 어쩐지 지상의 무도회장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이건 연회장이라기보다는······
찬장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액체들이 든 병들이 즐비하고,
그 옆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제목의 두꺼운 책들이 꽂혀 있는 큰 책장과
일반적인 소설, 교양서적들이 꽂힌 작은 책장이 세워져 있으며,
그리고 그 앞에는 드문드문 불길한 자국들이 남아 있는 녹슨 실험대가 있습니다.
실험실에 가까운 형태입니다.
태이화:확실히... ... 기분 좋은 곳은 아니군요. (찬장의 병들부터 살핀다.)
이 액체들의 정체는 한눈에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무어라 붙어 있는 라벨들도 국어는 아닙니다.
이 정체불명의 것들은 무엇이란 말이죠?
관찰 판정.
태이화: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만 대부분 액체들이
반 이상 차 있는 다른 병들과 달리
하나가 유독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병들이 뚜껑에 먼지가 제법 쌓여 있는 것들과도
대조적으로 깨끗한 모습입니다.
해골 그림과 함께 12h라고 적혀 있는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태이화:12시간... ... (라벨 손끝으로 쓸어본다.) 이적씨는 이게 뭔지 아십니까. (별 기대 없는 투다.)
(이적->은적)
가은적:전 변호사지 과학자가 아니라서요. (어깨 으쓱인다.)
태이화:저 역시 알기가 어렵군요. (병을 살피는 대신 책장 둘러본다.)
큰 책장에는,
알 수 없는 말로 적혀 있는 책들이
즐비하게 꽂혀 있습니다.
중간중간 국어로 쓰여 있는 책들도 있습니다만,
그것들은 제목으로 미루어보아 의학 서적들인 것 같습니다.
'인체의 해부', '인체의 형성과 발달' 등의 제목인 것을 봐서 말이지요.
자료조사 판정.
태이화: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수많은 책들 중 한 가지 익숙한 제목이 있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바로 톨스토이의 작품입니다.
왜 이 책이 이곳에 이렇게 이질적으로 있는 것일까요?
대충 손끝으로 페이지들을 넘기다 보면
가장 마지막 장에 아주 작은 글씨로
'사랑' 이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태이화:사랑?
가은적:낭만적이기도 하지. (흘끗 적힌 글씨를 바라본다.)
태이화:왜 갑자기 사랑이 나온 건지. (책에 다른 특이한 점이 없는지 살핀다.)
기타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태이화:이 책은 이쪽에 어울릴 것 같은데 말이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집어든 채 작은 책장 쪽으로 발길 돌린다.)
큰 책장과 달리 이곳에는,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주 친숙한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시중 서점에 가면 볼 수 있는 소설, 교양 서적들이 대부분입니다.
자료조사 판정.
태이화: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많은 책들 중에서 유독 손을 많이 탔는지
표지가 제법 너덜너덜해진 책이 두 권 눈에 띕니다.
한 권은 '인어공주',
또 한 권은 '로미오와 줄리엣'이군요.
태이화:(책 두 권 다 꺼낸다.)
가은적:들고 다닐 수는 없을 텐데. (낡은 책들을 바라본다.) 여기 주인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취향을 알 법도 하네요.
태이화:그렇습니까. 전 잘 모르겠는데. (실험실 둘러보곤 어깨 으쓱인다. 책 페이지 가볍게 넘겨 눈에 띄는 점 있는지 살핀다.)
기타 눈에 띄는 점은 없습니다.
가은적:실험대 좀 봐주세요. 다른 곳은 제가 더 볼 테니. (먼저 몸 돌린다.)
태이화:네. (고개 끄덕이곤 책 도로 제자리에 둔다. 어지간히 사랑에 미친 작자인가. 한숨 뱉고선 은적의 부탁대로 실험대 살핀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실험할 것 같기보단
오히려 고문하는 데 쓸 것 같은 실험대입니다.
여기저기 녹슨 자국이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자국들이
그런 기운을 배가시킵니다.
그런데 그 위에 실험 일지가 하나 놓여 있군요.
태이화:... ... 실험체?
실험이라니?
게다가 일지를 읽어 보면
요그 소토스 클럽 관할 아래의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어쩐지 심상치 않아요.
워낙 정보가 생략되어 있어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무언가 건강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은적:(한참 책장 어귀 뒤지다 고개 돌린다.) 이화 씨, 뭐 좀 찾았······.
쾅!
다른 쪽을 살피고 있던 은적의 목소리가 들린 그때,
별안간 굉음이 들리더니
순식간에 천장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태이화:(당황해서는 천장에서 떨어진 것 피해 걸음 뒤로 물린다.)
이게 무슨,
민첩 판정.
태이화: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체력 1 차감.
바닥에 몸이 내려앉는 느낌과 함께
눈을 떠 보면 아까는 없었던 철벽이 앞에 보입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게 이것이었던 건가요.
그렇다면 은적은?
가은적:이화 씨. 이화 씨? (철문 두들기는 듯 둔탁한 소음이 퍼진다.) 괜찮아요? 거기 있어요?
건너편에 있는 모양이군요.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지만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여기 빠져나갈 수는 있는 걸까요?
들어왔던 계단으로 통하는 출입문은
열릴 수 없도록 정확히 철벽이 막고 있습니다.
태이화:저는 괜찮습니다. 은적씨는 다친 덴 없으십니까? (철문 두드려본다. 엔간해선 꿈쩍도 안할 무게에 미간 찌푸린다.)
가은적:멀쩡해요. (깊은 한숨 내쉰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여길 벗어나야겠어요. 다른 문이나 입구를 찾아볼게요.
이화 씨도··· 찾아보시고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 꺼림칙한 곳에 계속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시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면 아마도
다른 곳으로 통하는 것 같은 문이 하나 있군요.
지금 이곳이 이화가 출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태이화:네. 몸 조심하세요. (총 양손으로 움켜쥔다. 총구 바닥으로 향하게 내린 채 조심스럽게 문으로 이동한다.)
가은적:곧 다시 만나요, 이화 씨.
긴장된 마음으로 문고리를 붙잡는 이화의 뒤로
철벽 너머 은적의 음성이 지나갑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또 어디론가 이어지는 복도 같은 것이 보입니다.
다만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횃불들이 다 꺼져 있어서
아무래도 켜져 있는 불을 들고 걸어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태이화:하여간 쉬운 일이 하나도 없군. (근처의 횃불 하나 뽑아든다. 은적씨는 괜찮을지 모르겠다. 횃불 움켜쥔 채 다시 앞으로 전진한다.)
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깁니다.
횃불로 언뜻 비춘 이 복도는 굉장히 길고 또 어두워서······
아무리 들어가도 끝이 안 보이는 것 같,
잠시만요.
이게 뭐죠?
아주 서늘하고 축축한 느낌이 드는 이곳은,
단순히 복도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양옆 벽에 끝을 가늠할 수 없이 빼곡히 가득 찬 이것은······
누군가 무엇을 세기라도 한 것처럼
네 개의 세로줄과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가로줄로 이어진 빗금들입니다.
이게 다 무엇이란 말이죠?
알 수 없습니다.
누가 대체 이 모든 빗금들을 새겼단 말이죠?
벽에 비춘 횃불 너머로 보이는,
빗금의 수도 없는 반복들.
가슴 한켠을 서늘하게 하다 못해 소름까지 끼치게 합니다.
이성 판정.
태이화: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차감 없습니다.
빗금 갯수를 세는 것은 완전히 무의미합니다.
너무 많으니까요.
그 끝은 보이지를 않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다섯 개로 된 묶음이 아닌
아직 두 개만 그어진 부분을 발견했을 때,
그 옆에는 무언가 다른 것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횃불을 들어 살펴볼까요.
빛이 조금씩 번져 가면서 글자의 윤곽들이 보입니다.
아,
벽의 한 바닥을 거의 채울 듯 반복되는 이름.
구역질이 날 정도로,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그것은
다름 아닌 나란히 쓰인 이화와 은적의 이름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 이어지는 말들은······
보아라, 나는 피와 살로 이루어져 있다.
명백하게도 인간이다.
오늘도 이 젖은 콘크리트 위에 우리의 이름을 쓴다.
약속할게.
사랑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이화?
벽면을 어지럽게 채우고 있는 은적의 이름.
그리고 피와 살?
젠장, 대체 이게 뭐란 말이죠?
알 수 없습니다.
추측은 아무것도 증빙하지 못합니다.
다만 이화의 눈앞에 펼쳐진,
이 젖은 고통들은 대체 뭐란 말이죠.
툭.
이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을 쳤던 걸까요.
문득 발끝에 무언가가 걸립니다.
눈동자만 굴려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그곳에는 공책 같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 불길하기 짝이 없는 콘크리트 벽,
그리고 축축하게 젖어 겨우 글자들을 더듬을 수 있는 종이들,
느릿하게 등줄기를 훑는 오싹함.
이성보다는 오로지 본능과 직감만이 날을 갈고 있는 그때에,
탕!
재난이 이화의 고막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건강 판정.
태이화:
건강
기준치: 55/27/11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분명 탄환이,
뒤돌아 있는 이화의 오른쪽 귀 옆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순식간에 고막이 먹먹해지고
공기가 웅웅대는 소리로 변질되어
중심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어 쓰러집니다.
도무지 정신을 차리기가 어렵습니다.
상하좌우의 구분선들이 흔들립니다.
시야가 정처없이 헤멥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재난을 쏜 사람을 알아야 합니다.
다시 뒤를 돌아 고개를 드세요.
시선을 고정하고,
초점을 맞춥니다.
총구를 이화 쪽으로 향하고 있는 얼굴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가은적 :안녕, 자기야.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습니다.
마주하는 얼굴은 은적입니다.
이성 판정.
태이화: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이성 3 감소.
무언가 잘못됐습니다.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요?
혼란스러운 상황과는 별개로
은적의 얼굴은 너무나 침착합니다.
아직 비틀거리는 이화를 보면서
오히려 안타까워하는 듯한 표정마저 지나가는군요.
가은적 :일어나. 총 꺼내야지.
총을 꺼내라고요?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무기를 버리고,
손을 들라고 하지 않나요?
하지만 이화에게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한 발의 탄환이 들은 것을 잡아야 합니다.
태이화:(떨리는 손으로 총 꺼내서 은적 조준한다.) ... ... 어떻게 된 겁니까.
은적은 이화가 하는 양을 물끄러미 보더니
고개만 한 번 가볍게 끄덕입니다.
그리고 이화 쪽을 향하던 총구를,
서서히 돌려 정확히 자신의 관자놀이에 갖다 댑니다.
온통 이해할 수 없는 전개입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이죠.
하지만 여전히 은적의 표정은 침묵처럼 차분하고,
또,
심리학 판정.
태이화: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바다처럼 서럽습니다.
변호사가 저런 표정을 이화 앞에서 지은 적이 있던가요?
그리고 이화의 시선이,
총을 스스로에게 겨누고 있는 은적의 손에 향했을 때,
그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가은적 :나한테 청혼해. 그러면 유언장을 돌려줄게.
방아쇠 위 그 손끝이 굳은 살 하나 없이 매끈하니까요.
태이화:... ...
진짜 은적은 어디 있습니까.
청혼이라니.
갑자기 청혼은 왜 나오는 이야기인 거죠?
아니, 당장 저 매끈한 손을 가진 저 사람은 누구란 말이에요.
그러나 이화가 무어라 반응하기도 전에,
어디선가 또 발걸음 소리가 뚜벅뚜벅 들리더니,
가은적:아, 이화 씨. 여기 있었······ 뭐야 이건?
당황한 표정의 은적이 다른 쪽에서 걸어 나옵니다.
가은적:(저와 완전히 똑같은 낯의 얼굴을 보고 딱딱하게 굳는다. 이화와 정체 모를 것을 번갈아 쳐다본다.)
태이화:... ... (진짜 은적 돌아본다.) 당신도 몰랐던 모양이군요.
가은적:알았을 리가요. (이를 악다문다.)
가은적¿:(덤덤한 눈으로 이화를 바라본다.) 내 이야기를 해줘야겠지. 듣고 나면 당신도 알 거야.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건 나뿐이라는 걸.
태이화:(해보라는 듯 고갯짓 한다.)
가은적¿:인간들은 왜, 신이 되고 싶어할까. (꿈꾸듯 연극적인 톤이다.) 이 클럽은 날 실험체로 데리고 왔어. 사람 아닌 걸 사람으로 만들겠다면서. 실험의 결과물이 나야. 본딴 건 아무래도 저 사람이겠네. (진짜 은적 쪽을 가리킨다.)
날 실패작이라고 했어. 사람으로서 형태를 유지할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내가··· 사람이 아니라면 당신을 사랑할 수 있었을까? 사람은 사랑으로 사는데. 사람은······. (시선이 아득해진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지? 이화 씨, 자기야. 생각해 봐. 당신이 유산을 받게 해주기 위해서 나는, 당신 아버지를··· 사회에 환원하려던 그 돈을 당신에게 증여하도록 유언장을 고치게 했어.
그 뒤에는 당신이 젊을 적 상속자가 되어서, 그 돈 다 누릴 수 있게······. (실험실이란. 서서히 병사시키는 약을 만드는 건 일도 아니었다.)
유언장의 위치는 나만 알아.
그러니 이화 씨. 자기야. 이 자리에서 저 변호사를 쏴. 그리고 내게 청혼해. 그러면, 유언장과 함께 돌아갈 수 있어.
태이화:... ...결국 그 유언장은 그분의 뜻이 아니었다는 거군요.
어쩐지, 이상하다 싶긴 했다만. (허탈하게 웃는다.)
가은적¿:그게 중요해? 내 손으로 고친 건 아니야. 당신 아버지가 결국 자기 손으로 고치도록 만든 것뿐이지.
봐. 다 당신을 위해 한 거야. 저 사람을 쏴. 그것 외에 무슨 허튼 짓이라도 하려고 하면 난 당장 죽어버릴 거야.
유언장은, 못 찾겠지. 절대로.
태이화:... ...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제게는 변호사보다 유언장이 중요하긴 합니다. (총구 매만진다. 상념에 빠진 얼굴이다.) 다만, 저는 그 분의 원래 뜻을 따르고 싶습니다. (저기 있는 여성이 어떻게 아버지가 유언장을 고치도록 만들었는지는 대략 감이 잡혔다. 적어도 정당한 설득은 아니었으리라.)
당신이 내게 나라를 바친다한들... ... 그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나는 무언가를 다루는 것보단 따르는 일이 적성에 맞는데. (조용히 총 장전한다. 가짜 은적 겨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야하니 유언장은 찾는다 한들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군요.
가은적¿:진심이야? (억울함이 얼굴을 가득 메운다. 아니, 억울함? 그건 산 사람만 가질 수 있는 어떤··· 사랑하는 이에게 배신 당한 것만 같은 처연함에 가깝다.) 아버지가 당신 삶에 그토록 중요해? 누구 영향을 받아 바꾼 것이든 무슨 소용이야.
봐! 누구나 주위의 영향 한둘 쯤은 받아. 그게 내가 당신 아버지에게 준 것이란 게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직접 유언장을 바꾼 건 당신 아버지라고 했잖아. 그게 그 사람의 뜻이잖아.
어려운 일 아니야. 저 인간을 쏘고 나로 대체하는 거야. 변호사가 중요한 건 아니라며. 유언장이 더 중요하다며? 난 정말··· 다 줄 수 있어. 그래도 안 돼?
어떠한 은적의 눈에, 설움이 맺힙니다.
이것은 사랑인가요?
또 다른 은적의 얼굴에, 분노가 서립니다.
이것은 무엇에 관한 분노입니까?
태이화:(입 안쪽 살 짓씹는다. 눈앞의 것은 지나치게 인간적이었다. 쉽사리 발포하지 못하는 것도 그 탓이다. 그러나 이대로 살려보낸다면, 변호사에게 짧게 시선이 머문다. 흔들리는 손이 다시 한 번 가짜 은적을 조준한다. 한숨 같은 문장을 뱉는다.) 이런 사람도 있는 법입니다.
당신을 괴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단지.. ... 뜻을 따를 뿐입니다. 그러니까 이건, (주저하지는 않는다. 그저 죄책감이 묻어나는 얼굴로, 마땅히 해야하는 일을 한다는 듯, 끝내 방아쇠를 당긴다.)
결국 살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이 축축한 재난의 한 장면에서,
탕!
당신은 결국 어느 한 쪽의 죽음을 선택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이화!
아, 좋은 아침이 아닌가?
뭐가 됐든 좋습니다.
오늘은 이화가 첫 출근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죠.
출근이라니, 세상에.
천하의 도련님이 노동 따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한 달 전 유언장은 효력을 잃었고,
모든 재산은 변호사의 판단 하에 사회에 환원되었는데.
이제 이화의 집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내려갈 1층도,
가정부도,
집사도, ······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일자리는 있잖아요.
그러니 서두릅시다, 늦기 전에.
도련님일 때와 유독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일상의 소리일 겁니다.
도시의 아침은 아주 시끄러워요.
일을 나서는 사람들,
자동차 경적 소리,
가게가 문을 여는 종소리 등.
그럼에도 놀랄 만큼 별일 하나 없는 일상입니다.
죽은 변호사도, 사라진 유언장도 없습니다.
아, 그 변호사는 어떻게 되었냐고요?
글쎄요.
사실 두 사람은 그날에 대해
그뒤로 단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총성을 듣고 내려와 시체를 발견한 요그 소토스 사람들이
'그것'을 치울 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목격자와 경찰들이
사건을 정정하며 신원을 헷갈렸다고 발표했을 때도,
경찰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어느 순간 싹 사라져 버렸을 때도,
유언장은 영영 찾을 수 없었고
은적의 사무실에 의뢰하는 발걸음은 뚝 끊겼을 때도.
이상하기 그지없는 일들의 연속에서
어쩌면 이 둘의 합의된 함구야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 이야기 들었어? 요그 소토스 클럽 알지? 거기 어제는......
반면에 도시는 한 달째 그곳의 이야기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 최병국 검사의 청구로
법원에서 요그 소토스 클럽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었고,
덕분에 지금 요그 소토스 하우스는
하루 종일 폴리스 라인이 쳐진 채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아직 그곳을 다 파헤쳤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클럽 회장이 인류의 진보니, 과학의 증명이니 하며
온몸으로 수색을 막으려 했다는 것을 보면
수사가 진행될수록 분명 소기의 성과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모든 현장에서 이화는 제외되었습니다.
이화가 원해서일 수도,
혹은 이제 이화의 의견은,
이 도시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화에게는 모든 법률적 이해관계를 대변해 줄
개인 변호사가 없으니까요.
혹시 그날의 결정에 후회하고 있나요, 이화?
그래도 당신은 다시 또 살아 가게 될 겁니다.
유언장도, 유산도 없지만,
이화는 그날 자신의 손으로 선택했고,
결정했으며,
행동했으니까요.
그리고 놀랍게도 인간은,
그 모든 재난을 겪고도,
다시 살아 갈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젖은 고통 속에서도,
일상을 다시 영위할 원동력을 찾아내고야 말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병국 검사가 은적과 절친한 동창이라는 사실이나,
최근 익명의 거부가 지역사회를 위한 새로운 재단을 설립했다든가,
하는 소식들이 이화에게는 그리 불쾌한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화의 앞으로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요?
무엇이 그 삶을 추동하게 될까요?
무엇이 이화를 사람으로서 살게 할까요?
또 다른 죽음?
또 다른 고통?
또 다른 상실?
글쎄요, 이화.
당신은 이미 답을 알고 있잖아요.
그러니 어서 첫 직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
당신의 상사에게 인사합시다.
들어간 사무실 안은 시체도 혈흔도 없지만,
대신 산더미 같은 서류와 타자기만 잔뜩 쌓여 있는 곳입니다.
가은적:기다리고 있었어요, 이화 씨. 어서 와요.
그리고 그 일상의 한가운데에서,
서서히 고개를 드는 그 사람은,
END3. 나의 작은 살아있는 변호사.
태이화 생환, 가은적 생환
수고하셨습니다.
예새:수고하셨습니당!!!!!!!!!!!!!!!!!!!!!!!
개재미땅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수고했어 ^^
시날이 좀
뒷부분이 충격적이긴 하더라
예새:마지막에 진짜 <ㅇ> 계속 이상태긴 했어
영도 (GM):진짜 개변하면서
와··· 시바 이거
제정신? 도르신?
예새:상상도 못한 정체
영도 (GM):저 '그것'은
고등 쇼고스입니다
클럽에서 인간을 창조하는 실험을 위해 어린 쇼고스를 데려와
예새:ㅇ0ㅇ............
영도 (GM):실험을 자행했는데 결과물이 시원찮아 폐기를 결정했고
거기에 분노한 쇼고스가··· 두 달 전 파티에서
우연찮게 이화를 보고 사랑에 빠지지
예새:아이고
파국의 시작
영도 (GM):은적의 형태를 가진 이유는··· 은적이 귀한 집안 자제까진 아닌데
여러모로 지성이나 외관적으로 모자람이 없어
본딸 만하다 생각했기 때문에··· 고객들을 찾아 파티에 올 때마다
외형과 머리카락 따위를 몰래 채집 당합니다
예새:아이고 이 미친넘들
영도 (GM):쇼고스는 은적의 모습을 갖춰가고··· 뭐 그 이후로는
본인이 설명한 대로
이화의 아버지를 죽이고 유언장 갖고 튀려고 이제
은적의 사무실에 갔는데? 죽이려다 실패를 하신 거예요
은적이 다친 채로 도망을 친 거야
예새:ㅇㅎ 창문에서 ㄷ뛰어내려서
영도 (GM):응 그래서
예새:그래서 쇼고스가 창문닫구 죽은척해버렷구나
영도 (GM):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가사 상태에 열두 시간 들어가는 약을
그렇지
왜냐면
내가 누릴 수 없다면 너도 그 삶을 가져선 안 된다고
예새:글러먹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잇엇군
영도 (GM):근데..... 두 사람이 동행을 하는 건 예상에 없었지
예새:누가 동행?
영도 (GM):은적고 ㅏ이화가
예새:아 은적이랑
이화
그치
영도 (GM):그렇게 된 것입니다 만일
은적을 죽이면
둘은 결혼하는데 이게 엔딩이.........
예새:와 시발 결혼
ㄴ(ㅇㅁㅇ )ㄱ
영도 (GM):당신이 행복하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면 당신의 아름다운 배우자는 싱긋 웃으며 접시를 치웁니다. 삐걱, 삐걱. 그가 발을 디딜 때마다 나는 소리입니다. 아, 젠장. 또 부엌 바닥이 조금 말썽이군요.
"비가 올 때가 돼서 그런가 봐. 내가 오늘 중으로 손봐 둘게."
탐사자가 신경 쓰는 걸 알아차렸는지, 혹은 그도 거슬렸는지 바로 말을 꺼내네요. 그래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가 알아서 할 겁니다. 그러니까, 탐사자 당신은 벌어진 부엌 바닥 사이로 보이는 굳은 살이 박힌 손가락일랑 모른 척하면 그만인 것입니다. 우린 이제 알고 있잖아요?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 간다는 것을.
"탐사자, 알고 있지? 오늘도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사랑해."
그러니 당신도 그의 매끈한 손가락에 입을 맞추며 그의 이름을 불러 줍시다.
저렇게 끝남
예새:아 시발
아 시발 뭘 모른 척해 저기 은적이가 묻혀있는데!!!!!!!!!!!!!!
영도 (GM):ㅎㅎ
총으로 쐇으니까여
예새:KIZUL
영도 (GM):진짜
엔딩이 무섭긴 하더라 뭐든지간에
예새:진짜 엔딩이 진짜
저 엔딩 안 봐서 다행이다
영도 (GM):사실
저 엔딩도 준비는 했어
태이화를 못 믿는 김영도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 그 유언장이
조작된 게 아니었으면
쐈을 걸
영도 (GM):아 그 이야기
하지 말 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도 (GM):하....
원래는 자기가 널 위해서 뭘 했는지 밝혀서
설득하는 거였는데
역효과를
예새:진짜로 그래서 뭔가 가기 전에
분명 은적이를
유언장 관련해서
죽일 일이 생길 것 같은데
음 죽일 거 같군(이지랄)하면서 갔거든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한 번 쓰고 말겠네···
이 캐는···
예새:근데 유언장이 조작돼서..........
영도 (GM):수습하려고 애썼는데 그래서···
와 그걸 중요하게 생각할 줄은
예새:물욕보다 유언장에 포인트를 준 탓에
ㅁ일어난.... 상상도 못한 반전
영도 (GM):진짜··· 그래서
결국 그것도 아버지 뜻 아니냐고 에바쌈바를 떨었는데
역시 설득 대항을 했어야 했나
예새:개웃겨 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이화입장에선 말이 안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이상한 약 먹이고 바꿨을 게 뻔한데
영도 (GM):하지만!
누구나 제정신 아닐 때가 있다고 ^^
예새:개웃겨
영도 (GM):하.... 암튼 고생하셨어요 백업해서 드리겠습니다
예새:그래서 그냥..... 쏨...... 진짜 뭐 변호사 목숨은 소중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유언장이 필요없어져서........
영도 (GM):소중하다고 생각도 안 할 걸........
예새:맞아 그냥........ 유언장이 필요없어져서......... 나온 결과일 뿐...........
영도 (GM):그냥 이화 하는 말 듣고 코웃음이나 쳤을 듯···
살아서 감사는 하다는 정도임
그래서 일자리 준 걸 걸
예새:맞아 뭐 이화는......아버지가 내가 그렇게 살길 원했다는데
따라야지........ 하는 마인드로 일해서
뭐..... 살지 않을까
영도 (GM):웃긴다···
쇼고스가
너도 네 인생에 아버지를 빼야 할 때가 왔다 하면
곧장 조져졌을까
예새:딱히? 당
레임이가
뭐 그런 말을 했겠지
레임이를 떠올렸을 수도 있긴 하겠다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버린 사람
떠올려서 뭐해 있을 때 잘하지
개씨바호로잡놈새끼
예새:그런데 뭐... 진짜 그냥
명령을 따르는 게 익숙해져서 그렇게 사는 게 당연해져 버린 타입이라
말을 들어도 별로 뭐라하지 마음으로 안 와닿는 편임
영도 (GM):그래 그럼 그냥
기계적으로
은적이 밑에서 일이나 열심히 하도록 해
예새:맞아 그래서 기계적인 쓰레기로 살자
그래서 나쁜놈 손에 쥐이면 좀... 여튼
뭐 걔는 사람보단 무기지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은적은 성실하고 올바른 변호사는 맞... 맞... 맞을 걸
기계적인 "천사"로 살도록 혀
예새:그래서 레임이가 괘씸하게 생각했지 생각을 안하는 죄
영도 (GM):그건 죄가 맞음
예새:말이 평온이지 뭐... 결국 자기 스스로 생각을 안하는 거라... 쇼고스 입장에선 존나 어이가털리긴 했을듯
은적 입장에서도 좀 어이가 없었겠지 허허
영도 (GM):그럼에도 사랑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흐흑.....쇼고스씨....
잠간이었지만 사랑햇다.........
영도 (GM):은적은 어휴 이··· 생각 안 하는 도련님 새끼 정도로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가은적¿:나를 사랑해?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쇼고스!!!!!!!!!!!!!!!!!!!!!!!!!!
가은적¿:누군가는 사랑해주는구나.
영도 (GM):그렇대~
예새:이화도 쇼고스를 사람으로 보긴 했다구~
단지 살해<유언장 이었을 뿐
음 쓰레기~
영도 (GM):살인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걸로도 반쯤은 충분하군
좋아요 고생했어요
로그는 카톡으로 드립니다
예새:영도님도 고생했더용
좋아용!!!!
영도 (GM):네에~
예새:그럼 카톡에서 보장 점심 맛난거 먹구
나도 맛난 거 먹을거니꼐
빠빵
영도 (GM):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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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6)*5
=
60
고이다:
rolling (2d6+6)*5
(
(
2
+
6
)
+6)*5
=
70
영도 (GM):좋아···
준비 다 됐으면 이다로 한 마디~
고이다:손놀림으로 차온 대신 미끼로 쓰기 가능한가요? (소곤소곤)
차온:죽여버릴 거야······.
고이다:
*
저택의 밤은 그림자가 없다
W. 24
KPC. 차온
PC. 고이다
*
특별할 것 없는 한 주의 시작,
차온으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직장 동료가 어떤 전시회의 사전 이벤트에 당첨되었는데,
그 날 일이 생겨 본인에게 양도했다는군요.
차온이 전달한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차온:이번주 주말이래. 같이 갈래?
전시회가 열리는 장소는 마침 인근 시내.
재밌는 걸 좋아하는 이다가 생각 나서,
같이 갈까 연락했다고 하네요.
이다 지능 판정.
고이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비록 내용은 기묘하지만,
수상한 전시회는 아닌 것 같네요.
이다 또한 전시회를 홍보하는 광고를 두어 번 접한 적이 있습니다.
고이다:공짜야? 개이득이네 가야지!
하지만 정작, 이 저택 사건은 전혀 모르는 정보네요.
이런 사건이 있었던가?
고이다:(보통 사람들이라면 검색해보겠지만 고이다는 검색하지 않는다.)
차온:응. 공짜야. 너는··· 뭐 몰살 사건 이런 거 일어난 곳이라도 상관 없지?
고이다:엉. 근데 나홀로저택? 난 이런 사건 왜 처음 듣지?
차온:음··· 나도 검색해보고 안 건데. 이게 19세기? 독일에서 있었던 일이래.
저택에서 사람들이 다 살해 당한 채로 발견됐는데 시체가 한 일주일 지난 상태랬나? 같은 저택 사람들이라기엔 수도 엄청 많았댔구.
고이다:뭐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집단 자살이라도 했나.
차온:제일 그럴듯하다. 아무튼 올 거지?
고이다:공짜면 가야지!
차온:그럼 토요일 오후에, 전시회장 앞에서 보자.
고이다:엉!
두 사람은 전시회장 앞에서 만날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갑니다.
간단한 점심을 먹은 여러분은
약속 시각, 전시회장 앞에 도착합니다.
번화가에 등장한 고풍스러운 3층 저택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만,
정원 안에 늘어선 현수막이나 포스터,
매표소 등을 보면 그렇게 낯선 건물도 아닙니다.
나흐트섀튼Nachtschatten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저택의 외벽은 온통 검은색이네요.
창문을 최소한으로 설계한 이 저택은
아무리 화창한 낮에도 칠흑같이 어두웠다고 합니다.
날씨가 흐린 탓인지,
어두운 하늘 아래의 검은 저택은 한층 흉흉하게 다가옵니다.
차온:와··· 진짜 싫다. (이다 팔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로 저택 입구 향해 다가간다.)
고이다:그러게. 이런 걸 굳이 돈 주고 즐기는 이유를 모르겠어. (시큰둥하게 차온 한쪽 팔에 달고 저택으로 간다.)
이름도 구려 나홀로저택.
차온:나홀로 아닌데....
여러분이 다가가자 저택의 관리인이 나옵니다.
고이다:대충 비슷하잖아.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함인지
집사처럼 보이는 정장을 입고 있군요.
집사:이벤트 당첨자 맞으신가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고이다:차온이용.
집사:······고이다용.
차온:(라고 내가 말함.)
고이다:(웅.)
당첨자 인증 절차를 거친 후,
여러분은 저택 안으로 안내됩니다.
본격적인 이벤트는 오후 5시부터 시작하므로,
그 전까지는 짐을 풀고 미리 둘러볼 수 있다고 하는군요.
1층의 넓은 홀엔 계단과 함께,
중앙에 저택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큰 초상화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금발을 가진 여성은
액자 안에서도 위엄이 느껴질 만큼 냉정한 얼굴입니다.
집사: 손님용 침실로 안내드리겠습니다.
관리인을 따라 계단을 오릅니다.
몇 개인가의 방을 거쳐 가장 구석 방의 문이 열립니다.
깔끔한 호텔을 연상케 하는 방입니다.
1인용 침대가 두 개 보이네요.
고이다:기왕이면 스위트룸을 주지.
집사: 오후 5시까지 준비 마치신 후, 느긋하게 쉬어주세요.
이다의 말을 못 들은 척하던... 관리인이 문을 닫으며, 가볍게 덧붙입니다.
집사:이 저택의 모든 방에서는 한 구 이상의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만일 이상한 흔적을 발견하더라도, 무시하세요.
고이다:아니 그런 걸 보면 호기심이 동하는 게 존나 사람 맘 아닌가용?
노력해볼게.
……오, 그건 좀.
고이다:(차온 시선 피함.)
차온이 질색합니다.
하지만 그런 걸 보면 궁금해지는 게 사람 마음 아니겠어요?
짐을 모두 푼 여러분은, 방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손님용 침실
방의 한쪽 벽에 [침대]가 존재합니다.
침대 옆엔 촛대가 올려진 작은 협탁이 있네요.
방의 다른 쪽엔 [옷장]과 [테이블], 푹신해 보이는 의자가 있습니다.
손님용 침실에는 창문이 없습니다.
고이다:왜 죽었는지 알겠당. 어둠의 자식들도 아니고 이렇게 음침하게 잠이나 자면 어떡해. (아무말이나 지껄이며 침대부터 살핀다.) 어휴 이런데에서 잠은 자겠냐. (참고로 고이다 집의 침대는 그냥 매트리스 덩어리다.)
푹신푹신한 이불과 매트리스가 있는 킹 사이즈 침대입니다.
스위트룸은 아니지만, 이런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다니, 꽤 괜찮은걸요.
이불이 잘 덮여 있어요.
관찰력 판정.
고이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불을 젖히자,
거뭇거뭇하게 변색된 피가 시트에 잔뜩 퍼져 있습니다.
어?
다시 보니, 처음부터 시트에 프린트된 모양이었어요.
진짜 피가 아니네요.
먼 옛날, 이 침대 위에서 누군가 죽었던 것 같습니다.
차온:허이잉 씨바 자는데 찝찝하게. (이다 뒤에 대롱대롱.)
고이다:그럼 바닥에서 자. 내 이불 줄게 하 고이다 존나 천사. (상큼하게 이불 다시 덮는당. 옷장쪽으로도 가본다.)
고급 목재로 만들어진 옷장입니다.
문을 열면, 저택에서 제공하는
19세기풍 정장이 몇 벌인가 걸려 있습니다.
꽤 화려한 느낌이네요.
지금 갈아입는 게 좋겠어요!
고이다:정장 갑갑해서 싫은데엑! (몸서리 치면서 착실히 정장 살핀다.)
이다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갑갑한 정장입니다.
차온도 한 벌 집어들었네요.
마음에 드는 걸 골라 입어볼까요?
고이다:(가장... ... 갑갑하지 않은 거... ...)
가장 갑갑하지 않은 정장을 골랐습니다.
정장을 입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자,
차온은 옷장 안쪽 문에 붙은 거울로 당신을 비춰줍니다.
차온:마음에 들엉?
고이다:아닝. (존나 이전의 편한 옷이 그리워 뒤지겠다는 얼굴.)
차온:어쩔 수 없지. (옷장 문을 닫는다.)
고이다:씨발.
차온:(옆구리를 푹 찌른다.) 저기 테이블에 카드 같은 게 있어.
고이다:아, 저걸로 도박이나 한 판 하실? (신나서 테이블로 간다.)
물병과 컵이 담긴 쟁반이 놓인 테이블입니다.
쟁반 옆에 작은 양면 카드가 한 장 놓여 있네요.
한 장으로도 도박이 되나?
고이다:이걸 어디 써 씨발. 동전이냐? (투덜대며 카드 살핀다.)
앞면에 적힌 것은……
고이다:일주일만에 시신이 저 정도로 부패하는 게 가능한가?
차온:부패한 시신을 못 봐서 모르겠는데......
고이다:음, (차온 흘끔 본다.) 그러게. (별 말 덧붙이지 않고 카드 휙 뒤집어서 다른 면도 살핀다.)
나흐트섀튼 저택의 지도를 획득합니다.
고이다:우리가 지금 2층이지?
차온:응. 빈 방들은 그냥 안 쓰는 곳인가 봐.
고이다:3층은 왜 뭐가 안 적혔지.
차온:오픈 준비가 안 됐을 수도.
고이다:으음... ... 그런가. (더 살필 것이 있나 주변을 본다.)
주변에는 더 볼 곳이 없습니다.
5시가 되기 전까지,
간단하게 바깥 구경이나 하는 건 어떨까요?
고이다:그럼 식당이나 갈까? (밖은 밖인데 이상한 밖을 추구하고 있다.)
차온:그래. (이다 팔에 매달려 방 밖으로 나간다.)
침실 밖의 복도는 여전히 조용하고,
가끔 등불이 깜박입니다.
힘을 주어 걸어도 푹신한 카펫이 발소리를 전부 삼키네요.
복도 끝에 창문이 하나 있습니다.
희미한 빗줄기가 내립니다.
행운 판정.
고이다:
행운
기준치: 70/35/14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행히 오기 전에 일기예보를 체크했었어요.
당신은 우산을 잘 챙겨왔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비가 이 이상 강해지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돌아갈 땐 그치겠죠?
고이다:차온 우산 챙겼냐?
차온:응. 3단 우산. (가방에 착착 넣어왔다.) 너는?
고이다:쯧. 안 챙겨왔으면 팔려 했는데. (고개 끄덕인다. 가볍게 1층으로 내려간다.)
차온:이 새끼가······. (따라 내려간다.)
식당에 향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열댓 명은 족히 앉을 법한 너비가 좁고,
길이가 긴 식탁입니다.
지금은 때가 아닌지라 텅 비어 있지만
저택의 주인 자리엔 식기가 세팅되어 있네요.
상석에 뚜껑 덮인 [클로쉬] 하나가 보입니다.
[주방]으로 이어지는 문도 여기에 있군요.
고이다:역시 먹을 걸 기대한 건 무리였나. (유리 덮개 들어보인다.)
클로쉬를 열면 해골의 머리뼈가 튀어나옵니다.
놀라기도 잠시, 이 조잡함으로 보아 모형이 틀림없네요.
고이다:먹을 걸 줘야지!
먹을 것 대신 들어있는 해골은,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녹음된 말들을 반복합니다.
“그림자를 잃어버렸어, 그림자를…….”
콰르릉!
먼 곳에서 천둥이 한 번 울립니다.
빗소리가 더욱 소란스러워집니다.
“잃어버렸어, 그림자를 잃어버렸어…….”
고이다:(귀만 후빈다.) 찾아주는 거 돈 받습니당. (그리고 온한테 던져준다.) 이거 존나 신기하다. 너도 볼래?
차온:아 뭘 아! 아! 개싫어. (진저리 치며 해골을 원상복귀 시켜놓는다. 클로쉬를 덮어버린다.)
다시 클로쉬를 덮으면 조용해집니다.
고이다:헐 어떻게 하는 거지? 이게 과학의 힘인가? 온 너는 이거 어떻게 되는 건지 알아?
차온:이런 과학 안 배웠어······.
고이다:불량학생이었네 반성해.
차온:개짜증나 진짜. (진짜 짜증남.)
고이다:주방에는 식재료가 있겠지?
차온:뭐 그러겠지?
고이다:그럼 주방에 가야겠네. (주방으로 달려간다.)
주방으로 향하면,
맛있는 냄새가 퍼집니다.
메이드: 아, 식사 준비 중이에요. 오늘 밤은 만찬이랍니다. 주인님께서 손님들께 최고의 대접을 하라 이르셨거든요.
그림에서 막 나온 듯한 전통적인 복장의 메이드가 인사를 하고는, 문을 닫습니다.
들어오지 말라는 뜻인 걸까요?
너머로 다수의 메이드들이 식재료를 다듬는 모습이 얼핏 보입니다.
……컨셉이라면 정말 훌륭한걸요…….
고이다:(시무룩.)
차온:뭘 또 시무룩해. (톡톡 친다.)
고이다:먹을 게 바로 저기 있는데 너라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어?!
하... ... 어디로 가지.
차온:완성도 안 된 걸 입에 넣어서 뭐하는데?!
아까 홀 그냥 지나쳤잖아.
고이다:위에서 알아서 요리시켜줘.
차온:이인간아······.
고이다:홀이나 가자. (터덜터덜.)
조금 전 식당으로 달려가느라 그냥 지나쳤지만,
레드카펫이 덮인 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넓은 홀이 펼쳐집니다.
몇 안 되는 창 밖으로 쏟아지는 빗줄기를 볼 수 있네요.
[초상화]는 여전히 그 자리에 걸려 있고,
홀 한쪽엔 [응접용 공간]이 보입니다.
고이다:(타인이 보면 제법 근사한 곳이라 할 수도 있겠다만 보석과 음식 둘 중 무엇도 없는 곳은 고이다에게 아무 감흥도 없다. 초상화로 가까이 가선 살핀다.)
저택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큰 초상화입니다.
아름다운 금발을 가진 여성이 액자 안에서 미소 짓고 있네요.
온화하고, 상냥한 웃음이에요.
고이다:예쁘네.
차온:응. (미묘한 눈으로 초상화를 본다.)
고이다:왜 그런 눈이야.
차온:그냥 이거······ 음. 아냐. 넘어가.
고이다:반했냐?
차온:미쳤냐?
고이다:차온이 세기를 넘어선 사랑을 할 수도 있지. 뭔데.
차온:이거 아까도 웃고 있었냐?
고이다:어?
그러고 보니 들어올 때,
이 초상화... 엄숙하고 근엄한 얼굴이었죠.
이것도 그림이 아니라 사실 영상이었다든가.
그런 전개일까요.
그렇다고 해도……
고이다:(표정 살짝 미묘해진다.)
헐 설마 이 초상화... ...
귀신인가?!
야 이거 불태우면 안 돼?
차온:물어낼 거야?
고이다:아 역시 귀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공포를 위해 바꿔치기 했나보다.
인위적인 공포 따위에 넘어가 내 피같은 돈을 낭비할 순 없지 그치.
피같은 돈을 낭비할 뻔한 이다 이성 판정.
고이다: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차감 없습니다.
고이다:근데 묘하게... 기분이 좆같긴 하다. (고개 갸웃.)
차온:······나 대리 죽여버릴래. (예의 없는 얼굴.)
고이다:갑자기 대리는 왜.
차온:그새끼가 이 전시회 넘겨줬단 말이야. (허잉.)
고이다:괜찮아 괜찮아. 아직 좆되진 않았잖아?
차온:아직······. (힘든 얼굴.)
고이다:(성의없는 강아지 얼굴로 온 달래주고 응접용 공간으로 이동한다. 가기 전에 초상화에 짧게 시선 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두어 개의 소파와 낮은 테이블이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 오늘의 신문이 보이네요.
주워들어 읽더라도 특별한 기사는 없습니다.
[주말 내내 강풍을 동반한 비…… 낙뢰에 주의할 것]
아, 이런. 아무래도 이 비는 오래가겠습니다.
고이다:하아... ... 또 일 나가야 하는데. (욕설 읊조리며 신문 펄럭펄럭 넘긴다. 신문지 한손에 집어든채 소파에 몸 던진다.)
차온:(미적미적 소파에 다가선다. 펄럭이는 신문지 보다 어깨 으쓱인다.) 주말 지나면 그칠 수도 있겠지.
쉴 거야? 그럼 난 침실 가고.
고이다:(홀에 더 볼게 있나 살핀다.) 그럼 나도 갈래.
귀신 나오면 어떡해. 너무 무서워서 여기 불질러버릴지도 몰라.
차온:불 좀 그만 질러······. (쪠빨.)
홀에는 더 볼 것이 없습니다.
침실로 돌아갈 건가요?
이대로 휴식을 취하기엔 아쉬울지도.
고이다:아까 지도에 홀이랑 부엌 말고 빈방이랑 휴게실 있던데 우리 그런데나 둘러볼래?
차온:어··· 음. 그래. (그냥 둘러만 보는 건데 뭐. 밍기적거리다 먼저 계단으로 향한다.)
고이다:(1층과 2층, 어디로 갈까. 동전 던진다. 앞면은 1층, 뒷면은 2층.)
동전이 떨어집니다.
뒷면이군요.
고이다:(결과 확인하곤 상큼하게 차온 잡아끈다.) 야, 2층으로 가자.
차온:응. (질질질질.)
근데 2층 어디부터 구경할 건데?
고이다:(지도 다시 꺼내서 확인해본다.) 음, 휴게실? 거기 간식이 있을 수도 있잖아.
두 사람은 휴게실로 향합니다.
문을 열자 낡은 책들 특유의 좋은 냄새가 납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스한 햇빛이 책장의 책들을 비추고,
메이드가 먼지떨이로 책장의 먼지를 터는……
네, 착각입니다!
눈을 깜박이는 순간 그곳은 평범한 휴게실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당구대]와 [체스 테이블], [다트 게임판]이 있고,
창문 밖엔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네요.
때때로 천둥소리가 들립니다.
고이다:(눈 비빈다.) 오늘은 빨리 자야겠다. (당구대로 여유롭게 걸음 옮긴다.)
큐대와 당구공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심심하다면 약식으로 포켓볼을 쳐도 괜찮겠죠.
고이다:우리 이따 포켓볼 내기 할래?
차온:뭐 걸고 할 건데?
고이다:치킨.
차온:좋아.
큐대로 미리 공을 쳐봐도 좋겠어요.
고이다:언제 할래.
차온:저녁 먹고?
고이다:콜. (당구대 상태 확인할 겸 큐대로 공 쳐본다.)
손놀림 판정.
고이다:
손놀림
기준치: 35/17/7
굴림: 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다의 컨트롤은 훌륭했습니다!
당구공들이 데굴데굴 굴러 홈에 들어가는군요.
이때,
관찰력 판정.
고이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
문득 다른 공들보다 ‘작고 무른’ 구체가
하나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
하얗고, 실핏줄이 서 있고, 홍채가 푸른……
당신이 자세히 보기도 전에 그것은 홈으로 쏙 들어가버리고 맙니다.
방금 그게 뭐였더라?
고이다:야, 차온 너 방금 봤냐?
차온:뭘 봐? (어리둥절한 눈.)
고이다:... ... 아까 당구공 대신 사탕 있는 거 못 봤냐고. (눈깔 사탕도 사탕은 사탕이지. 애써 자기합리화한다.)
차온:너 꿈 꿨어? (당구공들 뿐이었다.)
고이다:아니 분명... ... (씨발, 사람 눈깔 자진해서 뽑은 적은 없어도 질리게 봤었는데 그걸 모르겠냐고 이걸 입밖으로 뱉을 수도 없고 에효 한숨만 쉰다.) 그래 내가 배고파서 헛거 봤나봐.
(체스테이블 쪽으로 걸음 뗀다.)
체스판이 놓여 있네요.
흑과 백의 말들이 이리저리 놓여 있는 양상을 보니,
누군가 게임을 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지능 판정.
고이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 이 형국은.
흑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입니다.
체크.
판 바깥엔 죽은 백의 말들이 가득 늘어서 있습니다.
고이다:(흥미가 동한다는 얼굴로 체스판 내려다본다.) 여기에 체스 잘하는 손님이 있나봐.
차온:······우리 말고 손님이 또 있다고?
고이다:응?
차온:그야 손님용 침실은 하나뿐이잖아.
그러니까 우리 말고는 다 여기 일하는 사람들이겠지.
고이다:그것도... ... 그렇네. (고개 갸웃거린다.)
차온:관리인이 둔 건가? (어정쩡한 표정으로 체스판을 본다.)
고이다:그랬겠지. 나중에 관리인한테 물어봐. (어깨 으쓱인다. 이번에는 다트판 쪽으로 간다.)
다트를 던지며 놀 수 있지만,
공교롭게도 다트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과녁의 정중앙, 다트 하나가
트럼프 카드를 고정하고 있네요.
조커입니다.
조커의 심장을 다트 바늘이 정확히 꿰뚫었습니다.
관찰력 판정.
고이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과녁 아래의 벽,
촘촘하게 뚫린 바늘자국들이 모여
하나의 단어를 만들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혼자’
……혼자?
그래서, 이게 전부인가요?
그 순간, 누군가 당신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차온:혼자서 뭘 그렇게 봐?
번쩍, 창밖으로 번개가 칩니다.
저도 모르게 벽에 시선을 고정하면,
피로 된 글자가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혼자 있지 마.
무언가 잘못된 듯한,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이성 판정.
고이다: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차감.
고이다:... ...
차온:뭐야. 왜 그래?
고이다:우리 여기 나가면 안 돼?
차온:응? 갑자기?
고이다:아니 씨발 갑자기... 하... 아냐... ...
공짜인데 씨발...
이겨내야지...
차온:응······. (미묘한 눈으로 쳐다본다.) 욕실도 가볼 거야?
고이다:그으래. (찬물로 세수나 하면 정신이 좀 깨겠지. 뒤늦게 아차 싶어서 차온 본다.) 그리고 너 화장실 갈 때도 나한테 허락 맡고 가.
차온:아니··· 갑자기? (그렇지만 얌전히 고개 끄덕인다. 욕실로 걸음 옮긴다.)
욕실에 도착하면,
음.
욕실, 이라기보다는 욕탕 같은 느낌입니다.
문을 열자마자 물이 가득 담긴 대욕탕이 보이네요.
장미꽃잎이 한들한들 떠다니고, 달콤한 향이 납니다.
입욕제를 넣은 것인지 물의 색이 제법 오묘……
아니, 이거 핏물 아닌가요?
차온:······색소 탔나? (이다 팔에 들러붙는다.)
고이다:피냄새가 향수 뿌린다고 가려지겠냐. (태연하게 답한다만 기분 더러운 건 별 수 없다. 물에 젖은 장미꽃잎 집어다가 냄새 맡는다.)
은은한 장미 향과 물냄새만이 납니다.
관찰력 판정.
고이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조금 젖은 바닥에, 붉은 발자국이 점점이 찍혀 있습니다.
문에서 욕탕 쪽으로 향하는 발자국이네요.
이것도 설계 단계부터 만들어진 거겠죠.
고이다:연출은 기깔나네. (꽃잎 여전히 손에 쥔 채 발자국 따라 걷는다.)
발자국을 따라 걷다 보면,
이다의 발밑과 발자국이 조금씩 겹쳐집니다.
어, 이거 어쩐지,
문대질 때마다 지워지고 흐려지는 게······
너무 진짜 같네요.
고이다:온아. 나 무서운 거 같앙. (괜히 온이 잘 따라오고 있나 확인하곤 계속 걸음한다.)
차온:하나도 안 무서워 보여... (잘 따라가고 있다.)
욕실에서 볼 것은 이 정도겠습니다.
이만 밖으로 나갈까요.
기분이 좋지 못하군요.
고이다:아냐 나 지금 완전대박엄청초울트라슈퍼사이코?틱하게 무섭거든. (밖으로 잽싸게 나간다.)
저택 구경이 대강 끝나자,
어느덧 저녁때가 되었습니다.
비가 점점 심해지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풍이 몰아치자
차온은 진저리를 칩니다.
옷차림을 한 번 더 점검할까요.
단추를 제대로 잠갔는지, 옷자락이 바닥에 끌리진 않는지…….
고이다:헐.
단추 다 잠갔어. 어쩐지 갑갑하더라. (단추 몇 개 푼다.)
차온:아니 제대로 잠가야 하는 거 아니야? (어이 없음.)
듣기 판정.
고이다: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차온이 타박하던 찰나,
위층에서 요란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우다다 뛰어다니는 소리도요.
3층은 아직 개방되지 않았을 텐데요.
애초에, 이곳에 고양이가 있었나?
고이다:엥. 위에 도둑 고양이 있나봐.
차온:그러게. (천장 쳐다본다.) 엄청 시끄럽네······.
고양이 울음이 멈추지 않습니다.
달리는 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이다:왜 저래?
우리 3층 올라가면 혼날까?
고양이 소리를, 따라갈까요?
차온:······글쎄. 관리인한테 물어볼까?
고이다:그럼 빨리 다녀오자. (애초에 물어본 의미가 없다. 고양이 소리 따라간다.)
차온:왜 물어본 거야...
3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도착했습니다.
이상한 일이네요.
스쳐 지나갈 적에 분명,
여기 출입금지용 붉은 줄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요.
마치, 환영하는 것처럼.
음. 돌아갈까요?
아니면, 모험심을 발휘하여 탐험이라도 해볼까요?
고이다:있지 온아.
차온:엉?
고이다:혹시 좆되는 거 좋아해?
차온:좋아하겠냐?
고이다:음. 역시 그렇지. (아쉬움.)
돌아갈래 그럼? 이다링 배고파.
차온:그래. (이다와 함께 식당으로 내려간다.)
두 사람은 식당으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어······
주방쪽에서 더는 인기척이 들리지 않습니다.
분명 음식을 준비하는 메이드들이 있지 않았나요?
고이다:오잉.
아무것도, 누구도······
심지어 관리인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저택 안에,
이다와 온을 제외한 사람은 누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고이다:오잉?
차온:······다 어디 갔지?
야옹, 야옹, 야옹······
고양이 울음만이 요란하게 울려퍼집니다.
고이다:오... ...
차온:어떡해? (이다 옆에서 속삭인다.)
고이다:어쩌긴 어째. 너 생각해서 피해보려 했는데 결국 좆된 거지. (산뜻하게 웃어보인다.)
이왕 좆된 거 즐길 겸 고양이 울음 소리 따라갈래?
차온:씨바······. (울상인 얼굴로 계단 오른다.)
3층의 입구에 도착했나요.
가까운 곳에서 번개가 치고,
두 사람은 계단에 발을 올립니다.
새로 지은 건물인데도,
3층은 어째서인지 낡았다는 느낌이 납니다.
계단은 삐걱거리고,
천장에는 거미줄이 쳐진 데다가,
콧잔등에 물방울이 똑 떨어지니까요.
불을 켜지 않은 것인지
침침하게 어두운 복도를 걷다보면……,
야옹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흰 털에, 목에는 푸른 리본을 맨
고양이가 걸어가고 있습니다.
꼬리가 제법 풍성하네요.
고양이는 이다에게 와 가르랑거립니다.
리본만큼이나 푸른 눈을 갖고 있군요.
고이다:안녕. 사실 난 강아지파지만 고양이도 좋아해. (쭈그려 앉아서 머리 쓰다듬어준다.)
차온:관리인이 기르던 고양이일까? (몸을 수그리고 앉아 고양이의 턱을 긁어준다.)
고이다:그냥 길고양이인데 어쩌다 들어온 걸 수도 있고.
가르릉, 목 울리는 소리를 내던 고양이는,
홱 몸을 돌려 복도 저편으로 뛰어갑니다.
······헐겁게 매여있던 차온의 팔찌를 낚아채고서요.
차온:?
어 야! 내 팔찌!
고이다:저런.
차온이 고양이를 따라갑니다.
고이다:야!
(차온 따라간다.)
그냥 팔찌를 보내줘 바보야!
번개가 칩니다.
창문이 떨어져나갈 것처럼 덜그럭거리고,
뒤이어 천둥이 따라옵니다.
모퉁이를 돌면,
금세 익숙한 인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를 안은 채로, 어딘가 굳은 듯이……
바닥을 응시하고 있는 차온을.
번쩍,
섬광 속에서,
이다 또한 발견하고 맙니다.
카펫의 색을 잡아먹을 정도로 지독한 붉은색의,
피 웅덩이가 있습니다.
그 위에 누군가 무력하게 뻗어 있습니다.
집사복을 입은 것도 같습니다.
누군지 알아볼 수는 없겠지만요.
그야,
거대한 짐승이 물어뜯은 듯이
반 이상 파먹힌 얼굴을 갖고 있으니까.
하나 남은 눈이 공포와 고통으로 커다랗게 열려 있습니다.
활짝 열린 뱃가죽으로 시선을 향하기 전에
사방은 다시 어둠에 감싸입니다.
천둥이 칩니다.
차온:······씨발.
고이다:아이고오. (차온 눈 가려준다.)
차온:진짜 시체잖아.
차온이 중얼거립니다.
고이다:응. 진짜 시체지. (피냄새 확연하다. 차온 눈도 가렸으니 제 행동도 보이진 않을 거다. 하나 남은 눈깔이 아까 봤던 집사의 홍채 색인지 확인해본다.)
푸른색이군요.
훼손된 시체를 마주한 전원,
이성판정 합니다.
차온: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고이다: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차온, 이성 3 감소.
고이다, 이성 3 감소.
차온:그리고 뒤를 이어,
그리고 뒤를 이어,
소피아:아아아악!
요란한 비명이 이어집니다.
여러분의 뒤에서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뒤를 돌아보자 그릇을 떨어트린 메이드가 패닉하고 있습니다.
소피아:주인님, 또, 또, 시체가 발견되었어요! 집사님께서……!
주인님?
집사님?
낯선 단어들에 당황하고 있을 때,
근처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 나옵니다.
코르넬리아:소란 피우지 마세요, 소피아.
붉은 드레스를 입은, 금발의 여성입니다.
어쩐지 일그러진 표정이네요.
화가 난 것처럼요.
그러나 이다는 여성의 얼굴을 본 순간 깨닫고 맙니다.
이 여자는,
홀에 걸려 있던 초상화의 주인이라는 것을요.
그렇습니다.
이곳은……
19세기의 나흐트섀튼 저택입니다.
일가 참극이 일어난 바로 그때요.
고이다:온아 이것만 알아둬. (멍하니 중얼거린다.)
우린 좆됐어.
시간을 뛰어넘은 충격으로,
자신도 모르게 눈이 감기며 다리에 힘이 풀립니다.
차온이 고양이를 놓쳤는지
앙칼진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은 무력하게 바닥에 쓰러지고 맙니다…….
이하, 암전.
-
당신은 눈을 떴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낯선 방에서.
여긴 어딜까요?
긴 꿈을 꾸고 일어난 것처럼 기억이 몽롱합니다.
그런 당신에게 친근한 목소리가 말을 겁니다.
차온:일어났어? 새 집에서의 첫날이야! 이삿짐 거의 다 풀었는데 와서 좀 볼래?
······는 개소리고. 눈 떠 빨리.
우리 아무래도 타임 리프 뭐 그런 거 한 거 같아.
고이다:어엉... 타임리프한 기념으로 5분만 더... (잠 덜 깨선 걍 이불 뒤집어쓴다.)
당신은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작금의 상황을 파악합니다.
이곳은 나흐트섀튼 저택의 손님용 침실.
기본적인 인테리어는 전시회장과 동일하지만
시대 배경 상 달라진 부분들이 조금은 엿보입니다.
낡았고, 생활감이 있네요.
차온:아 빨리 일어나. 너 기절했었고 한참 잤어 임마.
(이불 위 후드려팬다.)
고이다:에효 씨발... 은 으악 타임리프를 해도 차온 손은 존나 맵네! (벌떡 일어난다.)
이거 꿈 아니지?
차온:일단······ 꿈은 아닌 것 같아. 이런 꿈이 어딨어.
내가 그··· 소피아? 그 메이드한테 물어봤거든? 우리 지금 저택 방문한 손님 됐어.
저택 주인이 편지 친구를 뒀는데 그게 너고, 나는 네 동행인이래.
고이다:그... ... 죽은 집사 어떻게 생겼는지 물어봤어?
우리가 봣떤 집사랑 똑같아?
(봣떤->봤던...)
차온:그건··· 모르겠어. 대충 설명해봤는데 못 알아듣더라고.
하여간 우리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주인 남편분은 시체로 발견되고······.
고이다:잠깐 주인 남편?
차온:요리사, 메이드, 집사 다 죽었대. 그래서 너랑, 나랑, 저택 주인이랑, 메이드 소피아랑······ 이렇게만 남아있나 봐.
응.
고이다:하아... ...
그 몰살 사건 때 같지?
차온:응. 내가··· 여기 있기 너무 싫어서 나가보려고 했거든?
근데 폭풍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마차를 부를 수가 없대.
고이다:(한숨 푹푹 내쉰다. 일단 침대에서 빠져나온다.) 폭풍에 휩쓸려 뒤지나 여기서 돌연사에서 길이길이 남거나 둘다 똑같은데 뭐.
소피아의 말에 의하면, 차온이 전하길,
지금 나가는 건 자살행위라는군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도착한 김에 손님용 침실이나 다시 볼까요?
방을 둘러보면 답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고이다:사실 내가 오기 전에 (제 머리 헤집는다.) 그 문구 봤거든 혼자 있지 말라고.
그러니까 일단 혼자 있는 건 피하고. (손님용 침실 다시 살핀다.)
차온:아······ 혼자 있지 말래? (어쩐지 얼굴이 창백해진다.) 너 어디 가면 죽여버릴 거야.
방의 한쪽 벽에 침대가 존재합니다.
침대 옆엔 촛대가 올려진 작은 [협탁]이 있네요.
방의 다른 쪽엔 옷장과 [테이블],
푹신해 보이는 의자가 있습니다.
손님용 침실에는 창문이 없습니다.
고이다:엉. 혼자 있지 말래. 아니 죽이진 말고. (협탁 살핀다.)
비록 돌연사할 운명에 처해졌지만 여전히 무병장수가 꿈이라고.
초가 없는 촛대지만,
협탁 서랍을 열어보면 초와 성냥이 있습니다.
이걸 사용하면 어두운 곳을 살펴보기 수월해질 거예요.
고이다:(촛대에 초 꽂고 성냥으로 불 붙인다.) 야, 근데 이 촛대 존나 탐나지 않냐?
차온:······현대로 돌아갈 때 가져가든가.
고이다:오 천잰데? (촛대 차온에게 건네고 테이블 본다.)
물병과 컵이 담긴 쟁반이 놓인 테이블입니다.
쟁반 옆에 작은 양면 카드가 한 장 놓여 있네요.
고이다:(물병과 컵 가볍게 살피곤 다시 카드 집어든다.)
카드 앞면에 적힌 것은,
고이다:나는 좆됐다. 라고 적혀있네. (아니다.)
차온:그러게. 좆됐네. (슬픈 얼굴로 이다 손에 든 카드를 집어 뒤집는다.)
뒷면에는 나흐트섀튼 저택의 지도가 있습니다.
차온:이거 봐. 없던 방이 있어. (이다 앞에 카드를 들이댄다.)
고이다:아까 본게 헛 게 아니였네. (중얼대며 지도에 표기된 서재 쪽 본다.)
차온:······가볼 거야?
고이다:이대로 죽기 싫지?
차온:당연하지.
고이다:사실 나도 이런 죽음은 간지가 안 나서 안 끌리네. (제 턱 매만진다.)
사용인의 방과 서재 중 어디로 갈래.
차온:어··· 서재?
아니다. 사용인의 방?
(혼란.)
고이다:그으래. (다시 동전을 던진다.)
차온:
(To GM)rolling 1d2
(
2
)
=
2
고이다:아 근데 소지품 보이는 거 위험하댔나?
동전이 떨어집니다.
차온:응. 위험하댔어.
앞면이 나오는군요.
고이다: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겠네. (아쉬워한다. 동전은 다시 감춘다.)
사용인의 방으로 가자.
침실 밖의 복도는 여전히 조용하고, 어둡습니다.
걸을 때마다 낡은 마룻바닥에서 끼익끼익 불길한 소음이 납니다.
복도 저편의 창문을 보면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코 끝에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행운 판정.
고이다:
행운
기준치: 70/35/14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불빛이 있다고 해도 발밑이 지독히도 컴컴하네요.
걸어가던 당신은 무언가에 걸려 비틀거립니다.
민첩 판정.
고이다: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간신히 넘어지는 건 피했지만,
발밑에 촛대를 가져다 대면...
복도에 죽어있는 집사의 시체와 마주칩니다.
관찰력 판정.
고이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6, 28, 1
+2: 대성공
+1: 어려운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지능 판정으로 대체 가능합니다.
고이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 시체,
그림자가 없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고이다:... ... (차온 손 존나 꼬옥.)
차온:(이다 손 꽉 붙잡는다.) 씨바 진짜 좆됐다.
고이다:남들은 손잡으면 뚜루뚜뚜 이러던데 우린 씨발 진짜 뭐냐... ...
차온:뭐긴 뭐야··· 좆됐다 좆됐다링······.
두 사람은 시체를 건너,
1층으로 향합니다.
홀의 구석에는 사용인의 방들이 여럿 있습니다만,
인기척이 나는 방은 하나뿐입니다.
문을 두드려볼까요?
고이다:(문 쾅쾅쾅쾅쾅쾅쾅쾅 두드린다.)
소피아:아악! (비명 후 잠시 침묵한다.) 드, 드, 들어오세요······.
고이다:넹! (문 벌컥 열고 들어간다.)
이곳은 메이드 소피아의 방입니다.
갈색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넘겨 묶은 소피아는
기본적으로 손님인 여러분에게 호의적이지만,
무서운 일을 너무나도 많이 겪은 충격으로 떨고 있습니다.
부디 주의하여,
궁금한 것들을 질문해주세요.
소피아:아, 저, (벌벌 떨며 쳐다본다.) 어떤 점이 궁금하신가요?
고이다:이름이 어떻게 되세용?
소피아:저는 소피아예요. 소피아. 코르넬리아 주인님을 모시고 있어요.
그, 음, [만찬]을 미처 준비 못해서 죄송해요. 너무 갑자기 모든 일이 일어나서······.
고이다:아... ... 그러게. 만찬 준비하던 메이드가 여러명이었죠? (옮겨오기 전 봤던 메이드들 떠올린다.)
소피아:네. 그런데 손님께서 도착하시고는, 다들 죽어버려, 죽, 죽어버려서······. (오들오들 떨며 두 팔로 제 몸 감싸안는다.) 주인님께선 그저, [편지]로 교류하던 각별한 친구분들하고, 또 저희 사용인들이랑 배우자 분하고, 오붓하게 식사나 하자고 하셨던 것뿐인데······.
고이다:(보통 사람들이라면 달랠 법도한 처량한 모습인데 마음이 동하진 않는다. 그냥 무던히 고개만 주억거린다.) 내가 걔랑 편지로 교류를 했다고?
소피아:······편지를 교환하신 적이 없나요? (고민하듯 고개 기울인다.) 그러고 보니, 그런 이야기, [어제]도 손님께 들었어요.
······어제? 손님? 제가 방금 무슨 말을 한 거죠? 잊어주세요.
고이다:(미간 좁힌다. 무언가를 생각하듯 제 턱 매만진다.) 손님이 우리말고 또 있었나?
소피아:그러니까 어제, 어제도 주인님의 생신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손님이 오셨어요. 그제도요. 그전에도. 계속.
계속, 계속, 계속. 내일도 주인님의 생신일 거예요.
아······ 아, 내일도, 계속, 모레도. 마치 [시간] 속에 갇힌 것만 같아요······.
고이다:네 이름은 소피아지?
소피아:네. ······제 이름은 소피아예요.
고이다:(머리 쓰다듬어준다.) 어제는 어떤 손님이 왔는데.
소피아:모르겠어요. 너무 많은 손님들을 봤어요. 이 저택은 언제나 오늘이고 언제나 밤이에요. 배우자 분께서는 분명 검은 피를 토해내며 돌아가셨는데. 집사님도. 엠마와 요한나도요. 손님들도 전부 다······
그런데 그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게 아니에요.
어느 순간부터 달라요.
괴물이, 그 [괴물]이 모두를 잡아먹고 있는 거예요······.
고이다:그 집사는 어제도 죽었어?
소피아:죽어, 죽었을까요? 죽었나요? 하지만 오늘도 죽었는 걸요. 집사님은 오늘 죽었어요. 하지만 어제도 죽었어. 집사님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다 겁에 질린 낯 해보인다.)
괴물이 저희를 보고 있어요.
지금. 지금도! 지금 보고 있어요! 아, 혼자 있으면,
아······ 혼자 있으면 안 되는데······.
고이다:어어, 혼자 아니야. (차온 손 가볍게 흔들어보인다.) 어느 순간부터 다르다는 말. 그게 무슨 뜻이야?
소피아:그게···.
번개가 칩니다.
고이다:(차온과 자신, 소피아의 그림자 확인한다.)
작은 창문을 통해 들어온
창백하고, 푸른 빛이 여러분을 비춥니다.
그림자가 남아있던가요?
문득, 바닥에 카드가 한 장 떨어진 것을 당신은 발견합니다.
이것은 테이블에 있던 카드군요.
하지만, 당신이 그것을 챙겼을까?
선명한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소피아는 그림자가 없습니다.
소피아는,
고이다:(조용히 카드 챙겨든다. 온한테 속삭인다.) 지금부터 뒤돌아보지 마. (소피아에게 어떤 말도 덧붙이지 않는다. 그대로 떠난다.)
소피아:저를, 혼자 두지, 마세요······.
소피아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고이다:달려! (문 박차고 차온 붙잡아 달린다.)
빠져나가려는 이다와 온의 뒤를,
소피아:내가 혼자 두지 말라고 하잖아!
민첩 대항.
고이다: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소피아: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고이다:좆까 씨발! 알바야?
두 사람은 절규하는 소피아를 두고,
정신없이 홀의 계단을 뛰어올라 추적을 따돌립니다.
혼자 남은 소피아는 비통하게 울부짖고,
곧 이 비탄의 소리는 고통과 공포의 절규로 변하고 맙니다.
커다란 짐승의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무언가를 씹고,
뜯어먹는 소리도......
이성 판정.
고이다:
SAN Roll
기준치: 36/18/7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차온 귀 막는다.)
이성 1 차감.
고이다:(얼굴 새하얗다.) 야, 방금 그거 귀신이야?
차온:(벌벌 떨며 이다 소매 붙잡는다.) 몰라. 몰라. 그림자가 없었, 씨발 그거 뭐야.
우리 어떡해. 어디로 가지?
고이다:그니까. 씨발, 사용인 다 뒤진 거야? (여전히 얼굴 창백하다.) 거기로 가자. 서재.
너 수시로 그림자 확인하는 거 잊지 말고.
차온:(고개 끄덕인다. 이다와 함께 서재로 향한다.)
여기는 2층 서재.
문을 연 순간,
당신은 이곳이 전시회장에선
‘휴게실’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책장]이 가득하고,
[책상] 너머 창문 밖으론
비가 내리는 밤하늘이 보이네요.
대체 이 비는 언제쯤 그칠까요?
낡은 종이 냄새가 비 냄새와 섞여 납니다.
고이다:정말 태풍에 휩쓸리는 게 생존확률이 더 높겠어. (책장으로 터덜터덜 걸어간다.)
빽빽하게 낡은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자료조사 판정.
고이다: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재판정 가능합니다.
고이다: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기이한 신에 대한 서적들이 가득합니다.
판독할 수 있는 글자들은 거의 없네요.
조금 더 읽어보면 차원(시공간)을 관장하는 신이란 걸 알게 됩니다.
그 신의 권능을 탐하며 숭배하는 이들의 삽화가 보입니다.
고이다:이 미친 사이비사이코 새끼들.
차온:우리 사이비사이코한테 휘말려서 여기 온 거야? (질린 얼굴.)
고이다:그니까 사이비 짓 할거면 혼자 하지 소피아랑 다른 사용인들은 존나 뭔 죄야. (같이 질린 얼굴.)
차온:몰라. 그런 거 따졌음 사이비 사이코 안 했겠지... ...
고이다:(책장에 더 볼 게 없으면 책상을 살핀다.)
책상에는,
종이들이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서재의 주인이 메모를 덧붙여두기도 했네요.
수상한 마법진이나 문양 따위를 그려둔 종이 사이에서,
관찰력 판정.
고이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성이 난 듯, 힘을 잔뜩 준 문장들을 발견합니다.
그 아래에 휘갈긴 문장이 더 있습니다.
[강한 빛이 있다면 그것은 그림자를 유지하지 못한다. 나는 반드시 방법을 찾아낼 거야]
이쯤이면 서재는 다 돌아본 것 같군요.
바깥으로 나가볼까요.
고이다:하... ...\
(작대기 먹는다.)
온아 밖으로 나갈래?
차온:어? 응. (이다 팔 붙잡고 밖으로 나간다.)
두 사람은 서재를 빠져나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층 복도를 천천히 걷습니다.
문득 바닥에, 카드가 한 장이......
이번에는 뒷면이군요.
주워서 읽어볼까요.
고이다:(카드 주워서 읽어본다. 차온에게 건넨다.) 1층과 2층을 보는 건 더이상 의미가 없겠네.
차온이 건넨 카드를 받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굉장히······
조용한데요.
더군다나 천둥이 칠 때마다,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려갑니다.
고이다:(온이 있나 확인한다. 그림자 역시.)
당신이 촛대를 들어올리면,
차온의 그림자는 길게 늘어진 채로 자리합니다.
있는 걸요, 그림자.
고이다:(내 그림자는?)
이다의 그림자도...... 멀쩡합니다.
그러나 순간,
행운인지, 불행인지,
번개가 칩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한 빛.
어떤 비밀이라도 용납하지 못할 빛이 비추자,
차온의 그림자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차온:봤어?
복도 저편의 그늘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목소리가 잔뜩 쉬어있습니다.
고이다:... ...
눈이 마주칩니다.
공포를 담은 눈,
공포가 당신에게 전염됩니다.
[차라리 잔인하게 살해당하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그 말들.
이성 판정.
고이다:
SAN Roll
기준치: 36/18/7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
차온:······. (떨리는 눈으로 이다 바라본다.) 소피아가 그렇게 되고 우리, 서재 나왔을 때.
번개가 쳤잖아. 바닥을 봤는데 그림자가 없었어.
없어져서······ 어두워지면 돌아와.
번개가 치면 도망쳐.
······나 어떡하지?
고이다:뭘 어떡해. 내가 두고 가면 존나 못생기게 울거면서.
차온:이··· 이··· 씨발······. (이다 소매 붙든다.)
존나 무서워 씨발 아 나 어떡해······.
고이다:(사실 계산은 대충 끝났다. 다른 생존자라도 봤다면 모를까. 이대로 온이 죽어봤자 다음으로 자기나 먹히겠지. 머리 쓰다듬어준다.) 어어, 나 두고 도망치지나 말고.
차온:너 두고 도망치면 내가 죽는데 뭔 소리야! (친구끼리 거기서 거기인 생각이나 하고 있다. 이다 손을 꽉 잡는다.)
차온의 부탁은 간단합니다.
손을 단단히 잡아달라고요.
놓지 말아달라고.
놓으면,
그림자에 먹혀 사라질 것 같다면서요.
손을 붙잡은 채로,
3층으로 갈까요.
고이다:어휴. 친구 아니랄까봐 나같은 생각이나 하네 징그럽게. (시덥잖은 농담이나 뱉으면서 3층으로 향한다.)
저택의 3층은 다른 층보다 압도적으로 어둡고,
촛불이 있더라도 간신히 코앞만 밝힐 정도입니다.
어째서 이렇게 어두운 걸까요?
마치 불온한 기운이 가득 몰려있는 것처럼요.
아니, 여기가 3층은 맞는 걸까요.
고이다:코로나 여사는 이미 죽었겠네.
듣기 판정.
고이다: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느덧 빗소리도,
천둥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걸 깨닫습니다.
발 아래의 삐걱이는 마룻바닥도 없어요.
완전한 어둠 속을 걷고 있습니다.
차온:코르넬리아야.
차온의 목소리 역시,
잘 퍼져나가지 않고 그저 무겁게,
한없이 무겁게 아래로 떨어집니다.
고이다:엉엉 플라나리아.
차온:여기 너무 이상하다. (이제는 이름 이상하게 읊는 것쯤은 그냥 넘긴다.)
어둠 속을 한참 걷다 보면,
덩그러니 문 하나만 나타납니다.
고이다:내가 봤을 땐 그 플라나리아도 소피아도 죽었어. (당사자들이 들으면 쌍욕할 소리 아무렇지 않게 읊는다. 문 한참을 본다.)
... ... 들어가야겠지.
문패가 있네요.
코르넬리아 슈뢰데몬드.
아, 그럼요.
나흐트섀튼 저택의 주인.
차온:······들어가야지. (다 죽었으면 그것도 그거 나름대로 문제다. 이다 손 꽈아악 잡는다.)
고이다:오야. 코로나 슈뢰딩거를 보러 가자... ... (문고리에 손 얹고 돌린다.)
안으로 들어서면,
그곳은 온통 [새하얀 공간]입니다.
한가운데에 기이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고,
고이다:천국인가?
마법진 바깥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람]이 보입니다.
고이다:(마법진과 사람 보고 아쉬워한다.) 아니네.
차온:천국은 아닌가 봐. (한숨 내쉰다.) 코르넬리아다.
그가 맞습니다.
아무래도, 죽은 것 같아요…….
고이다:넌 일단 주변 살펴봐. (느릿하게 시체 쪽으로 다가가 살핀다. 죽은 것 같긴 한데 확인은 해야지.)
코르넬리아 슈뢰데몬드의 시체입니다.
가슴에 날카로운 발톱 자국이 있습니다.
과다출혈로 죽은 것 같아요.
주먹을 꽉 쥐고 있습니다.
주먹을 펴보면 구겨진 성냥갑이 나오네요.
관찰력 판정.
고이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코르넬리아의 몸 밑에 노트가 한 권 깔려 있습니다.
노트는 코르넬리아의 피에 젖어, 읽기 어렵네요.
고이다:(노트 꺼낸다.)
그나마 알 수 있는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코르넬리아의 목에, 목걸이가 있습니다.
동그란 보석이 오색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네요.
고이다:온아.
차온:응.
고이다:둔각이 뭐야? (고이다는 멍청하다.)
차온:······90도를 넘는 거.
이렇게. (손으로 둔각을 만들어 보여준다.)
저 마법진처럼.
고이다:아하. (노트 계속 읽어내린다.) 번개와 같은 강한 빛... ... (코르넬리아의 성냥갑 본다.) 저런 불꽃도 강한 빛으로 쳐주나?
차온:글쎄. 근데 여기에 불 붙이면 보통 강한 빛이 아닐 걸.
그러고 보니,
기름 냄새가 강하게 납니다.
마법진 근처의 바닥이 온통 기름으로 축축합니다.
고이다:다행히 코르넬리아가 좋게 미쳐줬네. (마법진 내려다본다. 차온의 짭그림자 여전히 있는지 확인한다.)
아직은, 아직은······
마법진을 봅니다.
이걸 마법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평면이 아닌 입체적인 형태입니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기이한 모양이에요.
이 마법진을 이루는 모든 모서리의 각도는
120도를 초과한 둔각입니다.
고이다:코로나가 예술을 잘하네. 그렇지? (코르넬리아가 착용한 목걸이 잡아 뜯어 챙긴다.)
차온:근데. (목걸이 뜯어 챙기는 이다 바라본다.)
우리 현실로 어떻게 돌아가?
고이다:엉? (새하얀 공간 둘러본다.) 이 목걸이가 키 아닐까.
차온:······사냥개를 내버려두고 그냥 가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이다의 말처럼,
목걸이를 쓰면 현대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림자에, 사냥개를, 달고?
고이다:그치. 걔는 코로나가 한 것처럼 가두고 목걸이로 돌아가야 할 걸? (고개 갸웃거린다.)
차온:그러면······. (머뭇거리다 이다 손을 놓는다.)
나랑 잠깐 멀어져 봐.
고이다:왜?
차온:마법진에 가두려면 걔가 그림자에서 나와야 할 것 같아.
고이다:바로 가는 거야?
차온:응. 그러니까, 내가 멀리 떨어져서 마법진에 서있으면······ 그래서 사냥개가 나오면 네가 불을 붙여.
그거. 성냥으로.
고이다:난 바로 해도 상관은 없는데 심호흡은 했어? (코르넬리아의 품에서 성냥까지 챙긴다. 차온 돌아본다.)
차온:응. 했어. (얼굴이 한결 차분해졌다. 목걸이 가리킨다.) 그거 걸고 있고.
고이다:그랭. (온의 손 놓아주고 목걸이 목에 건다. 성냥 꺼내들고 천천히 뒷걸음질한다.)
차온은 천천히, 당신에게서 멀어집니다.
고이다:살아서 보자는 플래그니까.
죽어서 보자.
근데 이것도 이상하네. 잘 보자!
차온:(히죽 웃는다.)
차온은 마법진의 중앙에 섭니다.
차온:불 붙여 지금.
고이다:(바로 불 붙여 기름 위로 떨어트린다.)
거의 번개와도 같은,
섬광처럼 강한 불꽃이 기름을 도화선 삼아 일어납니다.
새하얀 방도, 오색의 보석도 한순간 빛을 잃는 듯합니다.
너무나도 눈이 부셔.......
그만 눈을 감아버립니다.
빛 속에서 짐승의 커다란 울부짖음이 들립니다.
아, 눈을 떠야만 해요.
고이다:(눈 억지로 떠낸다.) 차온 얼른 와!
찌르는 듯한 빛에 눈물이 나는 것도 감수하며,
눈을 떠 앞을 보면……
칼날처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이글거리는 눈,
박동하는 푸른 피부를 가진 이계의 공포.
틴달로스의 사냥개가 차온의 그림자에서 튀어나옵니다.
거친 불꽃에 가려져,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요.
목걸이 탓인지, 어째서인가 두려움이 덜합니다.
이성 판정.
고이다:
SAN Roll
기준치: 35/17/7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
사냥개는 빛나는,
둔각의 마법진 안쪽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합니다.
그림자를 잃은 차온이 비틀거리면서도 마법진을 빠져나옵니다.
고이다:어어 평생 거기 살아 개새끼야! (가운데 손가락 날린다. 한손으로 차온 붙들고 다른 손으로 목걸이 움켜쥔다.)
이거 어떻게 쓰냐 온아. (존나 비장한 표정.)
차온:가고 싶은 데를... 몰라! 생각해 봐!
당신의 목걸이에서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옵니다.
돌아가야 할 장소가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아주 자연스레, 늘 그래왔던 것처럼......
고이다:어어. (돌아가고 싶은 곳은 뻔하다 우리가 살던 시대의 대한민국의... ... )
(돈이 아주 넘치는... ...)
(강원랜드를 무의식적으로 고이다는 떠올린다.)
지독한 불길이 휩쓸고,
여러분은 빛에 감싸여, 눈을 감습니다.
······
눈을 뜨면 그곳은 비가 내리는 공터입니다.
아쉽게도 강원랜드는 아니지만,
저택도, 전시회장도 어디에도 없네요.
고이다:목걸이가... 짭이네...
익숙한 도시의 풍경이 여러분을 반기고,
둘은 지극히 평범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고이다:(목걸이 그래도 꼬옥... ...)
차온:뭔 생각을 했길래 짭이래. (그냥 집 가고 싶단 생각만 했다.)
꿈이라도 꾼 걸까요.
붙든 손등 위로 비가 떨어집니다.
고이다:있어 그런게... ...
목걸이는 여전하지만,
보석은 빛을 잃고 금이 간 상태입니다.
바닥에, 양면 카드 한 장이 떨어져 있습니다.
고이다:(양면 카드 집어들어 확인한다.)
당신은 카드를 뒤집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요.
팡,
머리 위로 우산이 펼쳐집니다.
차온이 우산을 들고 있습니다.
차온:우산이 저기 굴러다니고 있었어. (구석을 가리킨다.)
저택에 두고 온 줄 알았는데 잘 됐지.
이 우산이 그들의 증표일까요?
차온이 팔을 힘껏 뻗어 당신 머리 위로 우산을 기울이면,
번개가 칩니다.
창백하고 푸른 빛.
어떤 비밀이라도 용납하지 못할……
고이다:그러게 개이득이네. (우산 아래에서 빗소리 들으며 히죽 웃는다.)
역시 와이파이가 되는 여기가 짱이지!
그리고 당신은 똑똑히 봅니다.
우산을 쓴 두 개의 그림자를요.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지금만큼은 부드러운 음악처럼 들립니다.
당신은 걸음을 옮깁니다.
차온도, 같이요.
작은 우산 하나에 숨어 어깨를 맞대고……
ED2. 함께 걸어가는 그림자
보상 : 이성 회복 1d5+3 / 저택 유령들의 감사
수고하셨습니다.
고이다:
rolling 1d5+3
(
1
)
+3
=
4
차온:
rolling 1d5+3
(
5
)
+3
=
8
(ㅋㅋ)
고이다:썅.
차온:넌 어쩜······
고이다:아! 치킨이나 먹자!
차온:그랭!
영도 (GM):와 또........ 초스피드 진행했네 고생하셨습니당......
예새:고생하셨어용!!!
영도 (GM):이게.............
만약에 차온을 두고 가면......
나흐트섀튼 저택의 손님들을 환영합니다. 이하는 안내사항입니다.
첫째, 현재 남은 사냥개는 한 마리입니다. 사냥개를 만난다면, 바로 자리를 뜬다고 해도……
둘째, 당신의 소지품을 두고 가는 건 위험합니다. ‘시간’에 맞지 않는 시체는 길잡이가 되거든요.
셋째, 번개가 칠 때마다 당신의 그림자를 확인하세요. 만일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면,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혼자 있어선 안 됩니다.
영도 (GM):차온의 시체가 소지품이 돼서 사냥개가 이다를 찾아갑니다
예새:사실 차온 말고 다른 사람이 더 있었으면 그때 고이다의 기분에 따라 두고 갔을 수도 있어. (온아 미안해)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래서
두고 갈 수도 있겠다 생각은 했었어
두고 갈 때의 엔딩은...
당신의 발 아래를 보세요.
그림자가 있던가요?
있었나요?
정말?
……이 불안과 공포를 잊지 마세요.
이것은 차온이 당신에게 상속한 유산입니다.
기억해주세요.
영원히.
영도 (GM):이렇게 끝납니다
예새:저런 차온 시체를 업고 다닐 수도 없고
영도 (GM):그냥
이다가 저택에 차온이랑 같이 들어선 이상
죽으면 다음 목표는 바로 이다야
예새:그럴 거 같더라 그래서 못 두고 갔어
영도 (GM):그런 것 같더라 그래서 안 두고 갔구나 생각했어
예새:아 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도 (GM):차온도 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아마 소피아가... 안 죽었으면... ...
막장 드라마 펼쳐졌겠지
영도 (GM):근데 문제는
소피아가 차원이동을 할 수 없는 몸이거든 현대에선 죽었기 때문에
그래서 자동으로 이다는 혼자 돌아가
그럼 또 1번 엔딩임
한마디로 차온이 소지품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1번 엔딩이 뭔데
아까 그거?
영도 (GM):
이다가 손님이고
차온이 동행인이잖아
그래서 걔도... 일종의 소지품
예새:아이고.........
영도 (GM):아무튼 그렇습니다...............
배드엔딩? 혼자 가는 엔딩 브금은
예새:
영도 (GM):저거야 들리니
예새:생각보다 밝은데
배드엔딩치곤 밝군요 아닌듯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슷한 트랙이긴 하지
예새:와중에 브금이 있단 건 님 배드엔딩이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구나
영도 (GM):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도 (GM):모든 엔딩은
대비를 해놔야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무서우면 두고 갈 수도 있잖아 모르는 일이라고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도 (GM):매번 이렇게
예새:두고 가고 싶었지만
영도 (GM):얼레벌레 같이 살아 돌아가는구나
예새:다행히 머리가 좋았습니다
영도 (GM):어덯게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맞아 어떻게든 얼레벌레 살아간다
영도 (GM):차온: 에이 씨발 하면서 맨날 수습함
고이다: 에이 씨발 하면서 아무튼 계산 서면 챙겨감
브금 유쾌한 걸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 맞ㅇㅏ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 씨발 하면서 계산 서면 어찌저찌 챙겨감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늘 계산 서는^^ 시날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세상 살기 힘들어요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도 (GM):뭐 이런 내용이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오늘두 넘 고생하셧어용
영도 (GM):고생햇더 변호사 어쩌구 그거는
예새:웅!
영도 (GM):담주에 님 시간 날 때 가든지 하자 개변은 다 함
예새:담주 화욜빼고 다 되는듯
영도 (GM):
예새:몇시간짜리더랑
영도 (GM):그거 안 길어
이거랑 비슷하거나 더 짧을 수도
예새:훔 그럼 세시간이니 다이죠부하네
영도 (GM):웅 월욜에
오전 열 시에 기상해봐
예새: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 이렇게 꾸준히 열시에 깨운다 이거지
영도 (GM):깔끔하게 끝내고 밥 먹여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새나라의 어린이 김화야..........
영도 (GM):좋지
생활습관 고치기
예새:근데
영도 (GM):
예새:나 영도님 캐이름
몰라
영도 (GM):?
예새:변호사 그거
영도 (GM):가면 알아
예새:저기요
영도 (GM):아니 내가 알려주긴 했어
가은적
예새:아 맞아
영도 (GM):하지만 가면 아는 것도 맞잖아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도 (GM):어차피 내가 나레이션으로
다 설명해줄 거라고
예새:25일 10시?
영도 (GM):
일단은~
예새:좋앙~~~
영도 (GM):그려~~ 카톡에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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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온:
(To GM)rolling (2d6+6)*5
(
(
2
+
2
)
+6)*5
=
50
영도 (GM):다 채우고 나면 행운 함만 굴려주세용.
주크박스 들어오셨음 노래 잘 들리는지도 좀
고이다:
rolling (2d6+6)*5
(
(
1
+
3
)
+6)*5
=
50
영도 (GM):이다야 행운 함 더 굴려볼래?
고이다:(ㅋㅋ)
rolling (2d6+6)*5
(
(
4
+
4
)
+6)*5
=
70
영도 (GM):이걸로 가자.
고이다:좋아 누나!
영도 (GM):준비 되셨으면 한 마디 하고 출발합시다
고이다:이거 로맨틱이던데 드디어 나한테도 사랑이 찾아오나용?
차온:해봐야 알 듯.
*
타이틀 명! '프로포즈 앤 릴리즈!'
W. Chito
KPC. 차온
PC. 고이다
*
1. 청혼하기 좋은 날
부드러운 바닷바람이 뺨에 닿습니다.
푸른 하늘에 구름이 높게 걸린 맑은 날,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깨끗한 흰 모래사장을 보며 탄성을 지르네요.
이다와 차온 또한 인파에 섞여 버스에서 내리면 곁에 있던 스태프가 명찰 목걸이 하나씩을 건넵니다.
본인의 이름과 연락처, 동행인의 이름이 작게 기입되어 있네요.
뒷면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영화 ‘프로포즈 앤 릴리즈!’ 출연 스태프 -협력에 감사드립니다-」
그래요,
오늘 이다와 차온이 도착한 이 해양 공원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포즈 앤 릴리즈!’의 촬영이 진행 될 예정입니다.
일반인을 위주로 상당 수의 출연자를 모집한 이 영화는
전원에게 웨딩드레스나 턱시도를 입힐 것을 고지했다나…
그 덕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의 응모가 상당수 빗발쳤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오늘의 주인공들 근처에서 프로포즈의 진행을 돕거나,
근처에서 박수를 치는 등의 보조 출연 역을 돕게 되었네요.
차온:갑자기 촬영 앞당겨져서 사람 무지 빠졌다 그랬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많지 않아?
그렇게 말하며 스탭의 안내에 따라 걷는 차온은 들떠보이는 듯 합니다.
공짜로 멋진 바다 전경을 볼 수 있는 게 신났을지도요.
공짜란!
컨벤션에 도착하기까지 간단한 대화나 나눠볼까요.
고이다:존나 최고지!
차온:맞아. 최고지.
고이다:사람이 많긴 하네. (주변 둘러본다.) 대체 무슨 영화를 찍는 건지 모르겠다니까.
차온:아. 그 영화. 그때 우리 기사 보지 않았어?
이다는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고이다:내가 그런 걸 기억할 거 같아?
(하지만 해내본다.)
기억을 더듬자니, 일주일 전쯤 읽었던 기사가 떠오릅니다.
고이다:(기억을 더듬더듬더듬더듬.) 어어... 다큐멘터리.
원래 결혼은 다큐라지만.
차온:결혼이 예능이면...
가정법원 망해.
고이다:그건 그래. 근데 출연진한테 다 예복을 입히면 연인 묻히지 않나? (제 옷 다시 살핀다. 갑갑한 듯 미간 구긴다.)
후드티가 최곤데.
차온:암만 그래도 결혼식에 후드티는 아니지 않니. (그러나 이쪽도 후드티를 그리워하고 있다.)
기사의 의문점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잘 생각나지 않는다면, 지능 롤을 굴려도 됩니다.
고이다:... ...
차온:(바다 짠내 맡다 홱 고개 쳐든다.) 야 근데.
이거 왜 미뤄졌을까? 촬영 말이야.
고이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헐 나도 방금 그 생각했는데. (하이파이브 한다.)
차온:진짜? (졸라 의문스러운 얼굴.)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면,
고이다:지진짜일걸?
딱 오늘로부터 3일 전 갑작스런 공지를 통해 일방적으로 촬영 날짜를 변경했다고 합니다.
공식 트위터에 제법 정중한 사과문이 올라와 있지만 지연 사유에 대해서는 기자재의 문제라느니 주요 스태프의 일정이 꼬였다느니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고 있을 뿐이네요.
차온:아니 나 이거 감독? 뭐 그런 거 궁금해서 찾아봤거든.
근데 홈페이지도 없고 트위터 계정 하나 나오고 끝이더라고.
고이다:그게 말이 돼?
차온:인터넷에서도 다 사기 아니냐 범죄 아니냐 말 많았는데, 기자가 취재해보니까 진짜는 맞더래.
고이다:아니... ... 돈이 어디서 났대.
그래서 일반인 썼나?
차온:글쎄. 그럴 수도?
잡담을 나누다 보면 어느 새 컨벤션 센터에 도착합니다.
평소 기업들의 박람회 등이 열린다는 컨벤션 센터는,
출연진들의 드레스업 공간으로 쓰이는 모양이네요.
가장 거대한 대형 홀에는
다 셀 수도 없는 양의 웨딩드레스, 양복, 턱시도가 보이는군요.
양 옆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이드 홀은 탈의실 및 분장실로 쓰이는 듯 합니다.
근처의 스태프가 말을 걸어오네요.
스태프:어서 오세요. 분장하러 오신 분 맞으시죠?
명찰 좀 보여주시겠어요?
고이다:(바지 주머니에 쑤셔넣은 자기 명찰 뒤적인다.) 잠시만용!
차온:(눈 가늘게 뜨고 이다 보다 먼저 명찰 목걸이를 보여준다.)
고이다:아냐 나 있다니까. (바지 주머니에서 뭐가 한가득 나온다. 도라에몽처럼 이것저것 꺼내더니 겨우 명찰 하나 꺼내든다.)
스태프:하하. (어색한 웃음 지으며 이다와 온의 명찰 확인한다. 서류에 무언가 체크하더니 둘을 홀 쪽으로 안내한다.) 이쪽으로 오세요.
홀로 들어서면,
순백색의 의상 수백 벌이 순식간에 시야를 뒤덮어오네요.
사람들은 저마다 동행한 가족이나 친구, 연인 등과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의상을 고르고 있습니다.
우리도 의상을 골라볼까요.
기본적으로는 서양식의 드레스나 양복이 많습니다.
고이다:(가장... ... 덜 갑갑해보이는 양복 찾아 헤멘다.)
차온:(가장... 짧아보이는 미니드레스를 고른다.) 씨바 키 작아서 서럽네.
고이다:그냥 땅에 끌고 다니라고 하면 한 대 때릴거양? (일부러 마지막에 이응 붙인다.)
차온:엉. (상큼하게 등짝 한 대 갈기고 빨간 꽃 달린 부토니에를 가져다준다.) 이거 달아.
고이다:아 땡스. (양복 한 세트 한 팔에 걸친 채 부토니에 받아든다.) 이건 왜?
차온:결혼식에 꽃 하나 달아주면 좋잖아. (이러니 저러니 해도 구색 맞추긴 제일 잘 한다. 흰 코사지를 집어든다.) 다 골랐어?
고이다:너무 눈에 띄는 거 아냐? 너무 좋아. (양복 한 번 더 둘러보다 덜 조일 것 같은 옷으로 새로 집어든다.) 엉, 그런 듯?
의상이나 악세서리 등을 고르고 나면 스태프들이 탈의를 도우러 다가옵니다.
하긴, 이런 드레스나 양복을 혼자 입는 건 쉽지 않겠죠.
스태프 두 사람이 각각 두 사람을 다른 탈의실로 안내하네요.
헤어지기 직전, 차온이 말합니다.
차온:다 갈아입고 출구에서 만나!
고이다:엉!!!
이어 스태프가 이다를 탈의실로 데려가, 분장을 돕습니다.
스태프:두 분 서로 친한 사이세요? (양복 걸쳐입는 것 도와주며 살갑게 말 붙인다.)
고이다:넹!!! (그래도 유사깡패짓 해봤다고 양복 챙겨 입는 태는 익숙하다. 아까와 다르게 숨 막히는 느낌에 금방 미간 구겨지는 것 빼곤 말이다.)
스태프:(흘끔 눈치 보고 목덜미 느슨하게 단추 조금 풀어낸다. 다른 부분 옷매무새 다듬어주고 부토니에를 달아준다.) 아까 이 장식 골라주시는 것 봤어요. 잘 어울리시네요.
아! 물론 부토니에가요. (이어 윙크한다···)
고이다:아 글쵸? (고맙다는 듯 가볍게 고개 끄덕인다. 부토니에 가볍게 내려다본다. 본인은 잘 모르겠는데 걔가 골라준 거니 어련히 좋은 거겠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드레스업은 끝이 나고,
메이크업이나 간단한 헤어셋팅 또한 완료됩니다.
전문가의 손길을 받은 탓에 거울에 비춰진 이다의 모습은,
본인이 보기에도 조금 괜찮다고 생각될 만큼 멋진 모습이 되었습니다.
캬! 빨간 머리 미남입니다.
이제 동선이 꼬이지 않도록 따로 마련된 출구를 향해 걷습니다.
첫 촬영지는 스카이 타워였죠.
차온은 옷을 다 갈아입었을까요?
아니면 조금 기다려야 하려나…
그런 생각을 하며 걷고 있자니 코앞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차온:아 잠깐만. 잠깐만요!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차온?
반사적으로 그 곳을 향하면 드레스업을 마친 차온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고이다:차온 여기야!
하얀 미니 드레스, 화사한 코사지, 진주색 구두,
붙잡힌 팔···
?
고이다:엉?
정확히는 드레스업을 마친 차온이 웬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가는 장면입니다.
고이다:뭐야 차온 숨겨둔 애인이야?
?: 누구 때문에 날짜도 옮겼는데 여기까지...
차온:그러니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니까요!
고이다:엥. (일단 끼어들어서 사람 손목 붙잡고 살짝꿍 꺾어준다.) 지금 뭐하세용.
좋은 날 손모가지 분질러지고 싶진 않을텐뎅.
그러게요. 분질러지고 싶진 않을 텐데...
다수에는 장사 없다고,
이다의 손을 열렬히 털어낸 사람들은,
고이다:아, 이건 반칙이지. (주변 둘러본다.)
우루루 차온과 함께 사라집니다.
고이다:뭐?
멀리서 차온의 목소리가 들리네요...
차온:고이다!
아 씨바 사람 살려!
고이다:온아!!!!!!!!!!!!!!! (일단 쫓아간다.)
아니 씨발 너 남자친구를 이렇게 존나 많이 두고 어떻게
2. XX하기 좋은 날?
고이다:어떻게 나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차온을 쫓아 밖으로 나섭니다.
바깥은 끝내주게 평화롭습니다.
거리에서 벌써 차온과 괴한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웨딩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들떠 돌아다니는 몇몇 사람들이 눈에 들어올 뿐이네요.
고이다:아니 씨발,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물어본다. 주차장쪽을 먼저 가봐야하나?) 혹시 키가 난쟁이만한 여자애랑 걔가 잘못 고른 남자친구들? 처럼 보이는 사람들 못 봤나용?
참가자1: 아 그... 저기 방금 전에 여기서 사람 나오긴 했는데요.
자기들이 스태프라고는 했는데, 아무리 봐도 이상해서...
신고하는 게 좋을까요? 라며
저 쪽으로 사라졌다고,
산책로로 이어지는 샛길을 가리킵니다.
고이다:(움 차온이 좋아할까? 하지만 내 알바는 아니지. 어차피 등짝 맞을 건데.)
그냥 신고해주세용.
참가자1: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 주억인다.) 아, 네. 네에...
고이다:(남자친구 잘못 고른 차온 잘못이다. 가볍게 흠, 어디 가지 가벼운 걸음으로 매점 및 노점 간다. 일단 배가 고프다.)
이다는 차온을 찾으러 가지 않나요?
고이다:... ...
살려달라고 했는데...
고이다:... ... ... ...
(차온이 있을 법한 곳을... ...)
(생각해본다... ... 눈물을 머금고 간식을 뒤로 한 채... ...)
눈물을 머금고,
간식을 포기해가며!
그런 인류애로!
샛길 쪽으로 향합니다.
고이다:맞아 인류애하면 고이다지! (스스로 다짐하고 샛길로 간당!!!)
작은 문이 나 있습니다.
바닥을 살펴보니 막 떨어진 작은 조화 한 송이가 뒹굴고 있네요.
얼핏 본 차온의 장식이었던 것도 같아요.
고이다:(산책로인가?)
그쪽으로 이어지는 모양입니다.
고이다:(장식 집어든다. 고개 갸웃거린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거람. (일단 작은 문 열고... ...)
(고이다가 들어갈 수 있나?)
네. 문을 나서면 그다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은 듯
관리가 덜 된 상록수가 자갈길 양 옆으로 심겨져 있습니다.
자갈길을 따라 걸으면, 산책로와 이어집니다.
고이다:아니 뭔 사랑싸움을 우리 형님이 할 것 같은 곳에서 하냐. (쯧, 혀를 차며 산책로 따라 걷는다. 주변 살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신중하게 자갈길을 걷습니다.
짧은 길 끝 돌담 옆을 돌아 밖으로 나서려던....
찰나, 흰 그림자가 시야에 뛰어오고...
덥석 입이 막힙니다.
“조용히!”
갑작스레 이다의 입을 틀어막고 돌담 뒤로 몸을 숨기는 그 사람은
고이다:읍읍읍. (뭐야 이 씨발.)
차온입니다.
아니, 차온?
고이다:읍읍?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착각할 뻔 했네요.
침착하게 얼굴을 다시 확인하면
그 사람은 차온이 아닙니다.
목소리 또한 다른 톤이었고,
그저 굉장히 닮았을 뿐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차온:가만히 있어! (대롱대롱.)
이다의 입을 틀어막은 반대쪽 팔에
차온 본인이 대롱대롱 끼워져 있는 걸요.
고이다:(아이고.)
도통 손을 떼어줄 생각은 없는 건지.
고이다:(일단 허리 숙여준당... ...)
(근데 나 질식할 것 같다는 눈깔.)
초조해보이는 표정이네요.
위협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문득,
돌담 너머에서 발 소리가 여럿 들려옵니다.
“어딜 간 거야?”
“더 샅샅이 찾아봐. 다 잡아놓고 그걸 다 놓쳐…”
“아니, 세상에 그렇게 똑같은 사람이 있을 줄 알았겠어?”
“어쨌든 진짜 와 있다는 걸 알았으니 됐잖아.”
“그것만 알면 뭐해? 다 된 밥에 재 들어가게 생겼다고, 지금!”
고이다:(아 차온 닮은 저걸 그냥 건네주면 되겠네.)
차온:가만히 있으라고!
(속삭인다.)
고이다:(차온 닮은 사람 흘긋 본다.)
(차온 다시 본다. 시무룩해진다.)
(고개 끄덕대는데 눈깔로는 아니 씨발 존나 왜 안 되는데 라고 말한다.)
숨을 죽여 잠시 몸을 감추고 있으면 이내 인기척이 멀어져 갑니다.
그제서야 눈 앞의 사람이 작게 숨을 내쉬며 이다의 입에서 손을 떼어주네요.
차온 또한 안심한 듯 한숨 돌리는 모양입니다.
이유영:음, 미안해요. 놀랐어요?
차온이랑... 똑닮았습니다.
고이다:오메.
차온 너 숨겨둔 쌍둥이도 있었냐.
이유영:난 이유영이에요. 뭐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 분도 놀랐을 거예요. 이렇게 빼닮은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네···.
고이다:(배다른 자매?)
차온:나도 처음 뵙는 분이거든···.
고이다:아... ...
는 진짜?!
유영은 겸연쩍은 듯 웃습니다.
차온 또한 바로 옆에서,
차온:응. 나 끌려가고 있었는데, 이 분이 끼어들어서 도와줬어.
고이다:나한테 숨겨둔 가족 있는 거 말하기 쪽팔려서 그런 거 아니라?!
차온:미친놈아 그런 거 없다고!
고이다:그럼 저 남친들은?!
차온:남친? (뒤집어질 것 같은 표정 짓는다.)
고이다:아까 그 남친들은 저 사람 남친들이였어?!
차온:지랄하지마누구남친도아니니가
차온이 분노합니다.
고이다:웅(더 아가리 털면 맞을 것 같다.)
예복을 입은 걸 보아하니 유영도 오늘의 출연진 중 한 명인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고이다:근데 그쪽은... ... 왜 끌려가용?
이유영:어, 음. 일단 어디서부터 말하면 좋지? (미간 찌푸린다.)
고이다:뭐... ... 대충? (안 들어도 크게 상관은 없단 투였다. 결국 차온이 망한 건 아니니까.)
이유영:우선, 이게 뭐··· 사이비처럼 들릴 수 있다는 거 알아요. 근데 제가 뭘 가릴 처지는 아니라서. 들어줬으면 좋겠네. (하하 웃는다.)
유영은 옷자락 속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구겨져 있는 양피지 조각입니다.
펼쳐보니 조금 불에 탄 흔적마저 남아있습니다.
영어인지 라틴어인지 일본어인지…
알 수 없는 글자로 무언가가 적혀져 있네요.
어린 아이의 낙서처럼 보입니다만,
가만히 응시하자 어떤 불길함이 머리를 직격합니다.
시야가 흔들리고 속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는 듯 합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저것이 어떤 끔찍한 물건의 일부였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고이다:... ... 이게 뭔데.
이유영:이게 뭐냐면, 스태프들한테 훔쳐낸 건데요. 전부는 아니고···
고이다:넌 그걸 왜 훔쳐?
이유영:아주 사악한 주술의 일부예요. 세상에 있으면 안 될 무언가를 불러오는 주술인데, 여기 스태프들은··· 그러니까 이 촬영장은요.
주술을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거든요.
그 말인즉슨 스태프들 다 한통속으로 주술을 행하려 모인 사람들이란 거죠.
고이다:하아?
이유영:나랑 내 친구들은 그걸 막으려고 하고 있고.
고이다:그리고 우리는 그 주술의 제물?
친구도 있어?
온이 아니긴 하네.
차온:그스끄으 조용히 하라고. (옆구리 팍 친다.)
고이다:어억. (옆구리 붙든다.) 친구가 있다니... ... 온과 비슷하시네용... ...
이유영:아무튼. (싱글싱글 웃는다.) 근데 생각보다 좀 일이 어렵게 됐어요. 얼굴이 까였을 줄은 몰랐네.
저 사람들은 나하고, 여기 차온 씨하고 착각한 거예요. 음... 그래서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그러니까··· 이 주술 막는 걸요.
고이다:대가는?
이유영:대가?
세상의 멸망을 막으면 죽지 않고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어요. 그보다 더 큰 대가가 있던가?
고이다:(딱히 망해도 상관은 없는 것 같은데. 제 관자놀이 긁적이면서 차온 본다.) 세계 멸망 싫지?
이유영:멸망 싫죠? (차온을 쳐다본다.)
차온이 어버버··· 하다 고개를 끄덕입니다.
차온:나 죽는 거 싫어해······.
고이다:그럼 할겡.
이럴 수가··· 재빠르게 승낙합니다.
고이다:(망하거나 안 망하거나 별 상관이 없다. 산뜻하게 유영 본다.) 뭐하면 돼?
너무 부려먹으면 온이 세계 멸망 싫다고 해도 걍 튈 거야.
유영은 어디에 숨겨뒀던 건지 옷 안에서 핸드폰 하나를 꺼내 건넵니다.
이유영:오늘 스카이 타워에서 2시에, 인공 화원에서 3시 30분에, 크루즈에서 5시에 세 번 프로포즈 촬영을 해요.
방해가 들어올걸 알고 나눠둔 거겠죠.
그러니까, 프로포즈들을 방해해주면 돼요.
도움이 필요할 땐 이 핸드폰으로 연락하고요.
고이다:프로포즈가 주술의 키워드야?
이유영:프로포즈를 통해서 의식을 행하려는 거예요. 자세한 건 지금 설명하긴 너무 길어서.
아무튼 한다는 거죠?
고이다:오키링.
이유영:무르기 없어요.
꽤나 안심한 듯, 기쁜 기색으로 주변의 눈치를 살핀 후 저 멀리 달려갑니다.
고이다:그건 내 맘이야.
참나. 바로 튀네.
어쩐지 황당하지만,
현재 시간은 1시 20분 경, 어찌되었건 가야 할 장소는 정해져 버렸네요.
스카이타워로 향합시다.
고이다:가자 스카이타워!
거기 매점도 있을까? (휴대폰 쥐고 나서는 걸음 경쾌하다.)
차온:너 매점이 그렇게 가고 싶어?
이새끼 알고 보니까 나 찾으러 오기 전에 매점으로 빠지려던 거 아니야?
고이다:금산강도 식후경 몰라?
... ... 아닌데?
존나 아닌데?
차온:금강산 임마 금강산···. (맞네 맞아. 한숨 내쉰다.)
3. 하늘에서 울리는 사랑의 행방은
고이다:어엉 맞아 금강산. 아는데 시험해본거야.
시간은 1시 25분,
스카이 타워 야외 라운지에서 웨딩 드레스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무언가를 연습하고 있네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열을 만들었다가, 흩어졌다가…
그것을 지휘하던 스태프는 뒤늦게 달려오는 이다와 차온을 보곤
스태프:왜 이제 오셨어요? 첫 타임에는 좀 더 일찍 모여주시라고 했는데….
라며 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스태프:지금부터 같이 연습을 하긴 어려우실 거고요.
고이다:넹.
스태프:18층으로 올라가주시겠어요? 주인공 옆에서 프로포즈 장면 좀 거들어주세요.
구체적인 건 위쪽 스태프들이 안내해줄 거예요.
고이다:이 친구 구남친들이 결혼식장에 찾아와서용. (차온 가리킨다.)
그래용!
스태프:아... 네... (뭐야 하는 눈으로 쳐다보며 건물로 두 사람 들여보낸다.)
고이다:18층 가자 온아!
차온:개XX XXX XXXXX (신랄하게 욕하며 들어선다.)
로비는 바쁘게 오가는 스태프와 기자재로 가득합니다.
근처에 엘리베이터가 있네요.
마침 탑승 중인 두 사람이 보입니다.
그들과 눈이 마주치면 이내 닫히려던 문을 잡아주곤
어서 타라며 손짓을 합니다.
고이다:감사합니다아. (차온 대롱 들어서는 태워준다.)
차온:으엥. (대롱 들려서 탄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면 통유리 너머 해양공원의 전경이 눈에 들어오네요.
한 층 한 층 올라갈수록 아름다운 풍경은 조금 더 멀리, 넓게 들어옵니다.
함께 탑승해있는 사람들이 탄성을 내지릅니다.
“이런 곳에서 프로포즈 받으면 진짜 좋겠다.”
“그, 그래? 바다 안 좋아하는 거 아니었나?”
“에이, 물에 들어가는 게 싫은 거지… 예쁘잖아? 보는 건 좋아해.”
분위기와 대화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아무래도 연인인 듯 하네요.
머지않아 18층에 도착하고, 네 사람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립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거대한 유리창 앞에
다수의 스태프와 예복을 입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곁에서 무전기를 든 스태프가 아래를 확인하며 자잘한 사항들을 지시하고 있네요.
스태프:그럼 지금부터 최종 리허설 들어갑니다. 3, 2, 1… 큐!
고이다:그래도 최종 안 놓친 게 어디야!
18층 전체에 발랄한 최신 유행의 사랑 노래가 퍼집니다.
라운지를 지나칠 때도 짧게 들려왔던 노래입니다.
유리창 너머 바로 아래는 야외 라운지입니다.
많았던 사람들은 단체로 플래시몹을 준비하고 있었던 듯 하네요.
드레스를 입은 사람이 빙글 춤을 추기 시작하자,
통행인인 체 하던 두 사람이 끼어들어 그를 보조합니다.
세 사람이 이윽고는 열 사람, 스무 사람이 되어가더니…
50에 달할 정도의 숫자가 됩니다.
속성으로 배운 듯 사람들의 춤은 좋은 솜씨는 아닙니다.
그러나 흥겨운 음악 탓일까요?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 보이고,
화려한 의상이 더해져 상당히 장관인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분위기는 무르익어 갑니다.
고이다:... ... 저걸 망치라고... ...? (흐린눈깔.)
이다, 듣기 판정.
고이다:차온 진심이야... ...?
차온:몰라...
고이다: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디선가 대화가 들립니다.
고이다:50명에게 욕 바가지로 쳐먹기 대작전 씨발.
“가져왔어? 그거. 반지.”
“아, 여기.”
“근데 지금 여기 갖고오면 위험한 거 아냐? 사람 모였는데.”
“괜찮아. 쳐다보는 사람도 없고, 이것만으로는 끝까지 안 가. 뭐 좀 난리는 나겠지만...”
“하긴 지금 청혼하는것도 아니고 괜찮나...”
고이다:아니, 진지하게 세계 멸망도 고려해보, (갑자기 고개 훼까닥 돌아간다.)
어?
유영에게 받은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고이다:(핸드폰 꺼낸다.)
어라. 빠르게 SNS 뉴스 알림이 갱신되고 있네요.
다양한 기사가 올라오고 있습니다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들입니다.
<속보> 파푸아뉴기니에서 규모 4.3의 지진 발생,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속보>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아궁 화산, 갑작스레 가스 분출… 대피 경고
<속보> 규모 줄여가던 태풍 아르주 부활해… ‘루사’의 재림인가
고이다:어?
<속보> 서일본 해안에서 갑작스레 비정상적 물빠짐 현상 관측중, 쓰나미 대처 요령
내용들을 확인하자 바로 위 팝업창 하나가 더 떠오릅니다.
메신저 알림입니다.
[Y : 잠깐]
[Y : 벌써 시작했어요?]
답장을 쓰기 위해 메신저 창을 누르면
이내 흐르던 음악이 멈추네요.
고이다:(메신저 타닥타닥) [최종 리허설 ㅈㅜㅇ, 반지 가져왓데]
리허설이 끝난 모양입니다.
층 내에 박수가 울려퍼집니다.
갱신되던 뉴스 속보들이 느릿해지고,
사태가 나아지고 있으나 방심할 수 없다는 소식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Y : 아? 멈췄나?]
[Y : 지금은 멈춘 거죠?]
고이다:[ㅇ]
반신반의하던 사실들이 퍼즐처럼 맞춰지기 시작합니다.
어떤 방식이든...
정말로 오늘, 여기에서 일어날 일을 저지하지 않으면
지구가 멸망해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을요.
고이다:온아 세계 멸망 찐인가봐.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차온에게 소곤소곤.)
이 기막힌 사태에 대해,
이성 판정.
고이다:
SAN Roll
기준치: 30/15/6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차온:그거 너 되게 설렌다는 투로 말한다?
이성 1 감소.
고이다:그럴리가.
유영은 계속해서 연락을 하며, 상황을 걱정해주고 있습니다.
[Y : 어떻게든 프로포즈를 훼방 놓아 주세요. 확실하게!]
[Y : 뭐 노래 트는 기계를 하나 몰래 고장 낸다든가, 반지를 훔쳐와도 좋고요.]
고이다:... ...(심란하게 문자 차온한테 보여준다.)
있지 언제든 세계 멸망 해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 들면
차온:안 들거든?!
고이다:나한테 꼭 말해 알겠지.
차온:안 든다고! (퍽퍽 친다.)
고이다:이잉. 알겠엉. (일단 주변 둘러본다.)
방금 전 음악을 흘려보낸 거대한 스피커와 음향 장치가 가장 눈에 띄네요.
스태프에게서 작은 유리 클로쉬로 덮인 반지 한 쌍을 건네받는 연인도 보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던 사람들입니다.
무언가 지시를 받고 있는 듯 한 쪽은 긴장한 듯 고개를 연신 끄덕이고,
다른 한 쪽은 마냥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차온:아까 뭐 노래 트는 거 망가뜨리라고 하지 않았어? (속삭인다.)
고이다:하... ... 이래서야 누가 개새끼인지 물론 내가 개새끼이긴 한데.
엉 반지도 쌔비고 둘 다 하던가. (스피커 쪽으로 간당.)
그래도 재밌으니까.
차온:....다행이라고 해야 하냐? (뒤를 따른다.)
마침 스태프가 조정을 다 끝냈는지 자리를 비우고 있습니다.
살펴보면 헤드폰과 음악이 담겨 끼워져 있는 LP판,
턴 테이블과,
세밀한 조정이 완료된 듯한 믹서와 이펙터 등이 보입니다.
고이다:(LP판 반으로 뽀갤 수 있나?)
손재주 판정.
고이다:(뽀개기 전에 살펴본다.)
그냥 LP판입니다.
고이다: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아니 근데 부수는 건 근력이니까 근력으로 어떻게 안 되나?)
뭐가 뭔진 모르겠는데,
LP판이 부서지진 않았지만?
뭔가 문제가 생긴 것처럼 보이긴 합니다.
망쳐지긴 했나봐요?
고이다:(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이빨로도 잘근잘근 씹어주고 내려놓는다.)
차온:그걸 왜 씹어... (미간 찌푸린다...) 이 상해...
고이다:(그리고 믹서와 이펙터... ... 대충 아무렇게나 눌러본다.) 온아 이거 어떻게 하면 망하냐.
차온:음 그거. 잠시만.
차온이 뭘 이차저차 손 대더니,
뿌듯한 얼굴로 일어섭니다.
차온:망했다.
고이다:차온 나 닮아간다.
칭찬이야.
이게?
아무튼.
반지도 어떻게 해보러 갈까요.
연인에게 말을 걸 수 있습니다.
고이다:차온.
차온:웅.
고이다:너 은밀한 거 잘해?
은밀하게 구는 거 잘하냐고.
차온:있잖아.
정정당당하게 우리가 반지 대신 주겠다고 말해서 가져오는,
그런 정상적인 방법은 안 될까?
고이다:
그런 방법이.
차온:XX.
고이다:차온 착한 영화 많이 봤구나. (엄지척하곤 커플들한테 간다.)
차온:(예의 없는 고양이 얼굴로 웃고는 이다 팔짱 콱 낀다.) 안녕하세요.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탑승했던 둘을 알아보고 가벼운 인사를 건넵니다.
표정을 보아하니 이 쪽에 대해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듯 하지만 호의는 느껴지네요.
김미도:안녕하세요. 저는 김미도예요. 음, 이쪽은...
최호원:아, 어, 최··· 최호원입니다.
자기소개도 착실히 해줍니다.
같은 커플이라 생각하는지도?
고이다:안녕하세용.
다름이 아니라 그 뭐냐. 반지
저희가 대신 어... 여튼 해주려 하는데. (귀찮다는 티가 살짝 난다.)
주실래용.
차온:(이다 옆구리 퍽 친다. 상냥하게 웃는다.) 그렇게 말하지 말르느끄.
아, 언뜻 보니까 호원 씨? 호원 씨가 많이 긴장하신 것 같아서요.
고이다:(한숨폭.)
차온:괜찮으시면, 저희가 대신 반지를 전달하는 건 어떨까 해서.
이벤트 겸··· 저희도 특별한 경험 해보면 좋잖아요. (하하하하.)
고이다:(사기꾼 미소 장전한다.) 네 그렇게 스태프 쪽에서 전달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영화 촬영이다보니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해서 그쪽에서 저희를 보냈네용. 괜찮으시다면 반지를 이쪽에 맡겨주실 수 있으실까용?
두 사람은 이차저차 고민하더니,
부탁한다며 작은 유리 클로쉬로 덮인 은반지 한 쌍을 넘겨줍니다.
플래시 몹이 중반까지 진행되어 폭죽이 터질 때 남자 쪽에게 가져다 주면 된다는 말을 덧붙여서요.
고이다:(고개 끄덕.) 근사한 촬영이 될 겁니다.
제가 장담하죠 최호원씨. (잇몸 웃음 만개.)
최호원:(반지 건네주더니 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간신히 인사한다.) 저, 저는, 화장실에 좀.
이어 최호원은 김미도를 붙잡고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고이다:어휴 네네. 긴장될만하죠. (등도 두들겨주고 보내준다.) 안녕히 가십쇼!
사전 준비와 공작이 끝나면 시간이 된 듯,
스태프:자리로 이동하세요!
라며 주변을 정리하는 스태프의 모습이 보입니다.
고이다:(둘 사라지면 에휴 한숨 쉰다.)
자리를 뜰까요?
고이다:(터덜터덜... ...) 야, 이 반지 어떡하냐.
차온:이따가 유영 씨한테 주자.
고이다:이대로 튀고 나중에 팔까.
남아서 망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도 있겠습니다.
고이다:유영한테 팔자.
차온:그래도 되고. (아무렴 상관없다는 눈.)
어?
아니 유영 씨한테는 팔면 안 되지 임마!
고이다:왜. 필요하면 지가 사겠지. (망하는 모습이라니 존나 흥미가 동하지만 괜히 멱살이라도 잡히는 건 사양이다.)
넌 어떡할래. 여기서 보고 싶어?
차온:절대. (고개 팍 내젓는다.)
고이다:그럼 가장!
마침 주인공을 태운 엘리베이터가 18층에 멈춰섭니다.
레드 카펫이 깔리고 사람들의 이목이 그 쪽으로 집중됩니다.
지금이라면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무사히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차온:어. 엘리베이터 섰다. (이다 옆구리 폭.)
고이다:(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차온과 함께 냉큼 탄다.)
엘리베이터에 타고,
잽싸게 1층으로 내려와 밖으로 나섭니다.
플래시몹이 막 시작되고 있네요.
바로 곁, 플래시몹을 지휘하고 있는 듯한
무전기를 든 스태프가 당황하는 소리를 냅니다.
“왜? 무슨 일이야?”
“위에 뭐 고장났대. 어떡해?”
“뭐? 일단 진행시켜 봐. 지금 확인해보러 갈 테니까…”
“플랜카드는? 어, 잠깐!”
말릴 새도 없이 준비된 플랜카드가 사람들의 손에 옮겨집니다.
[♥지금 네게 닿는 노래가 너를 향한 나의 마음♥]
고이다:(휘파람 분다.)
… … 노래 안 나올텐데…
불길한 뉴스도 들려오지 않고
고이다:헐 노래 다른 걸로 바꿀 걸.
이해 못할 무언가가 다가온다는 초조함도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니
차온:뭘로?
고이다:우리 헤어져라던가.
차온:미친놈아
아마 성공적으로 개판이 나고 있겠죠?
고이다:그게 진짜 성공하는 영화지.
다음 목적지 어디지?
4. 꽃과 함께 피어나는 사랑의 행방은
무사히 스카이타워의 프로포즈를 망친 후
자리를 빠져나오니,
또 다시 유영에게 받은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Y : 무사하네요!]
[Y : 다음은 3시 반에 화원인데]
[Y : 매점에 들러서 라이터 얻어 가요.]
[Y : 가능한 합류할 수 있ㄷ]
음.
바쁜가? 메시지가 뚝 끊깁니다.
고이다:헐 매점 가래!!! (신나선 메시지 온한테 보여준다.)
차온:어디로 가야 한대? 아 매점?
고이다:응!!!!!!
이제 오후 2시 반이 조금 안 되는 시간입니다.
매점에 들렀다가 주위 구경이라도 하면 되겠어요.
뭐 그렇게 태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차온:그래 그럼. (이다 소매 붙잡고 질질 매점으로 간다.)
고이다:(같이 신나게 매점으로 간다.)
매점에 도착하면 직원이 상냥하게 무엇을 사려는지 묻습니다.
고이다:메뉴 뭐 있나요?!
차온:미친놈아 라이터! (옆구리 퍽 친다.)
고이다:(안 듣는다.) 핫도그랑, 회오리 감자랑, 저기 딸기맛 소프트아이스크림이랑, 찰옥수수랑
그 뭐냐, 라이터 주세요.
직원: 네. 핫도그, 회오리 감자, 딸기맛 소프트아이스크림, 찰옥수수, 그리고 라이터요. 스태프 분들 맞으시죠? 영수증은 그 쪽으로 달아놓을게요.
착각을 한 것 같긴 한데.
내 돈 아니니까 그냥 먹을까요?
고이다:넹!
직원이 핫도그와 회오리... 머시기들과, 라이터를 건네줍니다.
잘 받아든 이다와 차온이 밖으로 빠져나오면,
구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최호원이 보입니다.
파리하던 안색은 상당히 진정되었네요.
김미도는 어디론가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최호원이 두 사람을 발견하면 반갑게 말을 걸어오네요.
최호원:아, 아까는 감사했어요. 프로포즈는 잘 됐나요? 어떻게...
고이다:아 성황리에 촬영이 잘 끝났습니다.
구라를 치는군요.
고이다:세계가 감동할 수준이었죠. (세계 멸망을 막았으니 감동하긴 할 거다.)
다행이라며 이야길 듣던 최호원은 문득 어깨를 크게 늘어뜨립니다.
최호원:사실은 저도 곧, 그, ······프로포즈를, 하려고 생각 중이었거든요.
용기가 안 나서 차일피일 미룬 지 벌써 반 년이 다 되어가는데···.
고이다:아, 넹
내일 하세용.
최호원:그, 그게 좋을까요? 하지만 내일도 용기가 나지 않으면··· (머리를 싸매다 흐리게 웃는다.) 역시 제가 알아서 해야하는 부분이겠죠.
그래도 속이 좀 편해졌어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이다:뭐, 내일 세계가 멸망 안 하면
그 기념으로 하심 되겠네.
차온:제발 조용히 해...! (이 악물고 말한다.)
뭐 최호원은 그저 빈 말이라 생각하는지 웃어보입니다.
저 멀리 김미도가 다가오는 것이 보이네요.
양 손에 이온 음료 한 캔씩을 들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만 가봐야겠어요.
고이다:(가볍게 인사하곤 다시 자리 뜬다.)
3시가 되어가면 주변 사람들이 다음 촬영지를 향해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공 화원은 바닷가로 향하는 방파제 길을 건너 조성된
작은 인공 섬에 위치하고 있네요.
바다를 가로질러 인공 섬에 도착하면
울긋불긋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이 보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조화 제라늄 화단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조화 제라늄 화단입니다.
단연 제일 면적이 넓고 공이 들어간 듯한 공간으로 보입니다만,
꽃은 전혀 피어있지 않네요.
고이다:(조화 제라늄 화단 살핀다.)
(그 외에 다른 특이사항 없는가?)
스태프들이 빠르게 움직이며 꽃밭 안에 조명을 설치하는 것이 보입니다.
제라늄 꽃밭까지 닿는 미니 폭죽으로 장식된 길과
하늘로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헬륨 풍선떼를 보아하니…
스태프:타이밍 맞춰서, 조명 테스트!
설치된 조명에 불이 들어오자 조화 제라늄이 일제히 개화합니다.
색색의 꽃이 화단을 수놓아가네요.
날이 밝은 탓에 조명이 아쉽다는 느낌은 있지만,
타이밍에 맞춰 하늘로 올라갈 듯한 헬륨 풍선이 맞춰지면
상당히 로맨틱한 장면이 연출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임무는,
이 아름다운 꽃밭을 조지는 것입니다.
고이다:풍선도 조지자. (풍선 올려다본다.)
차온:응. 근데 저기 스태프들이 완전 몰려있어.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고이다:저건 내가 조져야겠다. 네가 잡으면 너 날라갈 듯. 아 그래?
총... ... 이 없지.
차온:무슨 생각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고이다:아무 생각도
차온:했잖아!
고이다:하하, 꽃밭 조지러 갈까?
물이나 부어줄까 조명에?
우리가 가지고 있으며
이다가 좋아하는
그걸 쓰는 건 어떨까요?
고이다:아. (라이터 살짝 켜본다.)
불을 붙일까요?
고이다:(스태프 붙잡는다.) 아, 저기요. 여기 모기가 많아서 그러는데.
차온:?
고이다:혹시 에프킬라 있나요? (환하게 웃는다.)
스태프:아, 아. 아뇨. 그건 없는데요. (죄송합니다. 바쁘다며 슬쩍 인사하고 사라진다. 뭐야 하는 눈으로 보고 있다.)
고이다:아... ...
행운 판정.
고이다:
행운
기준치: 70/35/14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누가 버리...고 간 건가?
구석에 에프킬라 한 통이 굴러다닙니다.
흔들어보니,
아직 남아있습니다.
고이다:헐!
차온:헐.
고이다:온아 너도 기쁘지! (에프킬라 쥐고 뒤돌아본다.)
차온:기쁘...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렇다 쳐...
고이다:(음, 온이 마음 바꾸기 전에 적당히 사람들 없는 꽃밭으로 가서 라이터 불꽃 킨다. 그리고 그 위에 에프킬라를 시원하게 분사시켜준다.)
은밀행동 판정.
고이다:
은밀행동
기준치: 65/32/13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에프킬라가 분사되며,
불꽃이 화염방사기처럼 뿜어져 나갑니다.
조화 화단인 탓에 물을 주는 스프링쿨러나 수돗가도 보이지 않네요.
고이다:너무 멋져!!!
한 송이, 두 송이…
꽃에 불이 옮겨붙어 갑니다.
고이다:존나 짱이다!
시간이 다 되어가는지 반대 편에서
고이다:온아 그치?!
차온:어흑흑... (울고 있다. 눈물은 안 났당.)
스탭들이 스탠바이를 외치고 있습니다.
어서 이 자리에서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고이다:(음, 꽃밭 적당히 조졌으면 온 손목 붙잡고 재빠르게 튄당.)
달랑달랑 키링처럼 차온을 붙들고 도망치자니,
“여기 불, 불이에요!”
“뭐야?! 호스 가져와!”
“호스가 어딨는데요?!”
“잠깐! 일단 다 피해요! 신랑신부 못 오게 막고! 앗!”
비명 소리와 함께
파직, 불꽃이 튀는 소리가 들립니다.
불씨가 날려 길가의 미니 폭죽들이 점화된 것 같네요.
폭죽의 불씨들이 아직 다 치우지 못했던 박스나 기자재,
이번의 주연들에게 전해야 했던 반지 케이스에 옮겨붙습니다.
누군가가 반지케이스를 빼내려 하지만 불길은 아랑곳하지 않고 커져갑니다.
이야! 잘 탄다!
고이다:온아 봤지.
저게 불 플러스 꽃
불꽃놀이야.
차온:... ...
촬영 현장은 이내 아수라장이 되고,
사람들은 빠르게 몸을 피합니다.
화재 사실이 모두에게 빠르게 퍼져 다칠 사람은 없어 보이네요.
다만 아름다운 화단은 확실하게 망가져가고 있습니다.
불이 풍선 쪽으로 옮겨 붙었는지 펑!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펑, 펑, 펑, 하늘을 가르며 날아갈 예정이었던
헬륨풍선이 죄다 큰 소리를 내며 터집니다.
고이다:그거 생각난다.
차온:풍선도 조졌네. 소원처럼... (허망한 얼굴로 쳐다본다.)
뭐?
고이다:그 일본 노래 뭐지. 우리 바이크 탈 때...
막 추억 돋게 만들던...
차온:... ...
추억 그런 거 없거든?!
고이다:아련한 일본 노래.
오래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소화기나 수도에 연결된
긴 호스를 들고 오면 불은 진압됩니다.
고이다:불꽃놀이가 추억이지.
오늘 촬영 어떻게 되는 거야?
차온:미친놈아...
작은 수군거림과 동요가 퍼져나갑니다.
스태프가 외칩니다.
“화원 촬영은 중지! 이후 5시에 크루즈 촬영 재개하겠습니다!”
5. 바다를 가로지르는 사랑의 행방은
이 꼴이 되었는데도 촬영을 지속하겠다는 말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기색입니다.
불안을 느끼고 그냥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사람들도 몇 보입니다.
“우연이 아니라 누가 자꾸 망쳐두는 거 아니야?”
“하긴 그래. 왜 아까 타워에서도…”
얼핏 들려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누군가 둘의 팔을 붙잡습니다.
베일을 교묘하게 이용해 얼굴을 가린… 유영이네요.
이유영:우와. 엄청 크게 해줬네요.
고이다:그냥 재밌게 한 거지.
이유영:(하하하 웃는다.) 다음에는 크루즈죠. 지금 바로 갈까요?
그 안에 이것저것 숨겨뒀다는 정보를 얻었거든요. 좀 살펴봐야 할까 봐.
고이다:엉 좋아!
차온:(눈치 보다 이다 옆구리 폭 찌른다.) 야 반지 부숴달라구 하자.
고이다:(옆구리 찔린다.) 아 맞다 나 너한테 팔 거 있어.
(반지 꺼낸다.) 얼마에 살래.
이유영:음. (싱긋 웃더니 뭐라 중얼거린다.)
주문인가?
이다 손에서,
반지가 파스스 부서집니다.
이유영:갖고 있어서 좋을 것 없으니 처분은 알아서 했어요 제가.
고이다:야, 야 잠깐. (반지 뒤늦게 뒤로 감춘다.)
이유영:부서진 거 끌어안고 살면 늙어서 대머리 돼요. (하하하 웃으며 두 사람 크루즈 터미널로 이끈다.)
크루즈 터미널에는 벌써 거대한 크루즈 한 대가 정박되어 있습니다.
평소에는 바다 위 레스토랑을 열거나 소규모의 파티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촬영 스태프들은 아직 인공 화원 근처에서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듯
터미널에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덕분에 유영이 동행하고 있어도 어렵지 않게 크루즈에 탑승할 수 있었네요.
예정된 크루즈 프로포즈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시간이 되어 크루즈가 출항해 바다 한 가운데까지 가면
예식장처럼 꾸며둔 갑판 위로 예비 신랑신부가 내려옵니다.
자리에 준비해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앞으로도 행복할 두 사람의 미래를 축복하고,
바닥에 장식해둔 하트 모양 촛불까지 나아가면
고이다:야! 이게 얼마나 비싼 건데!!!
(존나 울상 돼서 끌려간다.)
신부가 준비해두었던 반지를 건네며 약속된 프로포즈 대사를 하는 것이 마무리인듯 합니다.
차온:씨바 이 정도로 짜고 칠 거면 그냥 혼인신고나 할 것이지...
(개빡친 얼굴로 이다 옆구리 폭폭폭 찌른다.)
고이다:이 때 아니면 언제 돈지랄을 해보겠어.
그걸 망치는 게 우리지만.
차온:그래. 우리가 그걸 망치지...
걷다 보면 어느 새 크루즈의 지하층에 도착해 있네요.
습기 차고 조용한 공간입니다.
귀를 기울이면 작게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만이 은은하게 들려옵니다.
왼쪽으로 작은 문 하나가 나 있습니다.
고이다:(지하에 다른 사람 있나 주변 살피고 슬쩍 문고리 돌려본다.)
문은 잠겨있지 않아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불을 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닥에 그려져 있는 붉은 마법진입니다.
방을 전부 채우는 거대한 크기로,
무엇으로 그려진 것인지 옅은 쇠비린내가 올라오고 있네요.
고이다:간지난다.
차온:으엥. (코와 입을 틀어막는다.)
유영은 발로 마법진을 문질러 지워버리려 합니다만 이미 말라붙은 듯 잘 되지 않습니다.
지우고 있을 테니 좀 더 살펴봐 달라고 하네요.
고이다:아 온은 피냄새 약하겠다.
차온:넌 안 약해? 아. (깨달은 눈.)
고이다:(차온 코 존나 꽉 잡아주고 주변 둘러본다.)
(존나 여드름 짜줄 때만큼의 세기다.)
차온:아아아아 미친넘아! (짱나서 등짝 후려친다.)
구석에 낡은 상자 두 개와 마구 쌓아올려둔 책 무더기와 잡동사니, 검고 흰 로브무더기 등이 보이네요.
고이다:괜히 맡는 것보단 낫지 으악으악. (등짝 맡는다. 낡은 상자 두 개부터 먼저 살핀다.)
(맡? 맞.)
건드리면 터져있던 구석에서 서류뭉치가 우수수 흩어져 내립니다.
살펴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 가득하네요.
읽을 수 있는 건 맨 앞 장,
‘ ▒▒▒▒ & 릴리즈’ 라고 적힌 제목 뿐입니다.
외국어인 듯도 싶지만 의도해서 글을 뭉뚱그리거나 기호 등으로 표현해 둔 흔적이 있네요.
지능 판정.
고이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슨 말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원문을 읽으려면 오컬트 판정이 필요합니다.
고이다:... ...
오컬트
기준치: 5/2/1
굴림: 11
판정결과: 실패
오컬트
기준치: 5/2/1
굴림: 25
판정결과: 실패
행운 6 차감합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마법적인 힘을 차단하는 주문 같네요.
그것을 본인들이 원하는 너비만큼
개조한 기록 같습니다.
고이다:우리한테 필요한 건가?
차온:이 사람들이 쓰려던 거 아닐까? (어리둥절.)
고이다:마법적인 힘이 필요한 거 아냐 이 사람들한텐? 희한한 새끼들이네.
차온:음. (고민하는 얼굴.) 다른 사람들이 마법 못 쓰게 하려는 걸 수도.
고이다:음... ... 그럴 수도. (책무더기도 꺼내본다.)
상당히 낡아 잡는 것만으로도
먼지가 묻어나거나 낱장이 팔랑거리며 떨어집니다.
떨어진 종이 한 장은 상당히 삭아 있어 반절이 사라지고 없네요.
그나마 읽을 수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외 다른 책에서 특별히 건질 만한 정보는 없습니다.
고이다:헐 온아 우리도 호그와트 입학 가능한가봐.
차온:야 호그와트는 영국인만 받아.
고이다:인종차별 쩌네. (주문서 챙긴다... ...)
주문서를 챙겼습니다.
고이다:(잡동사니도 뭔가 있나 뒤적여본다.)
검붉은 얼룩이 말라붙어있는 잭 나이프나 사용감 있는 로프, 고딕 프레임으로 장식된 거울, 별이 그려진 원반 모양의 돌덩이 등 이해할 수 없는 잡동사니들이 한 가득 쌓여있습니다.
쓸모있는 게 있는진 모르겠네요.
고이다:(잭 나이프랑 로프 챙긴다. 거울이랑 돌덩이는 챙기지 않고 살펴보기만 한다.)
잭나이프와 로프를 챙겼습니다.
나머지에는 특이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고이다:으음... ... (잭 나이프랑 거울 온한테 건넨다. 로프랑 돌덩이는 자기가 챙긴당.)
차온:엥. (잭 나이프와 거울을 받아든다.) 가져가게?
돌덩이도 드는 고이다...
고이다:웅. (돌덩이 많이 무겁나 확인한다.)
가볍지는 않습니다.
고이다:... ... (내던진다.)
깡! 소리가 납니다.
돌덩이가 울고 있습니다.
아무튼.
고이다:(로브 무더기 집어든다.) 이걸로 변장할까.
차온:금방 알아채지 않을까? 다들 영화 촬영인 줄 알 텐데.
우리가 더 눈에 띌 걸...
고이다:하긴... ... (로브무더기들 사이에 뭐 괜찮은 거 없나 찾는다. 이를테면 돈이라던가 돈이라던가 돈이라던가.)
낡고 누덕누덕한 검은 로브들뿐입니다.
누군가 입고 있었던 걸까?
위생은 그다지 좋지 않아보이네요.
고이다:이 그지새끼들.
이다가 욕하고 있으면,
유영이 마법진을 전부 망가뜨리고 일어섭니다.
이유영:음. 이번엔 어떻게 망치는 게 좋을까요.
배를 엎을 수도 없고. 사람 눈도 더 늘었을 텐데.
고이다:마법진 망쳤으니 된 거 아냐?
이유영:저걸론 끝이 아니에요.
지워야 할 마법진도 여러 군데 있고.
궁극적으로는 프로포즈를 망쳐야 한다니까.
고이다:하... ... (성가시다는 듯 셔츠 윗단추 푼다.)
이번 프로포즈 크루즈에서 어떻게 진행되는 거더라. (소매 단추도 푼다. 쯧, 혀 찬다.)
이유영:갑판 위로 예비 신랑신부가 내려오면 거기서 신부가 반지를 건넬 거예요.
수많은 사람이 탑승한 배 위라는 장소를 고려하면 불을 낼 수도 없고,
준비된 장치가 없는 작전이니 사전 공작을 하기도 쉽지 않겠죠.
무엇보다도 앞선 두 번의 의식이 완전히 망쳐진 탓에
스태프들 또한 눈에 불을 켜고 경계하는 중일 겁니다.
고이다:진짜... ... (그냥 신랑신부를 아니, 하... ... 그래 근사한 일 멋있는 일 속으로 곱씹는다.)
드래스라도 찢어줘?
차온:저기. (눈치 보다 손을 든다.)
고이다:뭐야, 드디어 세계 멸망에 관심이 생겼어?
차온:아니거든. 우리 아까 주문 하나 찾았잖아.
고이다:엉.
차온:그거... 음.... 어떻게 쓰면 안 되나?
고이다:길 잃은 사이렌의 숨결이었지? (당당.)
차온:세이렌 임마 세이렌...
고이다:아 그걸로 안개 만들자고?
차온:응.
고이다:아 엉엉 세이렌.
알고 있었어!
차온:(째려봄...) 그거 쓰자구.
고이다:근데 마력이 필요하대.
우리... ... 할 수 있겠지?
(고개 갸웃.) 괜찮겠지. 나가서 크루즈 끄트머리로 갈까?
이유영:길은 제가 안내할게요.
그럼 가는 겁니다? 주문 숙지해두시고요.
고이다:그래 온이 다 해줄거야.
차온:... ...
아무튼 합의를 거치고 나면,
문득 발 아래가 움직인다는 듯한 기분이 들며 전원의 몸이 가볍게 휘청입니다.
민첩 판정.
고이다: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다는 간신히 균형을 잡습니다.
뭐, 서둘러 올라가볼까요.
위로 올라가보면 어느새 크루즈가 출항하는 것이 보이네요.
사람 또한 가득 차 있습니다.
유영은 먼저 위 층으로 몸을 숨겨 사라지고,
이다와 차온 또한 그 뒤를 따릅니다.
행운 판정.
고이다:
행운
기준치: 64/32/12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눈에 불을 켠 스태프들을 피해,
안전히 위층까지 올라오면
그 곳에는 더 이상 사람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창 너머 내려다 보이는 갑판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깔려있는 흰 카펫,
흰 장미 꽃다발로 장식된 거대한 기둥,
양쪽으로 나뉘어있는 많은 사람들과
막 들어서기 시작하는 오늘의 주인공…
확실히 경비를 강화했는지 거리를 두고 많은 수의 스태프가 따라서는 것이 보입니다.
고이다:화려하네...
잘 보면 그 외에도 사방에 깔린 스태프들이 주변을 경계하는 듯 하네요.
가벼운 심문을 받고 있는 사람도 볼 수 있습니다.
스태프를 붙잡고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는 최호원의 모습 또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유영:음. 내가 먼저 저기 스태프 중 한 명을, 주문으로 밀쳐낼 테니까요.
고이다:오 당신도 마법사야?
아 아까 주문 썼지.
이유영:엇비슷해요. 사람들이 우왕좌왕 하면... 신랑 신부 앞에 주문을 써줘요. (어깨 으쓱인다.)
고이다:신랑 신부가 정말 좋아하겠어.
흠.
사뿐히 무시하고
눈을 감은 유영이 주문을 외웁니다.
이쯤 되면 뭔 일이 나야 하는데...
왜지? 어째 조용하기만 합니다.
고이다:안 되는데?
이유영:... (고민하는 얼굴.) 나한테 말 안한 거 있어요 혹시?
고이다:존나 많지?
이유영:(개어이없다는 얼굴.)
이를 어쩌지.
고이다:너무 많아서 이 자리에서 말 다 못해 예를 들면 어떤거.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을듯한 맑은 하늘 아래 프로포즈는 진행되어 갑니다.
고이다:네 몰래 주문서도 얻었어.
아니 몰래는 아니지.
이유영:예를 들면 거기서 찾은 것 중에 여기 사람들이 저지를 만한 거!
그리고 이다의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고이다:마법 차단.
이유영:그걸 왜 이제 말해? (어이없음.)
뉴스 속보들이 갱신되어 가네요.
이제부터 리얼 타임어택입니다.
10분 안에 이 프로포즈를 조져버려야 합니다.
고이다:말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뻔뻔.)
차온:왜 여기서 둘이 싸워어억! (빽.)
고이다:안 싸웠어! (빽.)
10분?
차온:방금 싸워, 아니, 아니, 알았어. (급 진정한다.)
고이다:일단 어떡해 관심 어떻게 끌어?
내 빨간 머리?
차온:아니. 아니! 진정해.
이유영:얻은 주문이 정확히 뭐예요?
고이다:그냥 망하면 안 돼? 안개 생성 주문.
이유영:안개? 음.
유영이 고민합니다...
차온도 고민하네요.
이다도 고민하나요?
고이다:(아니용.)
이다는 고민하지 않습니다.
차온:(머리 갈갈갈 굴리더니 고개 팍 쳐든다.)
어차피 이거 안개 만드는 거라매?
그럼 엄청 높이 띄워서? 비를 내리게 하면 되는 거 아냐?
고이다:엉 그치.
안개를 높이 띄움 왜 비가 돼? (고이다는 멍청하다.)
과학 신기하다.
생각해보면,
나크 티스의 방벽 주문은,
높이 20미터까지만 작동한다고
읽었습니다.
읽었어요.
고이다:(맞아 읽었다.)
(왜 안개를 띄움 비가 되는지 고이다는 모른다. 하지만 차온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니까. 고개 끄덕댄다.) 내가 주문 외워서 안개 엄청 위로
올리면 돼?
차온:응. 근데 그거 음... 힘을 많이 써야 날씨가 바뀌지 않을까?
고이다:그럼 너랑 유영도 하자.
셋은 부족한가?
비를 내리는 데에 필요한 마력량은 두 사람의 마력량의 8할입니다.
고이다:(내 마력 소중하니까 유영도 써먹자.)
유영이 얼레벌레 끼어듭니다.
고이다:10분이니까
마력을 얼마나 사용할 건가요?
고이다:바로 한다?
(마력... ... 인심 썼다. 3 쓴다.)
8할 쓰라고...
고이다:하, 나 마력 이렇게 다 써서 실신하면 어떡해.
덜 쓰면 비가 안 내릴지도 모릅니다.
고이다:아, 이럴 때 유영이 어떻게 좀 캐리 해줘야하는데. (존나 눈치준다.)
차온:... ... (어쩐지 부끄러운 얼굴로 마력을... 10 쓴다.)
고이다:(마력 4 쓴다.)
이유영:(짜증스러운 얼굴로 마력 10 쓴다.)
고이다:(아니 근데 다들 마력이 왜 이렇게 많아?
(아니 근데 다들 마력이 왜 이렇게 많아?)
셋이 동시에 주문을 사용합니다.
허공에 안개가 무사히 만들어지면 갑판에 그림자가 집니다.
갑판 위 사람들은 고개를 들고,
자신들의 머리 위에만 떠 있는 구름을 발견하겠죠.
그 모습을 확인한 오늘의 주인공 한 쌍은 당황해 잠시 말을 멈춥니다.
그리고 툭, 툭, 툭…
어, 비! 비 온다! ""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마력을 투자한 보람이 있어 세차고, 아주 거센 비입니다.
갑판 위가 엉망이 되고, 사람들은 전부 크루즈 안으로 대피합니다.
미끄러질 뻔한 김미도를 최호원이 잡아주는 것이 눈에 띄네요.
그대로 가만히 서로를 응시하더니 두 사람 또한 안으로 들어갑니다.
6. 다시, 청혼하기 좋은 날
유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이유영:어떻게 정리는 됐나봐요. 고마워요.
그리고는 정말 내키지 않는다는 얼굴로 이다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이유영:아직 우두머리를 잡지 못했으니까. 다 끝난 건 아니지만 덕분에 숨은 돌렸어요.
고이다:그치그치. 다 내 덕이지. 누구 덕에 반지와 피같은 마력을 다 써가며 했는데 말야. (상큼하게 악수한다.)
이 은혜 잊음 안 된당?
...이걸로 마무리 된 걸까요?
정말로?
크루즈가 회항해 다시 터미널로 돌아오면
고이다:(왜, 또 뭔데.)
갑판 위에서만 내리던 비는 이내 그칩니다.
사람들이 불평을 내뱉고 있습니다.
이거 저주 받은 촬영 아냐?
대체 누가 저주하는데?
그런 이야기도 은근슬쩍 들려오네요.
인파에 섞여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서려 하면
유영은 두 사람을 붙잡습니다.
아직 크루즈를 전부 살펴보지 못했다고요.
게다가 지금은 사람들이 다 함께 나서고 있으니
들킬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이런 저런 일을 하려는 것 같은데, 혼자서 괜찮은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 나요? 아무튼 그런 말들을 듣고 있자면 차온이,
차온:어, 음. 저 도울 수 있음 제가 도와드릴게요.
라며 나섭니다.
고이다:(그럴리가. 혼자서 알아서 하겠지 내 알바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티는 안내다가 차온의 말에 속으로 아이고옥 외친다.)
차온:저 일단 유영 씨랑 비슷한 얼굴로 그냥 나갔다가 또 좆ㄷ, 아니.
잡힐 것 같기도 하고요.
고이다:에휴... ... 그래 네가 너 같은 게 누구 잘못이겠냐.
차온:... 이다 넌 혼자서도 괜찮지?
도움을 준다는데 누가 거절합니까.
고이다:괜찮겠냐?
유영은 쌍수를 들고 반깁니다.
차온:미안.
고이다:같이 가.
혼자 핫도그 먹음 맛없어!
이유영:어어.
그건 곤란한데.
고이다:아 왜!
이유영:셋이나 돌아다니면 너무 눈에 띄어요. 특히 당신. (빨간 머리를 가리킨다.)
바깥 상황 전해줄 사람도 필요하고요.
고이다:하... ...
(모자 뒤집어써보려고 하지만 후드티 아니라는 사실 깨닫고 한숨 쉰다.)
누구한테 전해주랴.
주위를 둘러보면,
스태프들의 분위기가 미묘하네요.
이유영:나한테 연락하세요.
고이다:우리 짜리몽땅 작아도 단단하니까 조심해.
나가서?
이유영:다치게 할 일 없어요.
네. 나가서. 크루즈에서 내려서 지켜보면 돼요.
차온:근데 작아도 단단하다니 너 뭔 소리냐?
고이다:(할 말 존나 많은데 온이 또 싸우지마악 외칠 게 뻔해서 입 닥친다.) 작은데 손이 존나 단단해.
차온:내가 유영 씨 때릴 거 같아? (눈이 희번덕.)
고이다:아니. 혹시 차온이 흥분해서 팔을 휘두르다가 한대 얻어맞기라도 하면
미리 애도 표하려고. (스르륵 뒷걸음질 친다.)
나 내릴게!
차온:이 XX XXXXX XXX! XX!
차온의 신명나는 욕을 뒤로 하고
크루즈에서 내리면 기분 좋은 바닷바람이 느껴집니다.
엉망진창이었던 하루가 끝나가는 것이 느껴지네요.
남의 프로포즈를 세 번이나 훼방 놓은 심정은 어떤가요?
고이다:(짜릿하다.)
지구를 지켜냈다는 건 나쁜 기분은 아니지만
현실감은 없는 이야기입니다.
내일이 되면 꿈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이다는 길을 걷습니다.
여전히 맑은 하늘, 서서히 시작되는 일몰, 비행하는 갈매기…
저 너머에서 누군가가 달려가는 것이 보이네요.
최호원입니다.
저 상당히 상기된 얼굴.
긴장한 듯한, 그러나 후련한 듯한…
최호원:고마워요! 당신 덕에 용기를 냈어요! (이다를 향해 손 붕붕 흔들고 멀리 사라진다.)
고이다:그쪽 왜 그딴 표정이세요. 느낌 존나 쎄하게.
… ...무슨 소릴까요?
고이다:이 씨발 어디가!!! (제 머리 줘뜯는다.) 저 개새끼!
내일 하랬잖아 씹새끼야!!!!!! (존나 소리친다.)
사라지는 최호원의 뒤로,
문득,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 무리가 보입니다.
고이다:(황급히 휴대폰 꺼내서 전화 친다.) 씨발씨발씨발!
이제 돌아가려는 걸까요?
하지만 컨벤션은 이 쪽 방향이 아닌데요.
“이 지경까지 왔는데 추가 촬영을 또 한대? 아까가 마지막 아니었어?”
“비 맞다가 눈도 맞았나보지. 앞에 세 쌍이나 그렇게 됐는데 용기가 가상하기도 해.”
“그래도 사랑은 고난과 역경과 함께 한다니까. 뭔가 알 것 같기도. 그래서 이번에는 잘 되려나?”
“빨리 가자. 해변가지?”
고이다:이 XX XXXXX 진짜 XXXX X할 XXX을 봤나
… … …
고이다:이 은혜를 원수로 아는 XXXXX의 XX 진짜 XXXX.
[Y: 여긴 다 정리됐는데. 거긴 어때요?]
때맞춰 유영의 문자가 도착합니다.
고이다:[좆됐어. 누가 고백했어.]
[Y: 했어요? 하려는 거예요?]
고이다:[해변가에서 할 거래.]
[Y: 아니 xx 사랑 그게 뭐라고]
고이다:[내 말이 xx]
유영도 기가 막힌 모양입니다.
가급적 빨리 그 쪽으로 향할 테니 먼저 가달라고 이야기하네요.
해변가는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닙니다.
고이다:아악! (제 머리 싸매고 해변가로 간다.) 존나 추가근무수당 필요하다고! (애초에 근무수당도 못 받는 일이다.)
그 곳으로 향한다면 이내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들의 무리와
촬영을 진행하는 스태프 떼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도저히 난입할 수가 없는 상태.
그리고 그 너머, 인파의 저 편에… …
노을 지는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김미도와 최호원이 보입니다.
모두 숨을 죽이고 있어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네요.
고이다:개새끼야 내일 하랬잖아!
최호원:지, 지금까지... 용기가 없, 어서... 직접 이야기는 못했는데. 오늘에서야, 드디어... ... 결심이 섰어.
이다의 욕설은 들리지 않는 걸까요?
최호원은 잔뜩 긴장하고,
고이다:이 썅!
더듬어가면서도,
분명하게 마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면을 극적으로 연출해 줄 도구나 장치는 무엇 하나 없습니다.
그렇지만,
최호원:비록 여,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나 혼자 힘만은 아니지만…
비가 오던 순간 네 얼굴과 마주했을 때, 내 인생에 너 같은 사람은 정말 너뿐일 거라고 다시 한 번 느꼈어.
이 순간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오직 혼자서,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방해도 끼어들 수 없는 프로포즈의 순간이 이어집니다.
가벼운 탄성이 흘러나옵니다.
이다의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징징징징징지리징징.
고이다:씨발! (핸드폰 꺼낸다.)
어떤 뉴스들이 갱신되고 있을지는 뻔합니다.
고이다:또 뭔데!
어쩌지?
장면은 좋은데,
고이다:그냥 멸망하던가 썅! 아니 차온 아악! (머리 싸맨다.)
이대로 있다간 정말로,
...
핸드폰에 알람이 다시 한번 울립니다.
고이다:차온은 왜 세계 멸망이 싫은 건데!!!
(성질내며 알람 확인한다.)
[Y : 차온 씨를 보냈어요!]
고이다:적금도 존나 병아리면서!
[Y : 맞춰서 시선을 끌어요!]
고이다:[걔로 어떻게 시선을 끌어?!]
최호원: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해변가 곁 육교 위에서 눈에 익은 사람이 달려 오는 것이 보입니다.
흰 옷자락, 흩날리는 화려한 장식,
차온입니다.
한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습니다.
이다와 눈이 마주칩니다.
고이다:하... ...
최호원:네가...
차온:야 고이다!!!!!!!!!!!!!
고이다:왜!!!!!!!!!!!!!!!!!!!!!!!!!
최호원의 목소리를 차온의 목소리가 덧씌웁니다.
몇 사람이 이 쪽을 돌아봅니다.
치켜올린 손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히지 않은 은반지가 들려 있습니다.
은반지?
고이다:어?
최호원: 나와,
차온:나랑!!!!!!!!!!!!!!!!!!!!!!!!
계단을 뛰어 내리다 말고,
최호원: 결...
한 쪽 손을 뒤로 빼며 포즈를 잡아…
차온:결혼 해 주세요!!!!!!!!!!!!!!!!!!!!!!!!!!!!!!!
...라며 멋진 폼으로 반지를 이다에게 던집니다.
고이다:이게 뭔 개소리야 썅!!!!!!!!!!!!!!!!!!!!!!!!!!!
무심코 손을 뻗어 반지를 잡아냅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큰일입니다.
어떤 말이든 하지 않으면 시선이 떠나가버린다!
차온:결혼해!!!!!!!!!!! 빨리 나랑 결혼해!!!!!!!!!!
고이다:아 그래!!!!!!!!!!!!!! 내일 이혼도 하자!!!!!!!!!!!!!!!!
이다의 대답과 함께
바닷가에 설치되어있던 폭죽이 올라갑니다.
김미도와 최호원도 어벙벙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네요.
고이다:이혼 축하 폭죽이냐고!!!!!!!!!!
영문 모를 박수가 퍼져갑니다.
스태프들은 황망하게 자리에 얼어붙어 있고,
한참 달려온 탓인지 차온은 난간을 붙잡고 주저앉습니다.
구두를 신고 달려왔으니 힘들 수밖에.
끊임없는 박수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퍼집니다.
수고했어요! ""
멋져요! ""
꼭 내일 이혼하세요!
고이다:다들 눈깔 삐었어?!?!!
… …
고이다:오늘 할거야 씨발!
사람들은 개의치 않습니다.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박수를 치네요.
고이다:(하... ... 심호흡 존나 크게 한다. 제 앞머리 한 번 거칠게 쓸어넘긴다.) 일단 차온 일으킨다.
(하... ... 심호흡 존나 크게 한다. 제 앞머리 한 번 거칠게 쓸어넘긴다. 일단 차온 일으킨다.)
차온:허어어... ... (다 죽어가는 얼굴로 일어선다.)
고이다:참나.
차온:씨바 진짜 달리다 뒤질 뻔.
고이다:야 할 거면 대딩 때 해야지 그래야 국장 지원을 받지.
차온:아 결혼하면 국장 더 줘?
고이다:엉.
차온:씨바 왜 이제 말해!
뭐 하여간.
이다와 차온은 이내 정신을 차린 스태프들에게 습격의 위기를 겪으나,
직후 어디선가 달려온 유영과 동료들에 의해
머리카락 한 올 다치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차온과 유영에게 대체 뭐였냐고 물으면,
“아~ 독을 독으로 제압했달까…”
고이다:(은혜 갚는 유영... ...)
라는 느낌의 얼렁뚱땅 대답이 돌아옵니다.
차온이 던진 반지는 유영의 소지품을 빌려준 것이라고 하네요.
그는 이다와 차온을 배웅한 후 반지와 휴대폰을 돌려받고,
동료 중 한 사람으로 보이는 다른 인물과 팔짱을 끼고 돌아갑니다.
...동료? 이기만 한 건 아닌 듯 보이지만,
뭐 어때요.
이제 남의 연애사는 질색입니다.
고이다:사랑이 뭐라고 한 거
유영 아니었냐?
차온:내로남불인가 봐... ...
며칠이 지나 두 사람 앞으로 도착한 신문에는
해양 공원의 영화 촬영지에서 연달아 일어난 불운에 대한 이야기가 실립니다.
어느새 잠적했다는 감독이나 촬영 스태프들의 소식도 있네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의 인터뷰 또한 실려있습니다.
유일하게 프로포즈에 성공했다고 하는 K 씨와 C 씨의 이야기가 보입니다.
‘엄청 긴장했죠. 전 준비한 것도 없었고, 프로포즈 한다는 것도 갑자기 결심한 거라.’
‘본론에 들어가려니 웬 분들이 갑자기 달려와선 옆에서 프로포즈를 하고 계시고.’
차온:... ... 이거 우리 얘기냐?
고이다:(신문 그대로 구겨서 입안에 쑤셔넣고 우물댄다.)
‘그런데 왠지 웃음이 나더라고요.’
‘결국 뭘 얼마나 준비하고, 멋진 말을 하고,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은 거죠.’
‘그 분들이 그 날 용기를 주신 분들이기도 했거든요. 여러 모로 도움을 받았네요.’
‘지금쯤 행복하게 지내고 계실지...’
'아. 이혼하셨으려나? (웃음)'
… ...
고이다:(차온이랑 눈 마주친다. 그래서 소원대로 세계 멸망 막으니 존나 행복하냐는 눈깔.)
도움을 주려고 한 일은 아무것도 없는데다가
고이다:(신문지 우물우물.)
차온:(씨발씨발 욕은 하지만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눈.)
아주 커다란 오해까지 산 듯 하지만,
이래저래 해명할 길은 없으므로 알 바 아니라고 밀어두기로 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오늘의 날씨도 맑음.
햇빛은 쾌청!
어찌 됐건 지구는 남아있어야 프로포즈의 다음을 볼 것 아니에요?
프로포즈의 진정한 의미는 두 사람의 앞 날에 대한 약속.
사랑이 있다면 어떻게든 미래가 이어질 것을 믿으며.
내일이야말로 지구 상,
사랑하는 모든 연인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ENDING 2 <프로포즈의 뒤를 가르쳐 줘>
고이다, 차온 생환.
지구를 지켰다! 이성 1D3 회복
고이다:
rolling 1d3
(
2
)
=
2
신문과 함께 누군가가 보낸 그 날의 사진 획득.
육교 위에서 멋지게 프로포즈하는 차온과 아래에서 당황한 얼굴의 고이다가 찍혀있습니다.
유영과 그의 동료들은 무사히 사이비 교단을 궤멸시킬 수 있었습니다. 잘됐어요!
수고하셨습니당.
예새:수고하셨습니당!!!
영도 (GM):수고하셨습니다...................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주님 왜 죽어가.................
영도 (GM):진자
초고속 진행했네
괜찮나요 넘 빨랐나요..........
예새:긍까 세시간
난 좋앗어!
영도 (GM):다행이네요...
순전히 엔딩에서
해피로 가려고
아등바등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이다를.... ㅎ열심히 운전대를 돌려줘서
고맙습니다 @차오
@차온
영도 (GM):원래 엔피씨랑 싸우는 게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도 (GM):왜 싸운 거야 ㅠㅠ
시비 열라 털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왜 털었지?
영도 (GM):뭐가 글케 맘에 안 든겨
예새:고이다 왈 : 귀찮아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온이 지구멸망 꿈꾸지 않아서 미안.,.,
예새:귀찮은데 자꾸 부려먹는다고(...)
영도 (GM):ㅈ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하지만 티알 스토리 진행상
어쩔 수 없다구욧 이다상
영도 (GM):마자용
이다상........
지구멸망 막아서 요깟따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지구멸망.... 막아서 혼토니 요깟따
영도 (GM):고생햇어 백업해서 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히히 좋아좋아
영도 (GM):웅 점심머거 빨리!!
예새:점심 먹음 딱 맞겟군
좋아!!!!!!치킨마요 먹ㄱ을 거야!!!!!!!!
영도 (GM):그려 헐 맛잇겟당
이따 보자!
예새: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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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GM):
(To GM)rolling (2d6+6)*5
(
(
2
+
2
)
+6)*5
=
50
고이다:웅앵
영도 (GM):이다야 행운 좀 확인해봐라
고이다:좋아 누나!
rolling 2d6+6*5
(
1
+
3
)
+6*5
=
34
씨발.
영도 (GM):아니
못 본 척 해줄게 다시 해봐 한 번만
고이다:
rolling 2d6+6*5
(
6
+
1
)
+6*5
=
37
영도 (GM):ㅅㅂ
고이다:ㅋㅋ
영도 (GM):야 기다려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이다:누나 나 이제 망해?
온한테 등짝 뒤지게 맞아?
rolling (2d6+6)*5
(
(
5
+
3
)
+6)*5
=
70
ㅋㅋ
영도 (GM):이걸로 해 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이다:아 자존심 상하네... ...
(일단 70 끼작인다.)
영도 (GM):이다야············ 개웃긴다 진짜
예새:내 주운이 웃겨?
영도 (GM):안 웃기겠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ㅠㅠ
영도 (GM):고이다는 행운이 생명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내가 캐붕시켰어... ...
영도 (GM):인생이 다 글치
시트 채웠나요 전부?
예새:웅 다 채웠엉.
이성...
이 걱정되지만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찍 출발할까?
예새:그랭~!
영도 (GM):그려~
*
남행열차
W. 이레밤
KPC. 차온
PC. 고이다
.
.
.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이다는 남쪽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습니다.
차창에는 빗물이 흐르고 풍경은 쓸쓸하게 얼룩집니다.
이다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를 새삼 떠올립니다.
오늘은 바로 차온의······
뭐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어느새 기차가 천천히 출발하기 시작합니다.
이다는 차창에 살짝 기대어봅니다.
그런데 창 밖, 기차역에 아주 낯익은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기도 전,
이다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전화를 받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고이다:엉?
차온:야 여보세요 고이다야?
고이다:엉 고이다야!
차온:있잖아 이다야.
너 뭐 두고 온 거 없어?
고이다:뭘?
흠...
딱히 놓고 온 건 없는 것 같은데요.
고이다:(기억 더듬어본다.)
온의 말에 기억을 뒤져봅니다.
고이다:고이다의 잘생김인가?
모두 제대로 챙겼습니다.
그러나 이다의 대답에 차온이 한숨을 푹 쉽니다.
고이다:(뭐를 고이다의 잘생김을?)
치킨?
이어지는 말은,
차온:나.
나를 두고 갔잖아, 이새끼야.
고이다:응?
응????????????????
그래요.
고이다:아 씨발.
당신은 그만 차온을 역에 두고 기차를 타버린 겁니다.
그것도 차온의 생일날에.
이다가 마실 음료수를 차온이 뽑으러 갔는데도!
고이다:는 아 씨발.
좆됐다!!!!!!!!!!!!!!! (차창에 얼굴 들이박고 밖 살핀다.)
음······
이걸 어쩌지?
차온:나중에 보자 하하하.
고이다:온아? 누나? 친애하는 온님?
뚝―
고이다:헉 씨발.
아무래도 좆됐습니다.
이대로 있다간 다시 만난 차온에게 등짝이 날아갈 때까지 맞을 게 틀림 없습니다.
고이다:좆됐다 좆됐다링.
비오는 날 등짝 날아가게 맞게 생겼다.
메신저? SNS?
그런 차가운 현대의 문물로는,
차온의 마음을 잡을 수 없을 거라는 예감이 강렬하게 듭니다.
고이다:(우리 SNS로 만난 사이인데.)
그런가요?
그러나 전화.
지금은 전화뿐입니다.
서둘러 차온에게 전화를 걸어봅시다.
고이다:(일단 옆에 차온이 없긴 해도 기차 바닥에 무릎 꿇고 차온한테 전화 건다 좆됐다 좆됐다링.)
뚜루루..........
차온:어 왜? 무슨 일이야?
무슨 염치야?
고이다:온아 살려줘.
내가 잘못했어 내가 개새끼야
온아 제발 등짝만은... ...!
그래요. 통화해야만 합니다.
KTX를 탈 차온과 중간역에서 만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달래봅시다.
여행은 즐거워야 하니까요.
고이다:우리 좋았잖아.
과연?
고이다:기억을 떠올려봐. 예를 들면
(큰일났다 없다.)
여튼 있잖아 온아.
차온:씨발럼.
고이다:아냐 온아!!!
우리 같이!
치킨 닭다리 먹었잖아!
차온과 통화를 하면서 어떻게 어떻게 붙잡긴 했지만,
냉랭한 기운만이 감돕니다.
휴대폰 건너편에서부터 차온의 개빡침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차온:난 대체로 닭가슴살 먹었어 이새끼야.
고이다:(큰일났다 치킨 100마리 사주게 생겼다.)
미안해 앞으론 닭다리만 있는 세트 시켜줄게.
차온:필요없어!
씨바 대체 무슨 말을 하면 좋지?
고이다:그... ...
(나 지금 차온이랑 통화 중인 거 맞지?)
(크툴루 신화 생물 아니지?)
네. 맞습니다.
그때, 이다의 눈에 웬 카탈로그가 보입니다.
어쩌면 저걸로 흥미를 끌 수 있을지도······?
고이다:아냐 온아, 치킨이 싫다면 다른 건 어때 예를 들면 그, (무릎 꿇던 자세에서 재빨리 일어나 카탈로그 재빠르게 집어서 펼친다.)
카탈로그를 뒤적이자 여러가지가 보입니다.
카탈로그는 두껍고, 없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뭐 동그랑땡, 세금 안 떼는 땅문서, 빨간색 염색약...
고이다:(차온이 개빡쳤을 때 화를 푸는 방법 책도 있나 본다.)
(아니 땅문서는 씨발 왜 있어 탐나게.)
아쉽습니다. 그런 건 없네요.
하지만 차온이 필요로 하는 게 있는지 묻는다면,
고이다:온아 내가 땅 줄까?
뭐 어떻게든 이차저차 여차저차 짜잔~ 하지 않을까요?
고이다:(땅인가 역시? 가격 본다.)
재력 판정.
고이다:
재력
기준치: 50/25/10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ㅋㅋ
아 씨발.
너무 비쌉니다.
고이다:그 뭐냐
부루마불 땅
역시 땅은 에바인가.
고이다:내가 나중에 서울 양보해줄게.
(ㅋㅋ)
차온:장난하냐?
아니 너 지금 뭐 보는데?
고이다:응 미안해.
카탈로그
차온:카탈로그?
고이다:엔간한 거 다 있어. 갖고 싶은 거 있어?
근데 땅은 좀 에반가봐.
차온:음.
그러고 보니 과장님 애기 돌잔치 선물도 못 샀네.
거기 뭐 쓸 만한 거 있어?
고이다:아 그 과장~
(고이다는 애기 돌잔치 선물로 뭐가 적절한지 모른다 하지만 일단 본다.)
어... ... 금반지?
?
괜찮군요.
고이다:(금반지 있나?)
차온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있습니다.
차온:너 근데 그거 살 수는 있어?
고이다:(왜 차온 분노 풀어주기 책만 없는 건데.)
차온:요즘 금값이 금값이야.
고이다:그건 그래.
재력 판정 해볼까요?
고이다:
재력
기준치: 50/25/10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그래서 못 사.
순금이야 온아.
차온:괜찮아. 됐어.
고이다:18k면 비벼봤을텐데.
차온:부담스러워서 금을 어떻게 주냐? 친척도 아니고.
그냥 해본 말이야.
음. 그래도...
고이다:(온아 지금 그 말이 더 부담스러운 거 같아.)
적극적인 이다의 태도에 (정말?)
차온의 기분이 좀... 풀어진 것도? 같습니다.
고이다:내가 나중에 사채 써서라도
사다 줄게 필요하면.
나 거기랑 친해 그 뭐냐 산와머니.
산와머니 아저씨랑 친해.
차온:이다야.
그거 하다 니가 끌려가는 게 더 개같으니까 조용히 해.
고이다:응 아가리 여물게.
통화를 하다보면 문득 주위가 어두워집니다.
아무래도 기차는 터널에 들어와 있는 것 같습니다.
터널이 끝나려면 한참 남은 것 같은데,
휴대폰에서... 차온의 말이 들려옵니다.
차온:이··· 내 말 ··· 듣 ··· 어?
고이다:오잉.
터널이라 그런 걸까요?
고이다:다시 말해줄래? 내 말 듣고 있냐고? 듣고 있긴 해.
차온의 목소리가 뚝뚝 끊기고 있습니다.
차온:··· 뭐 ········· 거야?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고이다:뭐라는 거냐고? 너도 안 들려?
음.
안 들리나봅니다.
그런데··· 차온이 뭔가 오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차온:아. 전화 ··· 너······ 오래 ··· 거 ··· 끊자.
고이다:(여기서 더?)
어?
아냐 안 끊어도 돼.
이놈의 터널.
고이다:온아! 날 버리지 마!!!
다급하게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하자,
어디쯤 빡친 기색이었던 목소리가 좀 누그러집니다.
차온:버············ 짜증············ 알았어.
뭔지는 모르겠지만 짜증은 났습니다.
고이다:(진짜 모르겠다 씨발 일단 대충 대답한다.) 응응.
응.
그랬어?
응응 소리는 잘 들렸나?
차온이 갑자기... 뭔가...
차온:아, 잠깐만. 여 ··· 메모 좀 ······ (삐-----------) ······ 적어야······잊어 ······ 이제 불러줘.
오...
들리지도 않는데 뭔가 불러달랩니다.
그러나 당신은 을이기 때문에,
불러줘야 합니다.
고이다:온아 이거 실화냐. (당근빠따해주지.)
듣기 판정.
고이다: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차온:아 잠깐만. 아 다시 불러줄게. 그니까...
기획서 중에.... B 먼저 ........................... 팀장님......... 커피...... 다시 불러봐.
대충 눈치껏,
(1) 기획서 B 먼저 내기.
(2) 팀장님 커피.
정도로 요약 가능할 것 같습니다.
고이다:엉엉 다 알아들었어 이 정도면 쌉가능이지!
차온:부르라고.
부르랩니다.
고이다:아.
넵.
기획서 중에 B 먼저 제출, 팀장님 커피 어떻게 잘 해드리기.
어때 맞지? 정확하지?
차온:어······ 내 말 듣고 있었네. (진짜 안 들을 줄 알았다는 목소리임.)
고이다:(노래 무슨 일인데.)
아니 내가 뭐,
창 밖 풍경 보느라 귀도 안 기울이고.
그랬을 거라 생각한? 헐 밖에 강아지 귀여워.
이다는 기적적으로 차온이 말한 내용을 제대로 알아들었습니다.
고이다:0.1초만에 사라졌지만.
기적적으로.
기적입니다. 강아지에 한 눈 팔지 않고,
기적적으로!
고이다:이건 기적이 아니라 고이다의 능력으로 존나 쌉 임파시블한 거지.
알아들었습니다.
차온의 목소리도 꽤 누그러졌습니다.
차온:지랄하지 말어.
말은 저모양 저꼴이어도요.
고이다:아 왜. 근데 온아 가능하다가 임파시블 맞지?
미션 임파시블이니까
차온:파시블 새끼야 파시블!!!!!!
고이다:아.
사실 알고 있는데 모른 척 해봤어.
차온:지랄하지 말라고.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와 겨우 차온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고이다:아 왜 안 믿어주는데!!!
다시 집중하여 통화하려고 하는데,
고이다:아니 내가 을이지.
응 미안.
차온:잊었냐 그새? 그새?
어라.
고이다:미안해 온아.
별안간 간식 카트가 객실로 들어섭니다.
고이다:나 무릎 꿇었어 영상통화 해줄까?
차온:진짜야?
진짜 꿇었어?
고이다:엉. (다시 무릎 꿇는다... ...)
고소하고 짭짤하고 달콤한 냄새가 섞여 납니다.
차온:틀어 봐.
고이다:그랭. (영상 통화 튼다.)
(졸라 불쌍하고 안타깝고 짠한 대형견 개새끼 씹새끼 눈.)
막상 거니까 안 받습니다.
고이다:뭐지.
뭔가... 흠.
고이다:눈깔 장전 완료 했는데.
보면 풀릴 걸 아나봅니다.
아무튼.
무릎 꿇고 가만 대기타고 있으려니,
영상 대신 목소리만 들으며 주구장창 떠들고 있으려니,
배가... 고플 수도?
고이다:(은근슬쩍 다시 자리에 착석.)
차온:너 방금 자리에 앉았지.
고이다:아닌데? (다시 무릎 꿇음.)
그러고보니 아침 일찍부터 기차를 타려고 서두르느라,
고이다:아닌데? 아닌데? 완전 아닌데?
지금까지 먹은 게 없습니다.
차온:맞는데 이거 완전 맞는데.
고이다:아닌데? 완전진짜대박 아닌데? 증거 있어?
원래라면 지금쯤 차온과 간식을 나눠먹고 있겠지만······
차온:증거? 증거가 필요해 지금 나한테?
나한테? 니가? 증거를 들이대라고 말을 해?
고이다:아니용 온느님 말이 곧 법입니다 살려줘.
직원: 간식 드시겠어요?
오...
고이다:아 넹. 간식...
간식 카트째로 주세요.
차온을 두고 와버린 이상 혼자 간식을 먹으면 안 될 것.... 같지 않으세요?
차온:너 뭐 먹냐?
고이다:... ... 그냥 해본 소리에용.
(카트 밀어둔다... ...)
최대한 간식에 한눈을 팔지 않고, 간식 카트가 다른 객실로 넘어갈 때까지 버텨봅시다.
고이다:... ...
직원: (다른 사람에게 카트 밀며 슬슬 움직인다.)
음...
카트가 오갈 때마다,
맛있는 냄새가 솔솔솔솔솔.
솔소로솔솔솔솔.
고이다:... ... 에반데.
쌉에반데 씨발. (ㅠㅠ)
버텨본다면 정신력 판정.
고이다:장난해?
안 하는데용.
고이다:
SAN Roll
기준치: 25/12/5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강행 가능합니다.
고이다:(자기 팔뚝살 존나 꼬집는다. 씨발 나는 고이다다 존나 대단한 고이다다 씨발 나는 존나 할 수 있다 왜냐면 내 등짝은 소중하니까.)
SAN Roll
기준치: 25/12/5
굴림: 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고이다:
이다는 참았습니다!
카트가 일 보 후퇴합니다!
고이다:와!
차온:방금 뭐 했냐?
왜 갑자기 환호성이야?
고이다:너랑 이따 간식 먹으려고!
참았어!
차온:나랑?
고이다:엉!!!
차온:기차를 같이 타야 간식을 먹을 거 아냐?
고이다:엉... ...
쉽지 않네...
고이다:같이 탈 때까지 기다릴게... ... (쉽지 않네... )
차온:진짜 참을 거야?
아침 안 먹었잖아.
고이다:(고이다 눈치 뒤졌는데 안 참으면 망하는 각?)
차온:고이다 배 고프지 지금?
고이다:... ... 엉.
엉. 하고 우울하게 대답하던 찰나,
? 간식 카트가?
분명 지나쳤던 카트가?
또 옵니다.
고이다:에반데.
팝콘 냄새, 오다리 냄새, 달콤한 초콜릿 냄새가...
솔솔솔솔소롯롯롯ㄹ솔.
고이다:아악.
(머리 쥐어뜯는다.)
정신 판정.
고이다:
SAN Roll
기준치: 25/12/5
굴림: 1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고이다:
의지가 대단합니다!
카트가 스쳐 지나갑니다.
고이다:고이다 의지 천재!!!
차온:니가 왜 의지 천재야?
너 지금 나랑 통화하고 있는 거 까먹은 건 아니지?
고이다:아니 너무 기뻐서.
이따 다 얘기해줄게.
차온:와 진짜...
옆에 있었으면 바로 얘기했을 텐데 그치?
고이다:... ...
쩨쩨합니다.
쪼잔하군요.
고이다:(차마 입밖으로 뱉지도 못하고 속으로 투덜투덜앵알앵알쪼잘쪼잘댄다.)
차온:어디서 입 열고 지방방송 하는 소리 들린다 그치? 어?
소머즈 귀입니다.
요만큼 샌 한숨 소리도
알아먹은 듯.
고이다:아 옆자리 사람이 시끄러운가봐.
차온:아 그래? 옆자리?
옆자리는... 차온 자리였잖아요?
고이다:조용히 하라고 할게. (텅 빈 좌석 본다.) 아니 그 옆자리 말고
차온:누구 앉혔어?
내 자리에?
고이다:다른... ... 다른 그 옆자리.
아냐!
차온:다른 옆자리가 어딘데?
고이다:그... ... 여튼 있잖아 통로 있으면
반대편 거기 사람.
이다는 공간지각 능력을 발휘하여,
열심히 설명합니다.
고이다:(열심히 손짓한다. 씨발 근데 이거 영상통화 아니잖아 근데 손짓과 발짓을 멈출 수 없다.)
차온:근데 옆 자리 사람도 뭐 먹긴 하겠다.
고이다:그치.
차온:너도 먹고 싶어?
고이다:... ... ... ...
아니?
아니?
카트가 또 옵니다.
XX...
고이다:(XX...)
차온:먹고 싶구나.
고이다:... ... (차마 입밖으로 뱉지는 못하고 고개만 졸라 끄덕인다.)
정신 판정...
고이다:(진짜 너무한 거 아냐?)
카트 직원분도 판매를 해야합니다.
고이다:
SAN Roll
기준치: 25/12/5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ㅋㅋ
고이다:(ㅋㅋ)
강행 해보실래요?
아니면 차온을,
끝내주는 말발로 설득할 수도 있습니다.
고이다:(조용히 차창에 대가리 박는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고이다는 졸라 개짱쎈 여튼 슈퍼울트라하이퍼어마무시한 고이다다.)
(둘 다 가능?)
해보세요.
고이다:
SAN Roll
기준치: 25/12/5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시도는 분명 의미가... 있을...
있...
고이다:(그냥 행운 깎을게.)
이다는 팝콘 한 봉지를 조용히 구매했습니다.
고이다:온아.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차온:응.
뭘 생각했니.
고이다:이... ... 아니 노약자 분이 잠깐 앉아가도 되냐고 하시네?
차온:아 옆자리에?
왜?
입석이시래?
고이다:응 근데 노약자니까 잠깐 자리 내어드릴까 하는데 아니면 그냥 서계시라 하고 근데 그분이 글쎄 팝콘을 드시고 계셔서 말이야.
차온:음.
고이다:팝콘 소리 듣고 오해하면 안 돼 알겠지? (말재주 가능?)
말재주 판정.
고이다:
말재주
기준치: 65/32/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차온:노약자 분인데 왜 입석을 사셨지?
자리가 없으셨나...
이게 먹힙니다.
고이다:KTX 비싸잖아 하하하.
그건 그렇습니다.
비싸다는 말에 차온은 납득합니다.
차온:하긴. 그래. 어차피 나도 없는데.
양보해드려. 그리고 너 배 많이 고프지 솔직히?
고이다:응!!!
차온:이다야.
너 내 가방 갖고 있지.
음. 그렇습니다.
차온의 가방도 이다가 가진 채로,
혼자 열차에 탔거든요.
고이다:... ... 엉.
차온:거기 보면...
출발하기 전에 너 주려고 샌드위치 샀었어.
상하기 전에 먹어.
고이다:헐 진짜?
차온:구라겠냐?
고이다:온아... ...(졸라 감동.)
감동 받았습니다.
차온:근데 넌 날 두고 타고...
이쌉놈새끼 이 XX XXXXXX
고이다:... ...
차온:먹기나 해.
고이다:다시 한 번 더 무릎 꿇을까?
차온:꿇어봐라.
노약자 분 계신데.
꿇고 심약한 분 놀라게 해드려봐라 어디.
고이다:하하.
뭐 아무튼.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지만,
이다가 차온에게 집중해준 (정말?) 덕분에,
샌드위치를 기쁘게 먹을 수 있겠습니다.
고이다:(가상의 옆자리 할아버지 고마워용! 샌드위치 졸라 맛있게 먹는다!)
이 짧지 않은 여정도 끝을 보입니다.
사실 짧은 것 같기도?
고이다:(이거 더 길었으면 고이다 말라 뒤졌어.)
마침내 열차가 중간역에 도착합니다.
이다는 말라죽기 전 서둘러 짐을 챙겨 내렸습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저기 앞에 낯익은 뒷모습이 보입니다.
아직 통화가 끊기지 않은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네요.
고이다:온아!!!
차온에게 다가가려고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이 앞으로 휙 쏠립니다.
고이다:엉???????????????
엥?
옆자리에 차온이 앉아있군요.
차온이 히죽 웃습니다.
차온:넌 어떻게 타자마자 졸고 있냐? 기차 방금 출발했어. 더 자든지.
고이다:엉??????????
아, 그래요.
이 모든 것은 꿈이었습니다.
고이다:(그대로 한 손 들어서 자기 뺨 철썩 내려친다.)
(진짜임?)
차온:미미미친놈아 뭐해?!
고이다:헐 온아... ...
다행······ 인가?
고이다:나 뺨이 아파... ...
차온:당연히 아프지!
존나 세게 쳤잖아!
고이다:(눈물 그렁그렁... ...) 씨발 존나 아파... ...
차온:야. 야... 야 울지 마.
어? 왜 그래? (허겁지겁 휴지 찾아서 건네준다.)
고이다:(코흥팽.)
꿈에서 개고생한 게 좀 억울하긴 합니다만.
하여튼 어느새 비는 그치고 날은 파랗게 개었습니다.
차온:어우... 쓰레기 제대로 버려라.
고이다:엉!!!!!!!!!!!!!!!
차온이 자판기에서 뽑아준 음료수를 손에 꼭 쥐어봅니다.
이제부터 진짜 기차여행이 시작되겠네요.
뭐 잘 끝났으니 된 거 아니겠어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고이다:와!!!!!!!!!!!!!!!!!!!!!!
엔딩 3. 아 XX 꿈?
수고하셨습니당.
고이다:수고했어 누나!
차온:누구한테 말하냐 너?
영도 (GM):ㅋㅋ
고이다:있어 그런게. (졸라 허공 키스.)
차온:징그러...
고이다:어휴 네가 뭘 알겠냐.
차온:나?
고이다가 일단... 제정신은 아닌 것 같단 걸 알지.
(뺨도 치고 허공에 말하고 키스하고...)
고이다:나만큼 멀쩡한 사람이 어딨다고!
차온:사람이 허우대만 멀쩡해서···
허공에 키스하고 어? 어우···
뭐 키스 좀 하면 어때...
예새:허우대도 안 멀쩡해 보여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박해...
예새:으하학.
영도 (GM):암튼 이게
세 번의 위기를 다... 잘 넘기셔서?
아 시발 꿈이 됐습니다.
예새:우왕!!!
영도 (GM):와!!
예새:못 넘기면
어떻게 되는데
영도 (GM):정신력 어케 성공했냐
예새:사실 나도 성공할 줄 몰랐어.
영도 (GM):두 개 성공하면
차온이 그냥 마음을 풀고용.
하나 성공하거나 다 실패하면? 이제...
좆되는 거지
예새:에반데.
영도 (GM):만나서도 달래줘야 함
예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력
님 어떻게
나한테
나한테 이래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을 설마
예새:안 중요하다며!!!!!!!!!!!!!!!!!!!!!!!!!!!!1
영도 (GM):그렇게 할 줄은...
중요하진 않지
예새:안 중요하다며!!!!!!!!!!!!!!!!!!!!!!!!!!!!!!!!!!1
영도 (GM):실패해도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죽진 않으니까???????????????
영도 (GM):글치.
예새:차온한테 뒤지게 맞기만 할 뿐이니까?!?!?!?!?!?
영도 (GM):웅.
사이즈 40짜리가
때려봐야...
예새:그건 글치
영도 (GM):글치.
예새:그래도 성공해찌
영도 (GM):웅.
넘 일찍 끝났당.
예새:사실 고이다가 캐입해서 성공했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
영도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짧구 가볍구 재밌넹
영도 (GM):웅. 제이서경도
걍 갈래? (끕기야)
예새:몇시간짜린데?
영도 (GM):얼마 안 걸릴......걸?
나 초보자라 진행이 존나존나 빨라서.........
예새:난 상관없는데
님은 갠찮아?
영도 (GM):웅.
예새:구럼 갈깡. 나 시트 새로 짤겡!!!!!!!!!!!
영도 (GM):웅!! 방 줄게.
예새:방 만들어조!!!
영도 (GM):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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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온:
rolling (2d6+6)*5
(
(
3
+
2
)
+6)*5
=
55
*
CoC 7th Fanmade Scenario
CHEERS!!!
W. by KANGKANG
KPC 고이다
PC 온
PC 차온
*
도입
한가로운 저녁,
연말인데 할 것도 없고
지루하기만 합니다.
TV에서는 철 지난 할로윈 영화가
나오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무언가 말을 하고 있군요.
본인이 호러 영화의
클리셰를 알아왔다면서요.
호러 영화의 세가지 클리셰.
첫번째, 술이나 마약을 하지 말 것.
두번째 , "금방 돌아올게(I'll be right back)."
라고 말하지 말 것.
세번째, "좋아, 희망이 보여." 라고 말하지 말 것.
딱히 집중은 하고 있지 않은 터라
영화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술을 하지 말라는
대사는 잘 들리네요.
마침 한 잔 하려고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가지고 온 참이였으니깐요.
술이라, 하긴 정신 못차리고
술마시다가 죽은 영화 속
여러 등장인물이 떠오릅니다.
….
갑자기 찝찝해져서 캔은 따지도 않고
그냥 소파에 반쯤 누워 버리면
갑자기 전화가 울립니다.
*
차온:······. (받으러 가기 너무 너무 너무 귀찮지만? 도의적으로 기어가 전화를 받는다.) 여부세여.
받아보면
엉엉 우는 이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듣기>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듣기
기준치: 40/20/8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다는 제발 내가 있는
칵테일 바로 와달라며 횡설수설합니다.
차온:뭐라는 거야··· 뭐 어디? 어디?
고이다:아니 ... ... 발 ... ... 어...냐면... ...
칵테일 바 주소만 말하네요.
노이즈가 너무 심해 간신히 알아듣습니다.
그리곤 곧 갑자기 전화가 끊깁니다.
차온:?
뭐야···. (전화 다시 걸어본다.)
전화를 다시 걸어도 받지 않습니다.
차온:(드러누웠다가 벌떡 일어났다가 정신 사납게 거실 돌아다니다가··· 개빡친 얼굴로 외투 걸쳐입는다. 미우나 고우나··· 곱나? 아무튼 칵테일 바로 가기로 마음 먹는다.)
간절한 목소리를 무시하기에는
마음이 걸리는데다가
막상 할 일도 없어서
온은 이다가 말한 주소를 향해 갑니다.
바로 갈까용?
차온:아유 이 인간아··· 술 적당히 마시지···. (한숨 푹푹 쉬며··· 간다!)
대략 40~50분 걸려
칵테일 바에 도착하면,
이미 밤입니다.
고장난 바의 간판은
일부만 빛나고 있으며,
어렵게 키스 오브 선라이즈라는 이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차온:(머리 싸매고 간판 읽다 안으로 들어간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흔히 싸구려 공포영화에나
나올법한 어둑한 조명과,
조잡한 인테리어,
먼지 쌓인 바닥이 보입니다.
생각보다 사람은 많은 편이네요.
차온:(눈 가늘게 뜨고 사람들 헤쳐가며 이다의 빨간 머리를 찾는다.)
이다를 찾아보면,
고이다:(구석 테이블에서 손 흔든다. 엉엉 울며 전화했던 방금이 무색하게 제법 멀쩡해 보인다.)
차온:(종종종종 뛰듯 걸어 등짝을 후려친다.) 미친놈아 아까 울면서 왜 전화해 왜 사람 여기까지 불러!
고이다:하하, 술이나 마실까? (말 돌린다.) 여기 키스 오브 파이어랑 테킬라 선라이즈 하나 부탁할게.
차온:아니 날 불러놓고 술을 왜 마시냐고? (어이 없는 얼굴로 쳐다본다.)
고이다:사소한 건 넘어가자고.
이 칵테일 이름을 조합하면
이 칵테일 바의 이름이 나오네요?
차온:뭐가 사소해? 니가 울었는데? (얼척 없음.)
고이다:그냥 즐겨. (칵테일 나오면 한손으로 잔 받아들고 온한테 건넨다.)
야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게 최고야.
차온:이새끼이상한데? (미심쩍은 얼굴로 잔 받아든다.)
고이다:내가 뭐? (태연하게 어깨 으쓱인다.)
<심리학>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심리학
기준치: 30/15/6
굴림: 34
판정결과: 실패
음... ... 이상한가?
잘 모르겠네용!
차온:······. (그래 이다는 늘 그렇다··· 하지만 이 인간이 사람 인생 말아먹을 짓까지는 안 하겠거니 대충 생각하고 잔을 흔든다.) 이거 이름이 뭐라고?
고이다:(음, 온의 안도를 조만간 산산조각낼 고이다가 명랑하게 답한다.) 테킬라 선라이즈. 파이어는 불이라 내 거야.
문제는 거기서부터 발생합니다.
갑자기 한 사람이 일어납니다.
차온:? 뭐야.
사람: (챙모자를 쓴 채 벌떡 일어난다.) 드디어 백년간의 원수를 갚겠다!!!
사람2: : (그에 대적하듯 몸 일으킨다.) 우리의 거사를 방해하지 말지!
차온:어엉···? (잔 입에 댄 채로 멈춘다.)
바닥에는 이상한 마법진이 그려지고,
천장에서는
불기둥이 떨어집니다.
이해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치고박고 싸우기 시작합니다.
바텐더는 칼을 들었으며,
앉아있던 사람들은
인간의 탈피를 벗고
다른 존재로 깨어납니다.
난리통에 이다와 온의 목숨이
무사할리도 없습니다.
날아오는 테이블에 맞고
고이다:아 염병,
쓰러지는 이다가 보입니다.
그리고 곧 얼마 되지 않아
칵테일 바가 불길에 휩싸이고,
건물이 서서히
내려 앉습니다.
차온:씨발.
…….
전개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정신을 차려보면 다시
이다와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있습니다.
죽을 때 느낀 감각이
아직도 몸 전체에 생생하게
새겨져있습니다.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속에서는 구역질이 올라옵니다.
죽음을 경험한 온,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2 감소
차온:(발발 떨리는 손으로 마른 세수 한다. 눈 가늘게 뜨고 이다를 바라본다.) 뭐야 이거.
뭔데? 뭔데 나 죽었는데 뭔데? 뭔데?
정신을 차린 온 옆에,
고이다:이 조합도 실패인가...
라고 말하는 이다가 보입니다.
이상하게도 이다는 죽음에
별로 놀라지 않은 듯 합니다.
차온:뭔 소리야?
너 뭐야? 나 왜 불렀어. 뭐야 너?
고이다:아 그겡
차온:똑바로 불어라. (머리채 잡을 듯 꽉 쥔 주먹.)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이 아는 것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차례군요
하지만 잊은 건 아니겠죠.
고이다:나 사실 루프 중이야. 뒤지면 내가 칵테일 바에 왔던 순간으로 돌아가.
일단 술이나 먹을까?
고이다는 개자식입니다.
차온:지랄하지 마 미친인간아!!!!!
(구레나룻 꽉 잡아뜯는다.)
고이다:진짠뎅은 아악 씨발, 아악 온아 잠시만!!!
차온:야이 야··· 이······ 이 개자식아! (꽉꽉꽉꽉 잡아 뜯고 흔든다.) 설명 안 해?
고이다:아니 진짜 사실이 그렇다고! (졸라리 흔들린다.)
아니 내가 분석을 해봤는데 어떤 술을 주문하냐에 따라 루프 내용이 달라진다?
그것 밖에 몰라!
차온:(손 놓는다.) 무슨 술을 어떻게 주문해야 하는데?
고이다:물어보는 거 다 답해줄게!!!
차온:그럼 불어.
뭐 뭐 주문해봤어. 어떤 조합 써봤어. 어디서 어떻게 조합을 찾아야 하는데?
고이다:그걸 몰라.
차온:씨발럼아. (다시 붙잡는다.)
고이다:아악 씨발 잠시만 온님 누님 제발 잠시만요 잠깐
기억이 날 것 같아 잠시만
차온:그래? (놓는다.)
고이다:(소름이 돋은 팔 쓸어내린다.) 아니 일단 나 혼자서 모든 종류를 시켜봤는데,
그건 안 통했어. 그런데 너랑 같이 두 종류를 시키면
경우의 수가 더 많아지잖아?
주문은... 그냥 메뉴판 보고 하면 돼.
차온:그러니까···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시도해보자? 될 때까지?
메뉴판 어딨어.
고이다:여기,
이다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을
펼칩니다.
그와 동시에, [작은 안내문]도 보이는군요.
술을 주문할 기분이 아니라면,
[칵테일 바의 내부] 를 둘러보도록 합시다.
차온:씨바··· 공포영화에서 술을 마시지 말라더니···. (안내문을 확인한다.)
메뉴판에는 총 13개의 칵테일이
적혀있습니다.
는 잠시
혼선이 있습니다 잠시만용.
총 4가지의 안내문입니다.
칵테일 메뉴를 추천해주고 있거나,
팁 같은 게 적혀있습니다.
차온:(안내문은 때려치우고 메뉴판을 훑는다.) 일단 시켜봐야 아는 건가?
(대가리를 굴려도 모르겠다. 다시 안내문을 읽는다.)
메뉴판에는 총 13개의 칵테일이 적혀있습니다.
몇번째 안내문부터 볼까요?
차온:(첫 번째 안내문부터 차근차근 읽는다.)
메뉴판을 기준으로 해서
빨간색 칵테일이라면
키스 오브 파이어,
블러드 메리
그리고 엘 디아블로입니다.
그리고 노란색 칵테일은 데킬라 선라이즈,
스크루드라이버, 그리고
허니문이네요.
차온:하···. (두 번째 안내문도 읽어본당.)
같은 베이스의 칵테일을 여러 잔
마시라고 하네요.
메뉴판을 보면 마침 럼,
위스키, 진 칵테일이 모두
두 잔씩 있습니다.
차온:왜 단서가 안 겹치지? (예의 없는 고양이 얼굴로 세 번째 안내문을 읽는다.)
그건 대체 무슨 얼굴이죵?
좋은 무드를 만들고 싶다면
허니문과 블루 하와이안을
마시라고 적혀 있습니다.
차온:(음. 세 번째 안내문을 가뿐히 무시하고 네 번째 안내문을 읽는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게
블러디 메리와 홀리데이 뮬 칵테일이
소개 되고 있습니다.
차온:(뒤통수 긁적이다 이다 쳐다본다.) 모히또랑 블루 하와이안 하나씩 시켜볼래?
고이다:(대가리 책상에 박는다.) 어, 블루라서 안 먹어. 일단 모히토만 시킬래.
생각해보니까... ... 경우의 수는 너만 달라도 될 것 같고.
차온:······오늘 아주 거하게 취하는 거 아냐? (모히토 두 잔과 블루 하와이안 하나를 시킨다.)
직원: (직원이 상냥하게 손님을 응대한다.) 죄송하지만 일인당 한 잔만 주문이 가능합니다.
차온:(씨발.) 그럼 블루 하와이안 하나랑 모히토 하나요.
직원: 손님이 블루 하와이안인가요 아니면 모히토인가요?
차온:제가··· 블루··· 하와이안이요.
술을 주문하고 나니,
누군가 칵테일 바의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길고 두꺼운 입술에,
튀어나온 눈을 가진 사람입니다.
기묘한 걸음걸이로 걸으며,
손가락 끝은 땀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정의내릴 수 없는 거북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감소
차온:어우. (사람 쳐다보는 건 예의가 아니랬다. 얌전히 테이블만 본다.)
고이다:아 쟤... ...
바 주인 애인이야.
차온:···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고이다:뭐냐 38회차 루프 때 저 새끼한테 시비 털려서 뒤졌어.
성격이 개좆이라 쟤한테 걸리는 새낀 다 그 자리에서 한 판 붙어.
차온:······그걸··· 왜 이제 말해?!
고이다:엉? 말해야 하는 거야?
그 말대로, 바의 주인이 그를 반깁니다.
차온:당연한 거 아니야? 야 니가 아는 걸 말해줘야 내가 선택을 제대로 하지!
고이다:아니 근데 존나 뒤졌는데 그걸 언제 다 말해... ...
차온:······그건 그래. (빠른 납득.)
고이다:하와이안도 마실래?
차온:응?
고이다:아니, 모히토
취해서 그래.
차온:내가 너 작작 마시라고 했지. (고개 주억인다.) 줘 봐···.
고이다:하하, 땡스. (칵테일 잔 온한테 넘긴다.)
차온:(남은 블루 하와이안은 죄다 비우고 모히토까지 마신다. 배불러 어쩐지 불쾌해진다···)
술을 마시고 있다보면,
젊다 못해
어려보이는 한 청년이
온에게로 다가옵니다.
청년: 안녕하세요, 제가 이 곳의 오랜 단골인데 그 쪽은 처음이네요.
(온의 모히또 힐끗 본다.) 저 역시 여기서 늘 모히토만 마시는데 말이죠.
이 험난한 칵테일 바에서 몇 안되게
적의가 없어보이는 인물이네요.
차온:아··· 모히토가 취향이신가봐요···. (어색하게 웃는다. 왜 저한테 말을 거세요···)
청년: 혹시 바에 대해 궁금한 건 없으세요? 제가 아는 선에선 알려드릴까 해서.
차온:음. (이다 한 번 청년 한 번 쳐다보고는 잔을 내려놓는다.) 여기 대체 뭐하는 곳이에요?
제가 뭐부터 물어봐야 할지 진짜 모르겠거든요. 진짜 모르겠는데··· 가능하시면··· 쌈빡하게 요약정리해서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청년: 뭐... ... 요약하자면,
이 곳은 인간이 아닌 것들의 중립지대면서 정보를 사고 파는 공간, 접선지 등의 역할을 하는 곳이죠.
차온:인간이 아닌··· 아닌···? (고이다 쳐다본다. 얜 그럼 여길 왜 온 거야?)
그러면 그··· 여기··· 죽으면 왜 다시 살아돌아와요?
청년: (고개 기울인다.) 마지막 부분은... ...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차온:아··· 예··· 그냥 주정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입술 죽 당겨 웃··· 웃··· 웃는다.) 감사합니다···.
청년: (고개 끄덕이고 자리로 돌아간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고이다:뭔 얘기했어?
차온:여기 인간 아닌 게 오는 곳이라매···.
너 이새끼 뭐하다 여길 기어들어왔어···
고이다:나... ...
아무것도 모르고
술 퍼먹으러 오다가... ... 씨발.
차온:너 앞으로 집에서만 마셔라. 돌아갈 수 있다면···.
고이다:응... ...
차온:나 더 시켜야 해···?
모히토와 블루 하와이안,
럼 두잔이면
싸움 나기 좋습니다.
마침 저기에서 싸움이 나고 있군요.
차온:······?
사장님의 애인이라는 자와,
우리에게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이야기를 해준 청년입니다.
말다툼이 격해지고,
갑자기 밖에는 비와 함께 번개가
내리칩니다.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
싸움은 주먹으로 이어집니다.
상대는 괴이한 존재고
청년은 그냥 나약해보입니다.
차온:(이다 팔 꽉 잡는다.) 너 이것도 봤었어?
고이다:... ...아니. 이건 또 처음이네.
분명 죽고 말겠죠?
도움을 줘야하는 것 아닐까요?
걱정과 불안 속에 떨고있으면
번개가 번쩍거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싸우고 있는
두 사람, 아니 존재들
앞에서요.
눈을 비비고 바라보며 청년 대신
거대하고 빛나는 원뿔이
서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늘로 덮인 모습은
장엄하고도 기이합니다.
그는 처음보는 물건으로
사장님의 애인을 지지고 있습니다.
번개의 정체가 저것이군요.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차온:나가서 싸워···. 씨바···.
갑자기 세상은 뒤집히며,
시간여행을 시작합니다.
이 원뿔형 존재가 수백번,
수천번 이 바에 방문한
사실을 알게됩니다.
단골이였군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면
어느새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불에 타고 있는 칵테일 바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단골 취급이 별로인
칵테일 바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나봅니다.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과 함께 두 사람도
불길 안으로 사라집니다.
... ...
내리는 비에 불길은 잠재워지고
잿더미가 된 키스 오브 선라이즈
앞에는 누군가 서있습니다.
그의 뒷모습은 이렇게 말하는 듯 합니다.
'새로운 바를 찾아야겠어."
그리고 그는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전원 로스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Ending.
... ...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다시 이다와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있습니다.
첫번째 죽음보다는 나아도
죽음을 느꼈다는 사실은
여전히 충격적입니다.
그나마 몸에 남은 술기운이
당신을 지탱하는 지도 모릅니다.
죽음을 경험한 온,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이성 3 감소
눈 앞에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과
[작은 안내문]이 보입니다.
술을 주문할 기분이 아니라면,
[칵테일 바의 내부]를 둘러보도록 합시다.
차온:씨발. (달달달달··· 떨리는 손으로 메뉴판을 펼친다.)
메뉴판의 내용은 그대로입니다.
차온:(주먹 꽉 쥐었다가 직원을 부른다. 목소리가 달달달달달···) 저 마티니 한 잔 주시고요. 저 빨간머리 톰 콜린스 한 잔 주세요.
술을 주문하면 테이블 너머로
검은 정장을 입고 온 한 사람이 보입니다.
"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
그렇게 말하곤 옷매무새를 정돈하는
그의 자켓 소매에서 빛나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저것은 ...?
<관찰>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거리가 멀어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무서운 물건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앗차, 어쩌다보니 정장을 입은 사람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조용히 하라는 듯 입가에 검지를 대곤
서빙을 보고 있는 직원에게
수작을 부리네요.
갑자기 홀에는 긴장감 넘치는
영화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차온:······. (두 손 기도하듯 붙잡는다.)
씨발씨발씨발 제발 총싸움만 안 나게 해주세요 아멘···.
고이다:(술 적당히 마시고 남은 거 다시 온 준다.) 너 마셔.
차온:(지친 얼굴로 남은 톰 콜린스를 비운다.)
이다야 나 배불러 죽어···.
고이다:아냐 내가 많이 뒤져봤는데
배불러서 뒤지진 않더라
톰 콜린스 술을 마시고 나니,
차온:그걸 말이라고 해?!
오래된 전화에서나 들릴 듯한 벨소리가 울리며
바텐더가 전화를 받습니다.
바텐더는 말합니다.
바텐더: 톰? 걔는 이제 없어. 일주일 전으로 가버렸다니까.
일주일 전이라니 묘한 대화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다의 옆자리가
일그러지기 시작합니다.
공기층이 어디에 빨려 들어가듯...
곧 번쩍거리는 효과와 함께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남자는
한가롭게….
톰:아, 안녕하세요. 톰이라고 합니다.
라고 하네요.
톰:지금 날짜와 시간이 어떻게 되죠?
차온:그게··· 중요해요···?
2021년··· 언제야··· 몰라 1월··· 어쩌구···
톰:아, 역시 잘못 도착했네요.
2020년은 좋은 곳이었는데 말이죠.
이것도 인연인데 합석이나 하실래요?
차온:이미··· 앉으셨잖아요? (겁대가리 상실함.)
톰:아, 그것도 그렇네.
괜찮죠?
차온:네··· 그래요··· 좋아요···.
마티니와 톰 콜린스,
잔 두잔이면
영화 한 편은 찍을 수 있습니다.
장르는 SF와 첩보물의
혼합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여행자 톰이
의문의 정장에게 걸린 것 같습니다.
정장: 당신이 우리 본부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사람이군? 동행해줘야겠어. 아니면 여기서 죽을거야.
의문의 정장은 아무래도
첩보요원 같은 존재 같습니다.
요원은 톰에게 총구를 들이밉니다.
톰:(겁에 질려서 요원 본다.) 미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
차온:(안절부절못하며 톰과 요원을 쳐다본다···)
정장: (차온 본다. 입술 짓씹는다.) 비겁한 자식... ... 치사하게 동료를 데려오다니... ...!
나 역시 짐지하게 임하겠다. 다 덤벼라.
차온:뭘··· 뭘 덤벼요!!!! (덜덜덜덜 떨며 화 낸다···)
전투 시작
차온:(아니 진짜 싸워?)
네.
요원 선공.
톰:
44 매그넘 리볼버
기준치:60/30/12
굴림:75
판정결과: 실패
피해:16
톰 공격.
정장입은 요원:
2050년의 미래 권총
기준치:50/25/10
고장:100
굴림: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18
요원 체력 18 감소
차온 공격.
차온:(발발발발··· 떨며 주먹으로 요원 옆구리 퍽 친다.)
비무장
기준치:40/20/8
굴림:85
판정결과: 실패
피해:0
고이다:하, 내 저력을 보여주지.
비무장
기준치:70/35/14
굴림: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3
오잉.
차온:?
요원 체력 3 감소.
요원과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있다보면
톰의 얼굴이 사색이 됩니다.
바 구석에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차온:아 제발.
처음보는 형체가 모습을
드러내는 중인 것 같아요.
결국 네 발 짐승 같지만
알 수 없는 존재가 모습을 보입니다.
날카로운 이빨과 강렬한 눈은
먹이를 찾는 것 같습니다.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1 감소
그 짐승은 톰의 머리를 뜯어먹고는
재빠르게 온의 몸을...
전원 로스트,
"죽기도 힘들다."
줄여서 다이하드.
Ending.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다시 이다와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있습니다.
정신이 몽롱하고,
도대체 이 루프를 벗어날 방법이 있는 건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죽음을 경험한 온,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떤 의미론 대단하다.
이성 1 감소합니다.
차온:(정신 바짝 차리기···)
눈 앞에는 네 뭐,
다 아는 그것들이 보입니다...
메뉴판 안내문 내부... ... 어떡할까용.
차온:염병. (술을··· 씨발··· 알고 보니 술을 마셔서 이 지랄이 난 거 아닐까? 공포영화에서도 술 마시지 말랬는데··· 바 내부를 둘러본다.)
바텐더가 서 있는 곳에는
뒤로 펼쳐진 [선반]과
끝에 달린 [뒷문]이 있습니다.
다른 곳을 둘러보면
피아노가 놓인 [홀] 그리고
[입구] 근처의 [잡지 꽂이]가
보입니다.
차온:(이마 짚으며 선반 훑는다.)
키스 오브 선라이즈라는 작은 간판이
반짝거리는 선반 위에는
수많은 술병이 놓여있습니다.
동시에 용도를 알 수 없는
여러개의 칼도 걸려있습니다.
차온:하···.
살려줘···. (홀을 바라본다.)
홀은 작은 무대처럼 생겼습니다.
라고 하기에는 조명은 먼지 쌓여 있고,
피아노는 제대로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연말이라는 명목하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는
조잡하기 그지 없군요.
차온:(테이블에 머리 몇 번 박고 다시 정신 차린다. 바텐더에게 말 건다.) 저기요.
바텐더: 네, 무슨 일이신가요?
차온:여기 추천··· 추천 칵테일··· 있어요?
바텐더: (화사하게 웃으며 네 종류의 안내판을 건넨다.)
차온:그··· 그거 말고···! (엉엉 운다. 눈물은 안 흘렸다.)
바텐더: 저희 가게 칵테일은 전부 맛있답니다.
차온:자부심이 넘치시네용···. (씨바. 반쯤 기듯 잡지꽂이를 살피러 간다.)
10년은 더 되어 보이는 잡지들로
가득합니다.
유독 특이한 제목인 [월간 마법사],
[시간을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같은 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차온:(월간 마법사를 펼쳐서 읽어본다.)
100년 전에 유명했다는 대마법사에
대한 특별 기사가 써있습니다.
타락했기 때문에 이제는
더럽혀진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내용입니다.
차온:(다시 꽂아넣고 시간을 여행하는 어쩌구··· 안내서를 읽는다.)
시간여행자의 책입니다.
축하합니다.
시간여행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차온:와··· 신난다. (씨바!)
(다시 자리로 돌아온다. 괴로운 얼굴로 메뉴판 살펴보다 직원 불러 주문한다.) 러스티 네일 한 잔 저 빨간 머리 주시고요. 저는 올드 패션드 주세요.
칵테일을 주문하자
바텐더의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신경쓰이기
시작합니다.
롱 바에 앉은 그 사람은,
처음에는 검은 로브를 걸치고 있어
그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어느새 얼굴을
드러내고 느긋하게 칵테일을
마시고 있습니다.
그 얼굴은 난생 처음 보는
아름다움입니다.
날씬한 몸매에 진한 눈매,
흔히 말하는 완벽한 미모를
가진 이 남성은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바텐더와 대화하고 있습니다.
차온:······. (아··· 이것도 아닌가··· 머리 싸맨다. 와중에 잘생겼네···)
이 수수께끼의 남성은 곧
이다에게 흥미를 가집니다.
남성: 혹시 불 좋아하시나요?
고이다:아니 이건 또 뭔 신종 사이비야는 존나 좋아합니다.
차온:미친놈아 거기 넘어가면 어떡해
남성: 제가 무언가 가르쳐드릴게 있는데,
잠깐 시간 좀 내주시겠어요?
고이다:엥?
그래!
차온:어?
야!
고이다:어???
차온:그걸 덥썩 따라가??? ? ?
고이다:응!!! 금방 올게!!!
차온:아 잠깐만
가지 마!! 가지 말라고!! 그거 사망 플래그라고!!!
온의 말은 듣지도 않고
곧 고이다는 수수께끼의 남성과
어디론가 갑니다.
미친 XX.
차온:······. (지친 얼굴로 남은 술을 마신다.)
고이다:(금방 돌아온다.) ... ...
차온:뭐야···.
뭐하고 온 건데···
고이다:어? 아무것도.
차온:뭘 아무것도야. 빨리 말해.
너 집 안 가고 싶어? ? ? 왜 자꾸 뭘 숨겨?
"러스티 네일 나왔습니다."
라고 하는 바텐더의 손에는
못이 가득 담긴 술잔이
들려있습니다.
차온:······. (진지하게 저 못을 바텐더한테 집어던질까 고민한다.)
이걸 마실 수도 없고….
일단 시킨거니까 잔을 받아서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사이, 피곤에
찌든 듯한 얼굴을 가진
경비원 복장의 사내가
테이블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차온:뭐야···.
이것도 본 적 없어?
고이다:아니 쟨 본 적 있어.
상종하고 싶지 않지만
어째서인지 두 사람이 있는
테이블로 서서히 다가오네요.
갑자기 그의 혀는 엄청난
길이로 늘어납니다.
차온:
거대 지렁이같은
비쥬얼입니다.
그러곤 덥석!
….
러스티 네일, 그러니까
못들을 쥐고 입안에
마구잡이로 털어넣습니다.
잠시 깡통소리가 남자의 뱃속에서
울립니다.
차온:······그런 거 먹지 마. 먹지 말라고···.
사내는 고장난 로봇처럼
다시 자리를 떠납니다.
고이다:쟤 이 곳 경비원이야.
뒷문 열쇠를 갖고 있는 것 같아서 건드렸다가 72회차 때 혀에 잡혀 뒤졌었지... ...
차온:몇 번 죽은 거야 대체?
고이다:몰라 108회차 이후로는 안 셌어.
쟤한테 대적하려면 한사람이 촉수에 붙잡혀 있을 때 잽싸게 허리춤에 있는 열쇠를 꺼내서 도망치는 방법 밖에 없어.
멀티태스킹이 안되거든.
차온:그래서.
누가 촉수에 잡혀있을 건데?
고이다:너 은밀하게 다니는 거 잘해?
참고로 난 못 해.
차온:나도······.
포기할까?
고이다:응.
차온:응.
고이다:포기하자. (산뜻.)
차온:그래. (산뜻.)
씨발. (다시 머리 박는다.)
고이다:마음껏 박아... ...
어차피 돌아가면 다 원래대로일텐데.
차온:야 근데.
고이다:엉?
차온:진짜 아까 그 남자랑 뭔 말 했어?
고이다:... ... 비밀이야.
차온:왜?
여기서 더 비밀일 것도 있어?
어? 이새끼야 날 여기 불러놓고?
고이다:(눈깔 피한다.) 아 있어 그런게.
야야, 저것 좀 봐.
차온:······어?
수수께끼의 남자가
뒷문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저 사람은 무언가를 알고 있는 걸까요?
차온:···? 저기요. (남자를 불러세운다.)
남성: 아, 아까... ... (제 턱 매만진다.)
왜요. 같이 가시게요?
차온:뒷문으로 나가면 혹시 뭐··· 어느 길 나오는지 아세요?
남성: 그냥 밖으로 나가는 거죠?
차온:(눈 가늘게 뜬다.) 그럼 쟤, (이다 가리킨다.) 랑 무슨 얘기 나누셨어요?
남성: (작게 웃음 터트린다.) 아, 그건.
비밀입니다.
차온:썅. (주먹 꾹···)
남성: 전 이만 나갈 거라서,
같이 가실 건가요?
차온:······. (이다 팔 잡고 질질 끌어 남자 곁으로 간다.)
고이다:으앙. (끌려간다.)
남성: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둘 본다. 두 사람 앞에서 손을 두 번 튕긴다.) 이거라면 문을 나설 수 있습니다.
활약을 기대하죠. (매력적인 미소 짓고 그대로 문 너머로 나가버린다.)
차온:같이 간다며···?
고이다:그러게... ...
어떡해?
차온:나가야지 뭘 어떡해. (뒷문 열어젖히고 이다 부여잡은 채 나간다.)
고이다:으악, 야 내가 널 어떻게 믿고 야! (얼결에 끌려간다.)
차온:난 널 믿고 여기 온 줄 알아? (질질질.)
이성 1 감소합니다.
문 밖으로 나서자
까만 하늘, 까만 공간에
둥둥 떠다니기 시작합니다.
1초가 1년 같으며
손끝부터 먼지가 되어가는
스스로를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지구의 모습을 찾기 전에
거대한 우주정거장의 형상을
발견합니다.
모든 게 비현실적이며
꿈꾸는 듯 합니다.
여러분은 지구와 달
그 어딘가의 우주에서
떠다닙니다.
곧 육신과 영혼 전부
흔적도 없이 쓰러지며….
전원 로스트,
우주 먼지가 되었습니다.
달성 보수
짧지만 니알라토텝이 이다와 온에게 관심을 줌♡
고이다:장난해?
차온:씨발.
필요 없어!
Ending.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다시 이다와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있습니다.
차온:그만··· 그만···
죽음을 경험한 온,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ㅋㅋ
차온:(ㅋㅋ)
이성 3 감소합니다.
어라?
무언가 이상합니다.
옆에는 이다가 없고,
내부가 어쩐지 더 깔끔한 것 같습니다.
어리둥절해져서 주위를 둘러보면
둘러보면 술을 줬던 바텐더 대신
바의 주인이라는 여성이
서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루프에도 조금씩 오차가
있는 걸까요?
자세히 보면 바의 주인이
꽤 젊어보입니다.
대충….
10년 정도?
차온:······설마 시간여행을 10년 전으로?
저기. 저기요. (바의 주인에게 말 건다.)
주인: (온을 돌아본다.) 시간여행자인가?
차온:(망설이다 고개 주억인다.) 원하진 않았지만 일단은요.
주인: 저런, 혹시 어느 시간선에 떨어진지 몰라서 그러는가? 지금은 2011년이지.
차온:와. 진짜 10년 전이네···.
이럴수가, 정확히 10년 전입니다.
주인: 그런 사람들이 가끔 들리곤 하지. 자, 한 잔 마시고 가도록 해.
아, 나도 참... 시간 여행자는 술을 마시면 시간여행이 잘 안된다고 했지.
그렇다면 무알콜 칵테일은 어때? 데킬라 선라이즈에서 데킬라를 빼면, 그래도 꽤 맛있는 칵테일이 된다고.
차온:······그걸로 주세요.
이건 꽤 엄청난 단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의 주인은 온에게
「선라이즈」를 건냅니다.
차온:(잔뜩 지친 얼굴로 선라이즈를 받아든다.) 감사합니다···
주인: 맛있게 드시게나.
차온:근데 어떻게 돌아가지. (잔을 단숨에 비운다. 배불러···)
선라이즈를 마시면
갑자기 정신이 흐릿해지면서...
….
눈 앞에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과
아니, 아니죠.
눈 앞에는 이다의 모습이 보입니다.
고이다:뭐야, 왜 갑자기 멍을 때려.
차온:엉?
내가?
정신을 차려보면 다시
이다와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있습니다.
자, 이제 어떻게 할까요?
차온:하···. (직원을 불러세운다.) 저기 혹시. 데킬라 선라이즈에서 데킬라를 뺀··· 선라이즈 두 잔 주문 가능한가요?
직원: (의아한 표정 짓는다.) 그건 무알콜 칵테일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차온:완전 괜찮으니까 주세요···.
곧 서빙되는 선라이즈는,
처음에 주문했던 데킬라 선라이즈와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고이다:갑자기 선라이즈는 왜?
차온:조용히 하고 일단 마셔. (잔을 비워버린다.)
알콜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이다:아니 설명을 해줘야지. (툴툴대며 일단 칵테일 마신다.)
더럽게 힘들었던 하루를 위하여,
이어질 내일을 위하여,
눈부신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위하여!
그렇게 칵테일을 마시면
정신이 또렷해지면서 집중력이 올라갑니다.
이제서야 제대로 시간여행이
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눈을 뜨면 한가로운 저녁,
연말인데 할 것도 없고
지루하기만….
이게 아니죠.
TV에서는 철 지난 할로윈
영화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제대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요란하게 당신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차온:······. (휴대폰 받아든다.)
이다의 전화입니다.
고이다:헐 야, 나 키스 오브 선라이즈로 들어가기 직전으로 돌아왔어!!!
차온:하······.
야 넌··· 넌··· 너 이제 그대로 집으로 가.
그리고 밖에서 다시는 술 마시지 마 이 자식아 알았어? 또 마시고 나 부르면 죽여버릴 거야!!!!!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이다와 어떤 존재를 만난 것인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이다와 개고생했다는 신체 경험만은
제대로 박혀있습니다
폭신한 소파에 푹 쓰러집니다.
아, 이제서야 평화로운 연말이
될 수 있겠네요.
갑자기 아무 일도 없이
한가로운 것이
행복하게 느껴지네요.
전원 생환,
하지만 숙취는 남습니다.
차온:으웨엑. (소파에 누워 헛구역질.)
클리어 보수
[[1d6+8]일 동안의
13일 동안의
지독한 숙취
차온:고이다 죽여버릴 거야.
Ending!
차온:(이다에게 문자 남긴다.)
[너 한 번만 더 밖에서 술 마시면 진짜로 진짜로 죽여버린다]
고이다:(문자 보고 조용히 오늘 밤 생환기념 술 약속 취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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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담:
rolling 2d+6*5
2
=
2
?
ㅋ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굴려졌지
고이다:?
혜담:알았어 이다야 내가 잘못했어
???
rolling (2d6+6)*5
(
(
6
+
3
)
+6)*5
=
75
고이다:(박수!)
우리들의 고구마를 위하여!
w.임인하
KPC 고이다
PC 차온
<유의사항>
생기부에 오늘의 사건이 기록될 가능성
높은 확률로 있음
<교내 6층, 3학년 교실>
잎사귀들이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
하늘은 높고
우리들이 살찌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
청량한 바람, 시원한 날씨.
어디 현장학습 가기에도 딱 좋은 날이네요.
하지만...
좋은 날씨와 달리
우리들의 현실은 녹록치 못합니다.
아아 종례가 끝마치는 종이 울리면
우리는 지겨운 야자가 시작되겠죠.
대학입시가, 취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지겨운 담임쌤의 잔소리에
벌써부터 추욱- 몸이 늘어집니다.
그때, 당신 옆에 있던 고이다가
당신에게 소근거립니다.
고이다:(차온 등 쿡쿡 찌른다.) 야 차온, 우리 고구마 구워먹을래?
차온:(홱 돌아본다.) 어디서 이런 깜찍하고 기특한 생각을?
고구마요?
지금요?
완벽한 생각이네요!
비록 우리의 학교 생활이
나락으로 가더라도
고구마는 맛있으니까요!
고이다:존나 좋아. (하이파이브 하자는 듯 손 내민다,) 내가 장소도 다 알아봐뒀지.
차온:넌 정말··· 기가 차도록 특이한 애구나. (손 챡.)
고이다:칭찬 땡스. (주변에 엎어져있는 애들 살펴보더니 몸 일으킨다 교실 뒷문 가리킨다.) 따라올거지?
차온:응. (눈 껌벅껌벅 하고는 고개 주억인다.)
차온은 이다를 따라
학교 뒷문쪽으로 향합니다.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평소 사람의 인적이 드문
쓰레기장 옆 입니다.
인적이 없고 으슷한 뒷문,
갑작스러운 호출과 뜬금없는 고구마.
어라?
어디서 많이 본 장면입니다.
사실 고구마는
진짜 고구마가 아니라
어느 암호였던 걸까요?
우리는 갑작스레
어둠의 거래를 하는 걸까요?
차온:?
넌 고구마를··· 여기서 먹어?
고이다:(구석에 잔뜩 쌓인 낙엽들 차온에게 보여준다. 차온 눈빛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위 둘러본다.)
이건... ... 너와 나만이 알아야 하는 거야... ...
알겠지?
아, 이 다음은 뭔지 알아요.
권총이든 칼이든 마약이든
무언가가 품에서 나왔죠.
하지만…….
21세기 한국에서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고이다:(품 안에서 적당한 크기의 고구마들 꺼낸다. 존나 마치 어둠의 거래를 하는 사람처럼 조심하고 비밀스럽고 은밀하고 신중하다.)
야 이게 뭔지 아냐.
강원도 산지 직송 토종 밤고구마야.
우리 할머니께서 재배하신 전설의 고구마야 알아?!
차온:······모르는데. (겁나 의심스럽다는 눈으로 고구마를 쳐다본다.)
고이다 할머니 강원도에서 사셨어? 왜 그동안 말 안 해줬어? 아니 근데 여기서 구워? 뭔데 뭔데 이거
허탈함이 오기도 전
이다와 자신이 사고를 칠것이라는
예감이 밀려들어 옵니다.
고이다 이새끼 설마
여기서 구워 먹는걸까요?
이다는 당신을 바라보며
씨익 웃습니다.
차온:아 진짜 여기서 굽는다고?
고이다:하하
어떨 거 같아?
아, 넘어야 하지 못할 강을
건널 것 같다는 예감이
확실하게 듭니다!
수능때나 도와주라고 빌었던
조상님들의 레드라이트가
울립니다!
지금 말리지 못하면
우리들의 학교 생활은
수능을 얼마 남지 않고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이다는 당신의 표정과 행동에
아량곳 하지 않고
제멋대로 낙엽에 살며시
불을 붙입니다.
낙엽에 작은 불씨가 화르륵
불타오릅니다.
아아, 우리의 행복한 앞날이
저 낙엽처럼
불타 사라지는 기분이에요.
늦지 않았습니다.
차온 이다를 말릴 사람은
당신 뿐이라고요!
차온:기 기기 기다려 봐 이새끼야 기다리라고 여기서 불 피우면 난리 난다고 야 임마 경찰 아저씨 지나간다 야! 가사실에 가자 가사실 없냐 우리 학교? (급기야 학교 구조마저 헷갈림.)
고이다:와 존나 까리하겠다 그치?!?!
차온:지랄하지 마!!!!
고이다:어떡해 존나 학교의 전설이 되는 걸까?
차온:난 되기 싫은데?!
고이다:아냐 이게 다 나중에 나한테 고마워하게 될 거라니까? (주섬주섬 품에서 에프킬라 꺼낸다. 화염방사 준비한다.)
차온:아··· 기절하고 싶어···.
아직 늦지 않았어요!
차온:아니? 기절하면 다 좆되는데?
어떤 능력을 써서라도 고이다를
막을 수 있나?
여튼 막아봅시다
차온:(?)
고이다:뭐야 온이 왜 기절해.
불을 보면 잠이 깨지 않을까?
차온:이다야 내 말 들어 봐··· 아 나 진짜 기절하고 싶 아니 기절··· 이다야 그거 내려놔 엉? 아니 잠 다 깼다! 와! 나 낙엽 냄새에 알레르기 있어! 여기서 말고 차라리 학교를 탈주해서 굽자고 하지 이 새끼야 진짜 이 기특한 새끼··· (설득···한다. 아마도.)
<설득>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설득
기준치: 70/35/14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고이다:아 뭐야 낙엽 냄새에 알레르기 있어? (차온 말 듣고 불 갈기려던 손 멈칫한다.) 말을 하지.
차온:어흐흑··· 으흐흑···. (안도감에 운다··· 눈물은 안 흘렸다.)
그래요, 우리는 아직 학생이고
학생기록부에 어떤 말이
남겨질지 모릅니다.
고이다:그런데 낙엽 냄새 알레르기가... ... 있어? (다시 에프킬라 집어든다.)
차온:고이다는 모르지 알레르기 없어서? 나 지금 울잖아 봐봐 이거 다 알레르기 때문이야. (분노로 벌게진 눈가 보여준다.)
고이다:씨발. 이러니까 내가 존나 나쁜 새끼 같잖아.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초리다.)
차온과 이다가 옥신각신하며
말시름을 벌이고 있을 무렵,
저 멀리서 천둥같은 말이
벼락처럼 떨어집니다.
야야! 이다, 차온!
거기서 뭐하는 짓이야!
어?
이런, 큰일났습니다.
들키지 말아야 하는 사람에게
고이다:들켰습니다.
네 들켜버렸습니다.
차온:·········?
맞아요 우리학교의 학주이자
학생 대다수 모두가 불호를 표하는
김봉철쌤입니다.
다들 봉탱이라고 부르는
그 사람이요.
평소 봉철쌤은 작고 사소한 일들에도
넘어가지 않는 사람이
아닙니다.
한술 더떠 전부 선도부로 불러
한시간 동안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죠.
그 봉철쌤에게
지금 이 순간을 걸렸다고요?
차온:기절··· 나 기절···.
봉철쌤:이 짜슥들이 - 이 신성한 학교에서
불을 질러???
고이다:아니, 쌤 지금 불지른 게 아니라
봉철쌤:듣기 싫다 이놈들아!
특히 고이다 너! 이번에도 기어코 사고를 쳐???
저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는데 이노무시키가 아주
아주 그냥... ...!
봉철쌤이 썩은 미소를 지으며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입으로는 가만 안놔두겠다
말을 하지만 표정을 보아하니
꽤나 신나보입니다.
우리는 이대로 가다가
선도부에 끌려가 봉철쌤에게
당근마냥 신나게 볶일거에요!
아아, 이 일이 담임 선생님께
들어 간다면?
우리의 진학은?
우리의 취업은?
이다의 표정을 보아하니
딱히 좆되든 알바 아니다 라는 표정이네요
이 새끼가?
차온:야 이새끼야 야 너 표정이 왜 그래
야 내 인생은????
고이다:아니 나 대학 안 갈건데. (귀 후빈다.)
차온:난 갈 거야 임마!!!!
고이다:아앗... ...
그럼 우리 튈까?
네 뭐라고요?
차온:?? ? 어어?
고이다:우리 튀자고!
당신이 대답을 하기도 전
이다는 차온의 손을 잡고
운동장으로 뛰어 갑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요?
우리가 뛰자
뒷편에서 따라오던 봉철쌤도
덩달아 뛰기 시작합니다.
봉철쌤:뛰어?
도망쳐?
허, 참나.
이놈의 자식들!
거기 안 서???
고이다:쌤 같으면 서겠냐고!!!!!!!!!!
파릇파릇한 우리들을 어디 한 번
잡아 보시던가!!!
이다의 불꽃같은 말이
봉철쌤을 더욱 더
자극합니다.
wow
차온:선생님 제발 저리 가세요!!!! 아악 으아악 엄마 보고 싶어······.
고이다:다코야키 주제에? (저희 그냥 보내주시면 안 돼요?)
차온:미친놈아!!!
고이다:어머
봉철쌤:너너!
고이다 진짜 가만 안 둔다!!!
뒤를 돌아 봉철쌤을 바라보니
단단히 화가 난 느낌입니다...
아아 망했어요.
특별한 일상이 찾아오길 기다렸지만
이런 특별한 일상은 싫어요!
이다에게 완전히
말려들었습니다.
고이다:차온, 이렇게 된 이상... ...
나랑 같이 행동해줘야겠어. (존나 흑막같은 미소 지어보인다.)
차온:기절시켜줘······.
고이다:그건 안 돼
혼자 도망치면 심심해.
차온:이거진짜미친놈아냐
…….
더 이상 이다를 막을 힘도,
태클을 걸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그래요, 이대로 이다를 따라
끝까지 행동해 봅시다.
사실 차온 당신이 싫다고 해도
고이다는 당신을 잡고
이 사건이 해결될때까지
데리고 다닐 생각인것 같습니다.
wow
아주 그냥 진하게 엮였네요.
차온:우리 이다는··· 끈기가 참 뛰어나···. (덜덜덜 끌려간다.)
고이다:차온은 착하네 칭찬도 해주고.
또라이와 진하게 엮인 차온,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고이다:사실 너도 즐기고 있는 거지?
말 안해도 다 알아.
차온:말함부로하지마임마
고이다:넵. (주둥이 여문다.)
우리는 학교 운동장을
반바퀴 돕니다.
꽤나 특이한 관경이
운동장에 펼쳐지자
창문에는 친구들이
벌떼처럼 몰렸습니다.
단숨에 상황파악이 끝난 아이들은
이다와 차온을 향해
환호를 지릅니다.
고이다, 차온! 힘내라!
봉쌤 달려요!
아 쌤! 체육쌤이잖아!
어이어이, 차온 제법 달릴 줄 알잖아!
앞으로 우리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우린 그걸 생각할 틈이 없습니다
차온! 달려요!
차온:저새끼들은 하나만 응원하든가 왜 둘 다 응원하고 지랄이야···. (있는 힘 다해 달린다.)
저 뒤에선 봉쌤이 헥헥거리며
우리를 따라 오고 있네요.
고이다:음, 역시 대머리는 어쩔 수 없는건가. (벌어진 거리를 보더니 차온 데리곤 교내로 냉큼 들어간당.)
차온:하···. (봉쌤의 빛나는 머리를 보며··· 따라들어간다···)
<교내 1층>
익숙한 교내가 보입니다.
어디로 숨어야 할까요?
차온:······보건실 갈래?
고이다:그랭!
차온:왜 해맑지? (보건실로 뛰어간다.)
고이다:(보건실로 같이 뛰어간다.) 긍정적인 사고는 중여하니까?
차온:긍정적이라서 좋겠다 이인간아!
보건실로 들어가자
큰 화분이 보입니다.
고이다:음 저기 숨을까?
차온:그래··· 뭐 화분 뒤에 숨을까?
<크기>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크기
기준치: 40/20/8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고이다:
크기
기준치: 65/32/13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 ... (화분 뒤에 짜그라진다.) 야 이정도면 그래도 안 보이지 않냐?
차온:다 삐져나왔어 임마···.
고이다:씨발... ... 작고 귀여운 남자로 학교에서 이름을 알리고 싶었는데. (포기하고 대충 양호실 침대 밑에 숨는다.)
차온:고이다가 작고 귀여운 남자? 작고? 귀여운? 작고? 귀엽다?
고이다:뭐왜뭐.
(차온 꾹 눌러 화분 밑에 숨겨주고 다시 침대 밑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차온:으엥. (꾸겨져 숨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이쯤되면 봉쌤은 가셨으려나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 무렵
그리고 저 멀리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아, 보나마나군요.
평생 이보다 더 숨막히고
스릴 있던 적은 없습니다.
어떤 공포 영화보다도 더
무서운 현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다,차온.
행운에 기대어 봅시다.
<행운>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행운
기준치: 75/37/15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고이다:
행운
기준치: 75/37/15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발걸음 소리가 우리 앞에 멈춥니다.
나뭇잎 사이로 봉쌤이 보입니다.
이 거리는 고작 5m도
되지 않은 거리 입니다.
고이다:(양 손으로 입 막으며 숨소리 죽인다. 차온이랑 시선 교환한다. 우리 들키면 어떻게 되는 거야?)
차온:(소리 죽인 입모양으로 주절거린다. 걸리면 우리 둘 다 뒤진다 알겠지···)
이윽고 봉쌤은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우리를 찾지 못한 듯
뒤를 돌아 밖으로 나갑니다.
봉철쌤:흠, 이쪽으로 가는 것 같았는데... ... 아닌가?
차온:(아니니까 빨리 사라져라 기도하는 중···)
봉쌤이 멀리
사라집니다.
아아, 살았습니다.
정말로 들키는 줄 알았어요.
차온:허흐흑···
고이다:존나 죽는 줄 알았다. 그치? (태연하게 침대 밑에서 기어나온당.)
태연스러운 낮으로 말하는
저 뻔뻔한 이다를 보세요.
누가 벌인 일인데 말입니다!
차온:이게··· 이게 누구 때문이지? (화분에서 무 뽑듯 튀어나온다.)
고이다:어어 고이다가 너무 귀여운 탓이긴 하지.
차온:이다야 맞고 싶니.
고이다:아니용
앞으로 막막 합니다.
일은 벌어졌고,
사고는 이다가 다 치고
차온은 얼떨결에
공범이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심란할 무렵,
교내의 방송으로
봉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고이다!
차온!
차온:···?
너희 감히 이 봉철 선생님께 도망쳤겠다.
좋아, 그 배짱을 인정해
너희의 도전 기꺼이 받아들여 주겠다!
7시, 내가 퇴근하기 전까지
차온:도전한 적 없··· 없··· 없어요···. (힘겨운 낯짝···)
너희가 내 손에 잡히지 않으면
오늘 날의 일은 조용히 있어주겠어!
하지만!
너희가 내 손에 잡힌다면
담임 선생님께 전부 말해
오늘 날의 기록이
생기부에 얼룩질 것이다!
고이다:뭐야 개미친놈 아냐 이거.
차온:문어 대가리 주제에···. (엉엉.)
이 내기에서 성공한 사람은
20년동안 단 한사람 뿐이었다.
고이다:뭐, 내기? (눈 반짝.)
그럼 각오해라!
스피커가 꺼지고,
다시금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차온:야 좋아하지 마. 즐거워하지 마!
이다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의 말을 중얼거립니다.
고이다:좋아 봉탱이. 그 내기를 들어주지.
이 내기의 끝의 승리자는
나와 차온이 될 거라고 암.
(여느 때보다 진중하다.)
차온:진지해지지 마!!!!
진중한 이다의 말에 한숨을 쉽니다.
일단 이다에게 휘말린 이상
이 내기에 진심을 다해야겠어요.
우리들의 생기부가
고이다:난 상관 없는데?
아니, 차온의 생기부가
차온:내가 상관 있다고!
위험합니다!
현실 파악을 한 차온,
핸드폰으로 시간을 볼까요?
차온:(깊은 한숨과 함께··· 낡아빠진 휴대폰으로 시간 확인한다.)
지금의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앞으로 2시간 30분이 남았습니다.
차온:존나 아득해 씨발······.
이 교내를 이리저리
피해다녀야 겠어요.
차온:······그냥 학교를 나가면 안 되나? (급기야.)
그리고 또!
이다와 차온을 숨겨줄 경우
숨겨준 사람에게도 공범의 죄를 물어
빽빽한 깜지를 쓰게 될 것이다!
또한 두 사람을 잡는데
막대한 기여를 할 경우는
이 봉철쌤이 막대한 포상을 내리겠다.
단!
두 사람을 잡아서 올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두 사람을 잡는 것은
이 선도부 봉철쌤의 일이니 말이다.
이상 봉철 쌤의 전언이다!
차온:왜 쓸데없이 공정해? (어이없음.)
고이다:오... ... 타코야키 만화를 너무 많이 봤나봐.
아니면 청춘이신가?
차온:이 나이에···?
주변을 지나가던 학생이
우리를 바라봅니다.
어……?
우리를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저 눈빛은…….
마치 사바나 초원의
사자입니다.
초식동물을 노리는
강인한 육식동물의 눈이라고요!
모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이
들리는 착각이 듭니다…….
차온:······. (불길한 느낌에 주춤주춤 뒷걸음질 친다.)
봉쌤! 여기! 여기 차온과 이다가 있어요!:요!"
아이들의 소란스러운 말이
온 학교에 울려 퍼집니다.
저 윗층, 그러니까
4층에서 봉쌤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봉철쌤:거기 딱 서!
이놈들이 어디서 선생님께 덤벼!
고이다:뭐야 내가 덤볐으면 쌤 저기 못 서있어요.
차온:넌 불 좀 지르지 마!!!
아아, 여기는 글러먹었어요!
물론 고이다도요!
게다가 1층엔 학생들이 너무 많아요.
몇몇 아이들이 우리를 보는 느낌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얼른 2층으로 올라가요!
차온:(반쯤 울며 고이다를 끌고 2층으로 올라간다.)
<교내 2층, 1학년 교실 복도>
2층으로 올라오자
1학년 교실이 보입니다.
아랫층에서
봉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봉철쌤:뭐? 어디로 갔는진 모르겠다고?
아슬아슬 했습니다.
이대로 잡히면 우리들의,
아니 차온의 생기부가
엉망진창이 될 뻔 했어요.
그런데 우리…….
이제 어디로 숨지요?
차온:(착잡한 얼굴로··· 진지하게··· 화장실을 바라본다.)
우리··· 아니··· 이런 망할···.
<행운>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행운
기준치: 75/37/15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저 멀리 3반에서 손 하나가
불쑥 튀어 나옵니다.
그리곤 흰 손수건을
위 아래로 흔드네요.
저리로 오라는 뜻인가요?
차온, 어떻게 해볼까요?
차온:······야 저리 가볼래? (이다 툭 친다.)
고이다:그럴까? 재밌겠다.
우리는 손수건에 홀린듯 이끌려
1학년 3반 근처로 갑니다.
고이다:뭔데 이거. (손수건 잡아든다.)
이다가 손수건을 잡아들자
1학년 아이들 너다섯명이
우르르 몰려나와
우리를 붙잡고
1학년 3반으로 들어갑니다.
엉거주춤 연행된 우리에게
3반의 모든 시선이
우리를 향합니다.
차온:······우리 괜찮은 거니? (이다 옆구리 푹.)
고이다:안 죽으면 다 괜찮은 거야.
아이들은 우리를
교실 안 청소도구함에
꾸역꾸역 밀어넣습니다.
차온:?
아아…….
이 기분은 마치
만원 지하철에 몸을 구겨넣는
기분이랄까요.
아이들의 키득키득 웃는
말소리가 들립니다.
<듣기>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학생:아, 너무 웃겨. 이게 진짜 무슨 일이야.
봉탱이도 저 선배들도 신기하네. 고삼이 되면 저렇게 변하나?
2:생2 " 웃지마."
학생2:"학생2"
/
?
학생2: 웃지마, 미래 네 이야기야.
학생: 야, 니 미래기도 하거든?
아이들이 하하호호 웃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아이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봉쌤의 요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립니다.
고이다:1학년~ 너희 선배들이 협박해서 숨겨주거나 뭐 그런건 아니지~
봉철쌤:1학년~ 너희 선배들이 협박해서 숨겨주거나 뭐 그런건 아니지~
야자나 제대로 해!
저런 선배들처럼 사건 사고나 치지 말고!
문이 드르륵, 탁!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1반부터 들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봉쌤은 우리를
찾으려 1학년 반반마다 들려
우리들을 찾고 있나 봐요.
얼마 지나지 않아 3반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봉철쌤:공부 열심히 하고 있지~
너희들 그 선배작자들 숨겨주기만 해봐.
이다, 차온 아주 그냥 가만 안 둘 거거든.
느그들도 숨겨주면 공범인거야 앙?
차온:(XXXX 진짜 XXXX···)
학생: 쌤! 저희 공부 해야해요!
학생2: 아 집중 다 깨졌잖아요! 아 쌤!
학생3: 배고파요 떡볶이 사주세요 쌤!
아이들이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봉철쌤:흠흠, 아무튼 느그들 처신이나 똑바로 하란거다!
야자 튀지 말고!
아이들의 성화에
봉쌤은 잔소리를 멈추고
교실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곧 이어 저 멀리서
드르륵, 탁!
드르륵, 탁!
문을 열고 닫는 소리가
두번 들립니다.
1학년 교실을 모두 돌았나봐요.
차온:(하······)
봉쌤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멀어지자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와
이다와 차온을 청소 도구함 안에서
꺼냅니다.
학생: 선배, 선배 얼른 나와요.
다시 삽시간에 아이들의
시선과 관심이 집중 됩니다.
차온:(콩나물 뽑히듯 기어나온다.) 아 죽을 것 같애···.
고이다:감사감사링.
근데 우리 왜 도와준건지 물어봐도 되나?
학생: 음, 봉쌤에게서 도망쳤다고 했던 사람이 있다 했잖아요.
어?
그러고 보니 봉쌤이
단 한사람만 잡지 못했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일까요?
학생: 그거 우리 사촌 언니에요. 언니도 친구들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잡힐 뻔 했는데
봉쌤 도와준 애들 결국 의리 없다면서 깜지 쓰게 시켰대요.
고이다:와... ... 기깔난다.
봉쌤의 저 악질같은 성격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건 없습니다!
차온:차라리 이걸 뿌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도와줘봐야··· 다같이 망한다는 걸···.
고이다:이렇게 된 이상 차온,
정의의 이름으로 봉쌤을 이겨버리자.
그 내기에 이기면 군말없이 보내주겠지.
학생: 자세한 건 듣지 못했는데 그래도 언니가 명문 대학교를 간 것봐선 약속은 지키지 않으셨을까요?
학생2: 그리고, 저희도 진짜 야자도 해야하고 이 이상은 우리 반에 숨겨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지금이 다섯시니까 앞으로 두시간 남았네요.
차온:두 시간 남았다고···? (아득한 얼굴.)
선배님들 파이팅!
다시금 교실에 소란스러움이
밀려 옵니다.
웅성웅성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한가득 울립니다.
그렇게 우리는
아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함께
1학년 3반을 나섭니다.
이 이상 머무는 것도
아이들에게 민폐겠지요.
자, 어디로 갈까요?
차온:(머리 싸맨다.) 이다야 추천 좀.
고이다:흠, 1층이나 3층?
차온:······3층 가자. 아니? 1층? 아니··· 이런 씨발···.
3층 가자. (굳은 결심!)
고이다:아까비.
차온:뭐가?
고이다:하하 아무것도 아냐. (고이다의 귀는 짐승 같은 편이다.)
차온:너 1층에서 뭔 소리 들었지.
고이다:야, 내가 설마 1층의 봉쌤 목소리를 듣고 와 저기 가도 나름 존나 재밌겠다 같은 생각을 하고 1층을 후보 군에 끼워넣는 그런 멋진 사람으로 보여?
얼른 3층 가자 어휴 날씨 좋다.
차온:그랬다 이거구만?
(등짝 후려치고 3층 올라간다.)
<교내 3층, 복도>
헐레벌떡 3층으로 올라왔습니다.
아, 막막해요.
좀전처럼 우리를 도와줄 사람도
이제 많이 없을 것입니다.
핸드폰 화면에 보이는 현재 시간은
5시 10분.
앞으로 1시간 50분이 남았습니다.
게다가 긴장과 반복을 하니
축 늘어져요.
이제는 조금 지칩니다.
차온:이다야 나 기절하고 싶다···.
고이다:기절행.
오늘 잡히면 우리 생기부에 뭐라 적힐까?
이 학생은 학교에서 고구마를 구워먹기 위해 교내에 방화를 저지를 정도로 집요한 학생입니다? (두근두근.)
차온:이 학생은 같은 동급생에게 얻어맞고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뭐 이렇게 적혀볼래? (두근두근.)
고이다:아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합니다.
자, 힘내서 얼른 숨어볼까요?
2층에서 1학년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봉쌤의 말이
들려 옵니다.
차온:······빨리 와. (영어실로 이다 끌고 우르륵 들어간다.)
봉쌤의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아, 조금은 안심이에요.
한동안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내면
잡히지 않을 것이란
예감이 듭니다.
차온:여기서 한 두 시간 버티면 안 되나? (지침.)
차온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킵니다.
그때,
연진: 어라? 너희 여기에서 뭐해? (양손 가득 미술도구 안은 채 둘 본다.)
아, 그러고보니 연진이는
내년 담력테스트를 위해
갖가지 소품을 만든다고
했던 것 같네요.
연진: 야자 안 하고 뭐해? 왜 그런 곳에 숨어 있어?
차온:어? 우리··· 숨어 있어야 하니까 숨어 있지···? (놀랍게도··· 낯 가리는 중이다.)
연진이는 봉쌤의 그 요란찬 방송을
듣지 못한 걸까요?
차온:······근데 너 방송 못 들었어?
연진: 응 무슨 방송?
차온:봉쌤이 방송 했잖아.
연진: 나 그때 학교 앞 편의점에서 음료수 사고 있었는데.
차온:아 그래? 근데 왜··· 너 소품 만든다면서 영어실로 왔어? 미술실에 가야 하는 거 아니야?
(미심쩍은 눈으로 연진의 얼굴을 뚫어져라 관찰한다···)
<관찰>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연진이의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갔습니다.
어딘가 수상해 보입니다.
차온:······야 너 꼰지르려고 그러지. (아르릉.)
연진: 아니이 그게,
봉쌤이 그래도 뭘 준다잖아.
차온:그거 개구라래.
봉쌤 도와줘도 의리 없다고 깜지 시킨댔어. 옛날에도 그랬대.
연진: 뭐?
(차온의 이야기 듣고 실망감과 배신감 가득 밀려온다.) 봉쌤이 협조 해준 사람한테도 깜지를 쓰게 시켰다고?
차온:응. 진짜로. 그 옛날에 도망쳤던 사람 하나 있댔잖아. 걔 사촌동생이 말해줬어. (간절···)
연진: 에이 뭐야, 그럼 너희를 희생양으로 만들 이유가 없잖아!
그럼 일곱시까지 파이팅! 나는 후배들 도우러 가야겠다. (미술용품 한아름 끌어안고 어딘가로 향한다.)
이로서 한고비 넘겼네요.
차온:어흐흑···. (바닥에 주저앉는다.)
연진이가 사라진 이후
봉쌤이 저 멀리서부터
교실을 들쑤시는 소리가 들립니다.
머지않아 이 곳에 숨어있는
우리까지도 발견하게 될겁니다.
슬슬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죠.
그 전에 차온,
교실 내의 시계를 한번 봅시다.
차온:(시선 옮겨 교실 벽에 걸린 시계를 본다.)
현재 시각은 5시 50분입니다.
꽤 오래 버티었습니다.
고이다:야, 이제 한시간만 더 버티면 돼.
우리는 이 기나긴 황혼의 싸움에서 승리할 거라고!
차온:거창하게 이름 붙이지 마!
자, 차온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향해봅시다.
그런데 어디로 가지요?
<아이디어 or 행운>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이마 짚는다···)
행운
기준치: 75/37/15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이다야··· 나 아무래도··· 뇌가 녹은 듯.
우리 어디 가? (엉엉.)
고이다:일단 내려가는 것보단 올라가는 게 좋을 걸. (위쪽 본다.)
담탱 정수리가 아랫층에서 보였거든.
차온:눈도 좋다 넌···
고이다:눈이라도 좋아야지.
봉철쌤:이다! 차온! 거기 서라!
이크, 저 멀리서
차온:아악!
저기 봉쌤이 우리를 발견하고
전력질주 하며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서둘러요!
얼른 올라가야 합니다!
차온:5층 6층 애들 있고 어디 가야 하지 씨바 4층 아님 7층 야 어디 가냐고!
고이다: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무당이냐!
차온:넌 왜 무당이 아닌 거니? (급기야···)
고이다:씨발 온아 나를 닮으면 어떡해!
차온:(아무튼 황급히 이다 손 붙잡고 7층으로 뛰어간다.) 너랑 친구해서 그렇다 왜!
헥헥…….
정말 숨가쁘게 뛰어왔습니다.
교내 7층은 숨을 곳이
비교적 적습니다.
그래요 이 곳은 조용하고
정숙해야 하는 곳,
...도서관이니 말이에요.
아랫층이 소란스럽습니다.
봉쌤이 2학년과 3학년 아이들의
반에 들어가
아이들을 들쑤시고 다니는
모양입니다.
얼른 우리도 숨어야 할것 같아요.
차온:끈질긴 인간··· (구석으로 기어들어가 책상 4 밑에 숨는다···)
고이다:(같이 책상 밑에 기어들어간다.) 그러고보니 아까 낙엽에...
고구마를 다 넣지 못했는데... ... (아쉬움.)
차온:넌··· 이 순간에 그게 중요하니···? (어이없음.)
고이다:중요하지 그 고구마 귀한 거야. 우리 고구마 언제 먹어.
일곱시 이후에 다시 고구마 구워 먹을래? (눈찡긋.)
차온:학교 밖에서 그냥 군고구마 하나 사면 안 될까?
고이다:야 그거랑 이게 같냐
맛이 다르다고 참맛 몰라 참맛?
차온:몰라 이 새끼야 나 막입이야···.
그냥 고구마 먹으면 되지 아무거나··· 어···? 할머니께서 주신 소중한 전설의 고구마면 아껴서 싹 내고 길러서 품종 개량도 해보고 해···.
고이다:시도는 해봤는데 다 말라 죽었어.
그리고 계속 생각해봤는데 너 낙엽 알레르기 있단 거 개구라지.
차온:너··· 다육이도 말려죽이는 편이니?
······.
고이다:차온 천재네.
천재에 구라쟁이 기질까지 있어 아주.
칭찬해.
차온:너 같으면 거기서 구라가 안 나오고 배기겠냐? (급발진)
고이다:야 너 지금 에프킬라 무시해? (목소리 순간 커졌다가 다시 소곤소곤.)
차온:고구마에 에프킬라 뿌릴 생각 하는 거 자체가 지금 스틱스 강이랑 뽀뽀하고 싶다 이거 아냐?
고이다:와 그 생각을 못했네. (핸드폰 꺼내서 시간 확인한다.) 이따가 그럼 에프킬라 없이 그냥 불에다 구워먹자.
차온:꼭 먹어야 한다면 제발 제발 쪠빨 학교 밖에서 구워··· 알았지···?
고이다:(대답 않는다.) 현재 시간은 6시 40분. 2학년이랑 3학년 교실 쥐잡듯 잡고 있나봐.
유리한테 카톡 왔는데 엄청 잡고 있어서 애들이 야자 못할 지경이래.
차온:밖에서 굽자고 이···인간아···.
고이다:이게 하... 그 맛이 안 난다니까.
차온:무슨 맛··· 아찔하고 저승 갈 것 같은 맛···?
봉철쌤:차온! 고이다!
너희가 이 곳에 있다는 것을 안다!!
순순히 나와라!!!
차온:나 어떡해······
그렇다고 순순히 나가겠나요?
고이다:(휴대폰 시계 만지작 거린다.) 야 현재 시간 6시 55분이야.
앞으로 5분 남았어.
우리는 이 곳에서 5분을
버틸 수 있을까요?
성이 잔뜩한 봉쌤은 도서실 이곳저곳
우리가 숨을 만한 곳을 뒤집니다.
참 열심히도 찾으시는군요.
고이다:온아 나 괜히 심장 뛰는 거 같아.
차온:심장 안 뛰면 사람은 죽어··· 근데 나도···.
그래도 막판까지 우리를
찾지 못하는 것을 보아하니
우리에게 승산은 있습니다!
현재 시각은 6시
59분…….
앞으로 1분 남았습니다.
조금만 더 버티면 우리는
이 내기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봉철쌤:찾았다. 욘녀석들! (책상 밑으로 얼굴 쑥 들이민다!)
고이다:아악 씨발 꿈에 나올 것 같아.
차온:으아악어아악! (기겁한다.)
기어코 봉쌤은 우리가 숨은 곳을
찾아 냈습니다.
몇초 남기지 않았습니다.
시간을 끌어야 할 것 같아요.
30초만 더!
지옥의 주둥아리 이다와 차온
시간을 끌어보자고요!
차온:선··· 선생님.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그동안 정말 감사하고 좋은 분으로 봐왔어요 아마 그럴 걸요? 그렇지 않을까요? 그런데 사람이 쩨쩨하게 자꾸 학생들 뒤를 쫓아다님 그게 좋을까요 나쁠까요? 나쁘겠죠? 네?
고이다:어어? 나도 도와야 하나?
우리 타코야키 쌤 직업만족도 백퍼셨던 듯
차온:미친놈아
봉철쌤:넌 나를 자극하려고 하는 말이냐?
아니면 체벌을 받고 싶어서 그러려는 말이냐?
고이다:그야... 쌤의 관심을 받으려는 말?
차온:하느님아버지
고이다:(차온 옆구리 쿡 찌른다.) 야야, 휴대폰 봐봐.
차온:(울며 휴대폰 확인한다.)
핸드폰의 시각은 정확하게
7시를 가리킵니다.
차온:헐.
고이다:지금은 7시 봉쌤 퇴근시간이니까!
이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교내에 7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아아, 이 내기 우리의 승리예요!
봉쌤은 우리를 찾았지
잡지는 못했으니까요!
이제 우리의 생기부는 안전합니다!
이 지긋지긋한 달리기를
멈출 수 있어요!
봉쌤은 허망한 눈길로
우리를 바라봅니다.
이제 우리들의 생기부는
안전합니다!
차온:(엉엉···) 선생님 저리 가요···
다 필요없어··· 나 집 갈 거야···.
봉철쌤:아무리 그래도 학칙을 위반한 건 눈감아 줄 수 없다!
차온:어엉?
봉철쌤:너희들이 선생님의 권리와 권력에 반발한 것은 봐줘도 그건 용서할 수 없지.
고이다:아니 영ㄱ
차온:(고이다 입 퍽 침.)
고이다:(입 감싸쥐고 바닥에 쓰러짐.)
아니 선생님 말과 다르잖아요!
우리는 선생님의 등쌀에 못이겨
도서관에서 나와
선도부실로 이동합니다.
우리는 그 빽빽한 깜지와
생기부에 끔찍한 기록을
남겨야 하나요?
만감이 교차 합니다.
저 멀리 대학교가 날개를 달고
승천하는 환각이
보입니다…….
고이다:정말 어른들은 다 거짓말쟁이야!!!!!!!!
그때, 저 멀리서 유단비 선생님이
선도부실의 문을 열고 들어 옵니다.
유단비 선생님: 봉철 선생님, 혹시 이 아이들에게 부탁하고 싶은게 있는데 잠깐 괜찮을까요?
봉철쌤:아, 유선생님 무슨 일이시죠?
유단비 선생님: 고이다와 차온 이번에 전국 단거리 달리기 대회에 나가보는건 어떨까 싶어서요. 운동장에서 봤는데 선생님이 잡지 못할 정도라면 실력이 정말 수준급인거거든요
고이다:넹?
차온:어 에?
네?
이게 무슨 말인가요?
우리가 달리기 대회요?
유단비 선생님: 그래서 혼내기 보다는 차라리 학교를 빛내게 하는 역할로 하면 어떨까 해서 말이에요. 너희들도 그게 좋지 않니?
고이다:그치만... ...
이 학생은 학교에서 고구마를 구워먹기 위해 교내에 방화를 저지를 정도로 집요한 학생입니다라고 적히는 게 더 간지나지 않나... ...?
차온:······. (고이다 입 다시 퍽 침.)
전 좋아요. 좋아요! 선생님 저 달리기 대회 고이다랑 나갈 거예요!
고이다:아흑. (입 다시 감싸쥔다.)
야 누구 마음대로???
차온:나갈 거지? (안 그러면 널 불태우겠단 눈으로 봄.)
유단비 선생님: 알겠습니다. 아마 대회가 7일 뒤였죠? 둘 모두 고삼이니까 수시든 정시든 체력단련에도 되움이 될것 같네요.
고이다:아니 난,
난... ...
... ... 선생님도 내 말은 안중에도 없지.
차온:넌 양심이 있으면 조용히 해.
우리들의 생기부는 이로서 안전합니다.
물론…….
그 생기부를 위해 우리들은
7일 뒤 열리는 대회준비를
빡세게 준비해야 겠지만요!
모든 사건의 원흉은
이다입니다!
그저 눈물이 납니다.
차온의 생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니 말입니다.
야자실로 돌아간다면 이다와
진중한 대화를 해봐야 할 것 같네요.
고이다, 차온 생환
생환 보상
생기부에 오늘 날의 기록이 적히지 않음,
7일 뒤 열리는 전국 단거리 달리기 대회에서
고이다는 은상의 쾌거를 이룹니다.
모두가 행복한 날이 되었답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END2. 고구마와 국가대표
차온:고이다 가만안둬
고이다:긍정적인 생각
차온:하겠냐?
고이다:해줘!
차온:그게 뭔데!
고이다:연습해야지 이래서 요즘 것들이란 쯧쯧.
(등짝 맞기 전에 냉큼 들어감.)
차온:야!!!!!!!
혜담:수고하셨습니다............... ㅋㅎㅋ..
예새 (GM):끝~! 수고했구~
얼레벌레였지만... ... 같이 해줘서 감사했습니다(?)
혜담:넘 고생 많았어 눈 뜨자마자 오느라···
예새 (GM):아냐 내가... ... 얼레벌레 해서...(땀닦)
혜담:재밌었어 ㅋㅋㅋㅋㅋㅋㅋ 울 이다 귀엽네···
예새 (GM):담엔 더 준비 열심히 해오께 재밌었다니 다행이야
우리 애... 인생 막 살지
혜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예새 (GM):쟤처럼 살진 말아야지의 쟤를 맡는 편
혜담:차온: 그런 쟤한테 매번 휘말리는 편
예새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리기 시합...차온 잘 했을까
혜담:차온··· 구르듯이 달려서 삼 등은 하지 않았을지
다리가 짧아서 그 이상은·········
예새 (GM):개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리 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혜담:키가 작잖아···
예새 (GM):웰시코기도 잘 달려 왜!
혜담:야 그치만
치타가 한 걸음 뛰는 거랑
웰시코기 한 걸음 뛰는 거랑
같냐고
예새 (GM):그건 그래
하지만 아냐 웰시코기도 충분히 잘 뛸 수 있어
혜담:희망고문이야 그거
예새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고이다는... 저기 풀려나고
다시 마저 고구마를
구워먹었어
혜담:차온은
그 해 겨울
고구마 쳐다보지도 않았을 듯
예새 (GM):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혜담:길 가다 고구마라떼 보면 기겁함
예새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이다는... 달리기 준비하면서도 틈틈히 구워먹음
먹는 건 중요하니까(대체임)
혜담:차온··· 달리기 연습하고 끝나면 맨날 고이다한테 업어서 집에 가라고 화냄 (ㅋㅋ)
내가··· 누구 때문에···! (분노)
예새 (GM):귀여워 귀여워
근데 사실
혜담:
예새 (GM):달리겠다고 한 건
온이잖아 라고 고이다가 말하는데
솔직히 고이다의 잘못 아닌가
혜담:원인제공이 너니까 조용히 못하겠냐는 차온의 전언
예새 (GM):(고이다 쥐어박음) 맞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혜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이다 호오
담부턴 누나가 에프에 구워주는 고구마나 먹어 그게 참맛이야 누나 잘 굽는다
예새 (GM):고이다... 얼결에 달리기까지 해서
업보 청산 하게 됨
혜담:개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 (GM):고등학생 고이다 흠
요리 못했을 듯
혜담:구우면
겉은 새카맣고 안은 하나도 안 익을 듯
예새 (GM):하긴 요리를 잘했으면 고구마를 그따위로 구워먹었을까
맞아
겉은 까맣고 안은 딱딱
혜담:ㅋㅋㅋㅋㅋㅋㅋㅋㅋ설익은 고구마 잘못 먹으면 배탈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 (GM):걔 건강 90이야
혜담:ㅁㅊ
슈퍼 건강
예새 (GM):정말... 엔간해서 죽지 않는다는 뜻
혜담:진짜··· 지옥에서 올라온 고이다의 목숨줄
예새 (GM):고이다 높은 거 행운, 건강
혜담:차온 낮은 거 근력 크기
높은 거라곤 말재주와 설득 뿐
예새 (GM):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바로 7층으로 가서
만약 4, 5, 6으로 갔으면
퍽퍽했을 거야
혜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5층 6층은 안 가려고 했거든 교실이길래
근데 4층에 선도부실이 있는 거야
기겁함
예새 (GM):ㅋㅋㅋㅋ맞아 4, 5, 6 그렇게 다 거쳐서
결국은 7층 오게 돼있었어
혜담:중간에
잡힐 수도 있어?
예새 (GM):고이다가 1층 3층 제시했었잖아
그때 1층 가면 잡히고
그대로 배드 엔딩이고 또
영어실 갔었잖아
그때 미술실 갔으면 잡힘
혜담:차온: 이새끼 진짜 잡히려고
영어실은··· 차온 생각에 선생님이 체육쌤이라
영어울렁증 있을 것 같았대
예새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4층 가면
문 막혀있거든 그래서 4층 가도 잡히고
5, 6층 가면 결국 7층 올라오니까
온이가 얼결에 최고의 선택을 한 거지
혜담:개웃긴다 진짜
어쩌다가 얼레벌레 운 좋은 인간에 등극함 (그러나 운 좋았다면 쫓기지 않았을 것임)
예새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애매하게 운이 좋았지
그리고 사실 처음에 님이 운 주사위
잘못 굴려서 좀 높게 나왔거든
근데 우리 애깅이... 있는 건 설득 밖에 없는데
행운도 낮으면 퍽퍽할 거 같아서
그냥 갔어 (?)
혜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원래 그
그 어케 굴려야 하지
그냥 3d6인가?
예새 (GM):ㅇㅇㅇㅇ 그랬을거야
혜담:
rolling 3d6*5
(
6
+
3
+
6
)
*5
=
75
?
예새 (GM):은 아 님이 굴린게 맞았네
죄송 왜 나 3d6으로 기억했지?
혜담:근데
어떻게 굴려도···
이거 그 뭐지 키퍼링 해주시는 분마다 좀 다르더라고
어떤 분은 3d6
어떤 분은 저거 세 번 굴려서 높은 거
예새 (GM):행운 (3d6)*5
이거고... 흠 고이다도 해볼까
혜담:35 55 3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렇게 했음 뒤졌네···
고이다:
rolling (3d6)*5
(
(
3
+
2
+
1
)
)*5
=
30
혜담:ㅋㅋ
고이다:ㅋㅋ
혜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새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혜담:씨바 오늘
예새 (GM):이다야!!!!!!!!!!!
혜담:차온이 고이다 행운 빨아먹은 듯
예새 (GM):스스로가 캐붕을 내면 어떡하니!!!!!!!!!!!!!!!!!!
혜담:존나 웃겨 ㅠㅠ
예새 (GM):넌 행운으로 먹고 사는 놈인데!!!!!!!!!!!!!1
30 저렇게 낮은 수치가 가능하다니
어메이징
혜담:개웃긴다 진짜
저번 세션 두 번 다 80쯤 나오더니···
예새 (GM):갑자기 일게 바닥을...
글구 생각보다 스크립트가 많아서
많이 쳐냈어
고구마 먹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대체임)
혜담:ㅋㅋㅋㅋㅋㅋㅋㅋ 고생했어···
담엔··· 나 시간 날 때 여유롭게 가자 (ㅠㅠ)
예새 (GM):구래구래 님은 앞으로 이제
한밤중만 되는 거지? (ㅋㅋ
혜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여유 날 때 연락하겠읍니다 감사합니다···
고생했더······ 글고 이제 일찍 자고 일찍 인나는 어린이 되자
예새 (GM):응... ... 오늘은 일찍 인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일 다시... 시도해볼거야(ㅅㅂ)
이제 카톡 알람 꺼두는 거지?
혜담:응 근데 뭐··· 천천히라도 볼 거니까 피씨는 꺼져있어도 폰은 켜져 있고
어디든 연락 줘 고마어
예새 (GM):구랭! 한동안 프라우 땜에
혜담:이거 백업해서 주소 남겨놓을겡
예새 (GM):본계 조심할거라(ㅅㅂ)
혜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톡에
예새 (GM):조아조아
혜담:일기 써도 됨
프라우 사랑 일기 읽어드림
예새 (GM):그랭!!!!!!!!!!!
카톡에서 보장
혜담:
예새 (GM):오키오키~~~
빠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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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온:
rolling (2d6+6)*5
(
(
3
+
3
)
+6)*5
=
60
고이다:
rolling (2d6+6)*5
(
(
4
+
6
)
+6)*5
=
80
준비됐으면 야옹!
차온:야옹…….
좋아요.
출발합니다!
숑숑~!
*
CoC 7th Fanmade Scenario
바이크를 탄 줄리엣
KPC 고이다
PC 차온
*
한가한 휴일,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던 당신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고이다로부터입니다.
이런 날에 갑자기….
차온:(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채 전화를 받는다.) 녀부졔용.
고이다:뭐양. 주말인데 아무것도 안 하는 차온의 목소리잖앙. (주말을 맞아 상큼한 목소리다.) 치킨 먹자.
차온:주말은 원래 숨만 쉬어야 해. (…하다 뽈딱 몸 일으킨다.) 고이다가 사나요?
고이다:엉엉. 나올 준비하고 있어. 이따 봐! (전화 끊는다.)
차온:(뭐지? 싶지만 고이다와 알고 지낸 지 십여 년은 훌쩍 넘겼다. 미적미적 일어나 옷을 갈아입는다.)
옷을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마칠 때쯤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차온:엥. 벌써 왔나? (인터폰 화면 확인한다.) 누구세요?
기사: 계십니까.
낯선 목소리입니다.
차온:? 물건 안 사요. (통화 종료 버튼을 꾹 누른다.)
기사: (다급하게 말 뱉는다,) 저는 그 고이다님이 보낸 운전기ㅅ... ...(이내 목소리 끊긴다.)
차온:……. (방금 고이다 뭐 어쩌고 한 것 같은데. 의문에 찬 얼굴로 현관에 다가선다. 안전고리만 걸어놓고 문을 연다.) 고이다 뭐요?
기사: (억지로 문 열지 않는다. 틈새로 보이는 옷차림은 까맣고 단정한 정장 빼입은, 신뢰 가는 인상의 인물이다. 목소리 정중하다.) 고이다님이 급작스럽게 추가 업무가 생겨서 대신 약속 장소까지 모셔다드리기 위해 오게 되었습니다.
만약 차온님이 믿지 않으시면 이렇게 전달해달라 하더군요. 간지카트, 지코바.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만... ...
차온:……고이다 돈 많이 벌었나보다. (저 두 단어를 읊는다면야. 여전히 미심쩍은 눈치로 남자를 훑지만 별 말 없이 문을 열어젖힌다.) 약속 장소가 어딘데요?
기사: 한강쪽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남자 뒤로 까만 벤츠 한 대 드러난다. 부드럽게 뒷좌석 문 열고 탑승 기다린다.)
차온:살다 살다 이런 꼴값도 떨어보고…. (팀장님 택시 문은 열어드렸어도 제가 탈 차 문 열어주는 건 처음이나 다름없다. 한숨 내쉬고 올라탄다.)
차에 타면 푹신한 시트.
철 지난 브릿팝에 기분이 고양됩니다.
창밖으로 노을 지는 도시의
모습이 보입니다.
서로 다른 기종의 차들,
커피를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
하얀 새가 푸드덕거리며
하늘 위로 날아가고,
거리의 풍경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갑니다.
부드러운 운전이네요.
차온:팔자 좋네…. (창턱에 팔 괴고 바깥 내다본다.)
잠시 여유를 즐기면
차가 건널목에서
부드럽게 멈춥니다.
철컥, 차 문과 함께
트렁크 잠금쇠가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기사: 고이다님이 차온님께 준비한 선물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차온:걔가요? (느릿느릿 차를 빠져나와 트렁크로 향한다.)
기사: 네, 트렁크를 확인해달라 하셨는데,
저도 부탁받았을 뿐이라 뭐가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차온:그래요… 그렇구나…. (서프라이즈랍시고 괴상망측한 거라도 준비했다면 가만두지 않겠다. 의지를 다지고 트렁크를 연다.)
차온이 트렁크를 열면
펑!
하늘로 형형색색의 풍선이
올라갑니다.
색종이들이 터지고
사람들이 소곤대며
이쪽을 바라보네요.
그곳에 있는 건….
고이다:웁웁웁! (발버둥 친다.)
입에 청테이프가 붙어있고
손발이 밧줄로 묶인
고이다입니다.
차온:? 뭐야 너 뭐야 왜 이러냐 뭔데? (뭔데? 돌았나? 급히 손 뻗어 테이프를 떼어준다.)
고이다:(콜록대며 숨 돌린다.) 야, 나 밧줄, 밧줄도 좀 풀어줘!
차온:아 진짜 손 많이 가네! (손발에 묶인 밧줄도 풀어낸다.)
고이다:고맙다. (그제야 제 손목 돌린다.) 이러다 질식사하는 줄 알았다니까.
차온:난 대체 뭐하느라 네가 트렁크에서 이 꼴 당한 차를 타고…. (얼굴 찌푸린 채 주위를 둘러본다.)
고이다:아유, 설명하긴 좀 길고. (차온 보는 웃음이 멋쩍다. 약간 죄책감 묻어나는 관상 꼬라지가 이 새끼한테 자주 보이는 모습이 아니다.)
미안하다 야.
차온:?
그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차온의 눈앞이 깜깜해집니다….
■ 이 개자식이
눈을 뜨면
사방이 어둡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픕니다.
손발목이 시큰거리고
귀 위쪽이 따갑습니다.
차온:어우 씨발 미친…. (웩. 두통으로 조금 메스껍다. 가볍게 헛구역질한 뒤에야 꿈질꿈질 움직여본다.)
손발목이 밧줄로 묶여있습니다.
:손발이 묶여있는 상태에서 하기 힘든 모든 행동에 패널티 주사위를 하나 받습니다.
차온:(이 새끼 기껏 풀어줬더니 내가 묶여? 머리 검은 짐승은 함부로 기르면 안 된댔는데! 까지 생각하다 고이다 머리는 빨간색이지 따위의 쓸모없는 위로를 스스로에게 날린다. 눈을 힘있게 깜박이고 주위를 둘러본다.)
둘러보려고 해도 주변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참,
무리해서 눈을 힘있게 깜박이니
희미하게 큰 그림자 몇 개가 보이지만
확신할 수 없습니다.
차온:(사람인가? 사람이래도 좆됐고 아니어도 좆된 건 분명하다. 작게 한숨 내쉬고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석유 냄새가 납니다.
스테인레스인지 플라스틱인지 헷갈리는
차가운 박스가 만져지네요.
좁은 공간에서는
작은 인기척도 쉽게 울립니다.
차온:(욕이라도 지껄이면 편하겠는데 소리 내기도 꺼려진다. 제 옷깃 미끄러지는 소리도 거하게 울리는 듯 느껴지는 판에 뭐 어쩌라고. 석유 냄새에 막연히 차가 있는 곳인가 생각한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길 잠시 기다린다.)
기다리던 와중,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주황빛이 들어옵니다.
벽의 작은 환풍기 크기
유리창 너머에서입니다.
끼이익...
탁.
검은 인영 두 개가
유리창의 구석을 가립니다.
차온:(뭐야 씨발 왜 가려 장난하냐? 눈을 가늘게 뜨고 유리창 쪽을 살핀다.)
창을 가린 인물 두 명은
모두 깡말라
뒷목의 뼈가 도드라지며
볼이 움푹 패여 있습니다.
뒷모습이므로 그 이상을 보는 것은
힘들 것 같네요.
그리고 계기판이 보입니다.
차온:(고이다만도 못한 덩치한테 이 꼴을 당했다고? 이상한 쪽으로 핀트가 어긋난 것 같지만 빡침은 어쩔 수 없다. 애써 계기판 쪽을 확인한다.)
<관찰>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계기판 근처의 내비게이션이 보입니다.
2시간 뒤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글이
적혀 있네요.
목적지는 연구소.
별다른 설명은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내 시동이 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덜컹,
하고 차온이 있는 곳이
크게 흔들립니다.
앞으로 엎어지면
뺨에 차갑고 단단한 바닥의 감촉.
창 너머의 빛에 의지해
애써 주변을 둘러보면
가득 쌓인 물류 박스가 여러
그리고 취급 주의가 붙은 무언가가
커다란 천에 덮여 있습니다.
빛을 받아 맞은편 박스 위에서
무언가가 반짝입니다.
차온:(미친 나 트럭 탔구나. 이런 씨발 물류 운반 트럭 탔나보다! 속이 왱알왱알 시끄럽다. 깊게 숨 들이마시고 고개 내어 박스 위를 살펴본다.)
올려다보면
키보다 조금 큰 높이로 쌓인
물류 박스 위에
유리 상자가 있습니다.
그 안에 든 단검 손잡이에서
고픙스로운 보석들이 반짝입니다.
덜컹,
차온이 있는 곳이
한 번 더 크게 움직입니다.
유리 상자가 아슬아슬하게
박스 위에 걸쳐집니다.
천천히 불안정하게
흔들립니다.
차온:미친놈들아 취급주의 물건을 누가 위에 올려놔 바닥에 내려놔야 할 거 아냐…. (불안감에 빠르게 속삭인다. 사실 제가 무슨 말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최대한 상자로부터 멀리 물러난다.)
차온은 상자로부터 멀리 물러났습니다.
차온:아니…. (빡치네… 빡치는데… 빡치지만 밧줄은 끊고 싶다. 주위를 둘러봐도 끊을 만한 물건은 없을까? 정말… 저거뿐일까?)
떼잉..,., 그런 것 같네요
차온:어흐흑… (돌아가면 고이다를 죽일 것이다. 하지만 돌아갈 수 있을까? 꺼림칙한 얼굴로 슬금슬금 다가간다. 유리 상자가 떨어지도록 박스를 한번 툭 친 다음 잽싸게 옆으로 굴러본다.)
칼이 담긴 유리 상자는
차온의 머리 바로 위로 떨어지려던 찰나!
<회피>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쨍그랑!
상자가 깨집니다.
창 너머의 탁한 불빛이
유리조각을 통과해 어지럽게 산란하고,
바닥이 순식간에 만신창이가 됩니다.
발 바로 옆에 꽂힌 단검이
대롱대롱 움직이는 것을 발견합니다.
식은땀이 척추를 타고 흐릅니다.
큰일 날 뻔했네요.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이성 감소 없습니다.
차온:으악… 으악… 씨발 진짜 어흐흑…. (간당간당한 정신머리를 간신히 부여잡는다. 꽂혀있는 단검에 대고 밧줄을 비벼 끊는다.)
밧줄을 끊던 와중,
상자가 깨지며
함께 떨어진 택을 발견합니다.
일단은 밧줄을 끊습니다.
잠시만요,
<근력>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
연약한 차온은
밧줄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엉망진창으로 긁힙니다.
체력 -1
차온:엄마…. (얼마 전부터 엄마를 자꾸 찾는 게… 갈 때가 다 된 거 아닐까? 짜증스러운 얼굴로 떨어진 택을 살펴본다.)
[Eugene H. Anderson / 5,000,000불]
이라는 내용입니다.
차온:……. (오백만 불이면… 문득 소름이 돋는다. 잘못하면 제3금융 손을 빌려야 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섬칫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쓰며 따끔했던 제 귀 쪽을 매만진다.)
실핀으로 뚫려 있고,
종이 같은 것이 붙어 있습니다.
차온:(핀을 떼어낸다. 욱신욱신. 붙어있던 종이에 무어라 적혔는지 살펴본다.)
떼어내면 귀가 조금 아픕니다.
실핀에 달린 택에는
[고이다 / 11,130달러] 라고 적혀 있습니다.
붉은 색연필로 체크가 되어 있습니다.
차온:이 씨발새끼 날 팔아넘겨? ? ? ?
어? ? ? ? 와중에 단검만도 못해? ? ?
(분노하고 있지만 소리는 죽였다. 살고자 하는 욕구는 위대한 것이다.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쥔 채 주변의 박스들을 살펴본다. 여기서 나가면? 진짜로 죽여버릴 것이다.)
차가 앞으로 쏠린 충격으로
박스들이 조금 흐트러져 있고,
그 안에 눈을 감은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
귀 위쪽이 실핀으로 뚫렸고,
택이 붙어 있습니다.
차온의 귀가 새삼스럽게
시큰거립니다.
차온:엄마……. (차온은 누구인가. 선하지는 못하나 악하지도 못하여 세상의 법규에 맞추어 살아가는 소시민이다. 그렇다면 납치 당한 물류 운반 트럭 안에서의 차온은 어떠한가? 박스를 슬금슬금 밀어 눈 감은 얼굴을 가려버린다. 몰라 욱신거리는 양심따위. 내 눈에만 보이지 않으면 그만 아냐.)
얼굴을 가리던 찰나,
번쩍, 머리가 눈을 뜹니다.
차온과 눈을 마주친 머리는
차온을 한 번,
자신의 아래를 한 번 봅니다.
그러더니 경악에 물든 얼굴로,
실핏줄이 터진 눈이 튀어나올 듯
고함을 질러댑니다.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이성 -2
차온:아 씨발 아니 소리를 왜 질러 조용히 해요! 아! (당황한 채 뒤로 물러선다. 구석에 수그리고 앉아 귀를 틀어막는다.) 닥쳐!
몸이 한 번 더 앞으로 기웁니다.
균형을 잡기 어렵습니다.
주춤하면 어느새 덜컹거리던 것이 멈추고
반대편 벽의 문이 열립니다.
갑작스럽게 들어오는 빛에
눈이 시립니다.
어떻게 할까요?
차온:(아 진짜 너무 너무 너무 싫다. 박스들 틈바구니로 급하게 숨어든다.)
<민첩>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어휴 씨발…. (어휴 씨발….)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은
깡마른 괴한입니다.
눈두덩이가 움푹 패여
눈알의 윤곽이 도드라지고,
시퍼런 혈관이
목이며 팔에 솟아 두근거립니다.
인간보다 시체에 가까운 느낌이네요.
괴한의 목각인형 같은 움직임에
강한 이질감이 듭니다.
머리가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칩니다.
살려줘, 살려주세요.
제가 갚을게요.
갚을 수 있어요.
한 판의 기회만 더 주시면...
괴한은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이
머리채를 잡아 그를 집어 듭니다.
... ... 목뿐인 그를요.
목 아래로는 아무것도 없는 전신이
보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괴한은
주머니에서 작은 차 키에 달린
납작한 알약 통을 꺼내
그의 입에 하얀 약 한 알을 집어넣습니다.
머리는 고함을 지르다가
가래 낀 기침을 내뱉습니다.
차온:……. (숨도 못 쉬고 바라본다. 몰라 무서워 집에 보내줘… 저 고이다 아니에요….)
뒤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약을 너무 막 썼다간,
진짜로 못 깨어날지도 몰라.
내 알바야?
괴한은 머리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집어 던집니다.
데구르르르….
머리가 바닥을 구르다
차온과 눈이 마주칩니다.
혀가 축 늘어지고,
눈동자는 초점을 잃었습니다.
차온:(으웩. 속이 미식거린다. 침을 꿀꺽 삼키고 시선을 돌린다. 돌려봐야… 거기서 거기긴 한데… 아무튼 저 눈을 보고 싶진 않다.)
괴한이 마지막으로
겁에 질린 차온을 봅니다.
너도 저 꼴 나기 싫으면 얌전히 있어.
차온:(씨발럼… 고개를 끄덕이고는 구석에 주저앉는다. 씨발… 개새끼… 좆같은 놈… 육성으로는 한 마디도 안 했다. 팀장같은 새끼… 사흘 철야같은 놈….)
그리고 문이 닫힙니다.
다시 완전한 정적.
남은 것은 미동없는 머리와
차온.
액셀을 밟는 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몸이 한쪽으로
쏠립니다.
창 밖으로 오렌지색 불빛이
들어옵니다.
두 사람의 인영이 구석을
가립니다.
차가 출발합니다.
차온:(짜증나는 새끼… 개새끼… 이제는 욕이 누구를 향한 건지도 모르겠다. 바닥에 처박힌 머리를 발끝으로 슬금슬금 멀찍히 밀어놓는다.)
머리가 밀리고,
차온이 있는 곳이 한 번 더
덜컹 흔들립니다.
그와 함께 취급 주의 천이
조금 흘러내립니다.
그 안에서 붉은 차체가
반짝 빛납니다.
차온:…? (기듯이 다가가 차체를 바라본다. 이것도 대신 팔린 걸까?)
새빨간 바이크 한 대가 놓여 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힐 것 같습니다.
손잡이에는 역시나 택이 붙어 있습니다.
[Silvana B.Carnahan,11,130달러]
차온:이거이거 고이다랑 똑같은 새끼네… 그래 내가 바이크 가격만은 한다 이거지… 근데 고이다 취향이긴 하네…. (바이크를 붙들고 깊은 한숨을 내쉰다. 몰라 다 좆까든가….)
연료는 꽉 차있지만
키는 꽂혀 있지 않습니다.
차온:줄 거면 키도 줘야 할 거 아냐…. (실바나 머시기 어쩌구 씨… 당신은 탈락입니다. 바이크 시트처럼 뭔가를 놓을 수 있는 곳에 키가 있는지 살펴본다.)
<지능>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열쇠는 물건의 관리자에게 있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아까 그 괴한이라던가...
머리를 굴리던 와중,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차온이 있는 곳이 멈춥니다.
차온:아. 좆됐당. 그래. 응. 그래. (에이 씨발. 포기한다.)
몸이 크게 앞으로 쏠립니다.
앞 창문의 불이 꺼집니다.
다시 완전한 어둠….
속에서 아 좆됐당.이라고 생각하면
천천히 문이 열립니다.
그 앞에는 이전의 괴한이 서있습니다.
일어나서 양손 들고 내려.
위협적인 톤입니다.
차온:(얌전히 양손을 든다. 까탈스러운 새끼 팀장같은 새끼… 하지만 울 팀장님은 날 납치하진 않았어. 아니다 회식에 납치했나? 빙글빙글 돌아가는 머릿속을 잠재우며 조심스레 내린다.)
그 순간
빠아아아앙
하는 경적 소리가 울립니다.
멈추지 않는 경적에
괴한이 당황해서
뒤를 돌아보는 순간,
퍽!
그의 머리를 커다란 검은 가방이
가격합니다.
차온:? ? ? ? (뭐지? 뭐지? 휘둥그레진 눈으로 쳐다본다.)
고이다:(이마의 땀 훔친다. 상쾌하게 웃는다.) 구하러 왔어!
(차온 대답 듣기 전에 망설임 없이 안으로 걸어들어가 차 내부 살핀다. 빨간 바이크 끌고 내린다.)
차온:이… 이… 개씨발개잡놈같은 이……. (다리가 후들거린다. 다분히 분노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퍼들퍼들 떨리는 목소리로 말 잇는다.)
그거 키 없어 이새끼야….
이 씨발 내가 치킨 먹자는 말에 이…. 이 인간아 이…….
고이다:하하 칭찬 고마워. 차온 면허는 있지? (바이크 살핀다.) 엥, 진짜 열쇠 없네. 열쇠 어딨어? (대충 바닥에 널부러진 괴한 툭툭 걷어찬다.)
차온:그 새끼한테 있겠지 걔가 바이크 옮기고 있었으니까! (소리 빽 지른다.)
고이다:아 뭐야 진작 말해주지! (쓰러진 놈 대가리 한 번 더 발로 꾹 눌러주곤 주머니 뒤진다. 어렵지 않게 삐죽 튀어나와있는 차 키를 얻는다. 알약통이 열쇠고리로 달려있다.)
바닥에 쓰러진 괴한의 깨진 머리에서는
차온:어흐흑… 몰라 빨리 가… 널 죽이는 건 살고 난 다음이야….
짙은 초록색의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발을 떼면 끈적하게 늘어집니다.
그 순간, 괴한의 등허리를 뚫고
척추에서 수많은 벌레 다리가 돋아납니다.
그 안에서 커다란 막 형태의 날개를 가진
곤충이
마치 허물을 벗듯
묽은 체액을 뚝뚝 흘리며
달빛을 받아
그 완전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이성 -1
묽은 체액이 뚝뚝 떨어집니다.
시체가 썩는 듯한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털 달린 수많은 다리를 삐걱대며
괴물이 차온에게로 달려옵니다.
고이다:오 간지나는데.
(냅다 열쇠 차온 향해 던진다.) 일단 얼른 운전해!
차온:돌았니? 아 진짜 너 죽여버려! (열쇠를 낚아챈다. 바이크에 꽂아 시동을 건다. 이다가 올라타길 기다린 뒤 급발진.)
달이 빛나는 밤의,
위치 모를 고속도로.
언덕 위의 연구소에서
가운을 입은 사람 몇 명이
급하게 무전기를 칩니다.
괴물은 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두 사람을 쫓아옵니다.
자, 추격전 시작입니다!
차온:으흐흑… 어흐흑… 개짜증나 진짜 가만 안 둬…. (엑셀을 있는 힘을 다해 밟는다. 지금 기분으로는 도로 위의 뭐든 쳐버리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민첩>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차온 거리를 확 벌립니다!
고이다:우와악! (차온 허리 꽉 붙든다.) 미친 차온 속도 존나 빠른 거 아냐?
찰칵찰칵 소리가 납니다.
과속방지카메라에
차온:닥쳐 너 도로에 떨구기 전에!
기깔나는 사진이 찍힙니다.
차온:벌금 니가 내!
괴물:
괴물 역시 질세라 거리를 확 좁힙니다.
괴물:(재빠르게 달려오다 휘청이며 가드레일에 몸을 들이박는다.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체액이 튀어 다른 차들의 차창을 적시고, 끼이익 하는 소리가 들린다. 차 몇 개가 서로 부딪혀 터진다. 비척이며 일어나 이쪽을 향한다.)
차온:아…. 죽고 싶다… 아니? 살고 싶은 걸? (거의 자아분열 직전이다. 운전대를 꽉 붙잡는다. 도로 위의 다른 차들 사이를 헤집으며 최선을 다해 달려본다.)
<민첩>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오토바이 성능이 생각보다 구리네용
차온:살고 싶다고 했잖아! (바이크를 콱콱 내리친다.)
괴물:
(뒤까지 바싹 따라붙어 지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커다란 두 날개를 비빈다.)
(악취와 함께 아래에서 부우웅 하는 소리가 올라온다. 손가락 한 마디만 한 유충이 시야를 방해한다.)
고이다:차온!!!!!! 제대로 좀 해!!! (자기 간지나는 썬글라스 괴물한테 던져버린다.)
차온:이다야 말해 봐. 도로에서 굴러 뒤지는 게 좋을까 아니면… 괴물한테 먹혀 뒤지는 게 좋을까? (흐흐흐… 낮은 소리로 웃는다. 엑셀을 다시 한 번 밟는다.)
고이다:
미안 안 깝칠게.
차온:굴러 뒤지고 싶다고? 알겠어! (밝은 얼굴로 운전대를 홱 튼다.)
바로 앞에 드리프트 구간이 보입니다.
이 막장 운전대로라면
부딪혀서 날아가 버릴지도 몰라요!
차온:꽉 잡아! 대가리 터지기 싫으면! (컴공은 대체로 물리라는 것을 배운다. 이를 테면… 역학 따위를 머릿속에 넣는다는 소리다. 실제로 하는 게 프로그래밍이어도? 일반물리 정도는 배운다. 드리프트와 같은 인간의 행위는 물리 법칙을 벗어날 수 없고 이것은? 컴퓨터를 다루던 능력과도 연결이 되어 있다. 아무튼 되어 있다.)
<컴퓨터 사용>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둘을 태운 바이크가 공중에 한 번 붕 뜨고,
엉덩이가 잠깐 안장에서 떨어집니다.
고이다:흐아아아아아악
끝내주는 실력으로 드리프트합니다.
바퀴에 치직거리며 불똥이 튀고,
바닥에서 뜨거운 열기가 올라옵니다.
차온:와! 이다야 나 범퍼카 말고 처음으로 운전해봐! (개소리지만 빡치니까 지껄여본다.)
갑작스러운 드리프트에 뒤의 차들이
당황해 클락션을 울립니다.
괴물:(옆을 달리던 차를 턱으로 집어 차온과 이다 향해 던진다.)
노란 스포츠카 한 대가 빙글빙글 돌며
빠른 속도로 날아옵니다!
차온:미 미 미 미친 거 아니야? (미친 거 아냐? 핸들을 있는 힘 다해 꺾는다. 엑셀을 드립다 밟는다.)
<자동차 운전>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쾅!
바로 옆에서 차가 폭발해
파편이 사방으로 튑니다.
휘청, 오토바이의 차체가 크게 기웁니다.
어느덧 앞에 낯선 도시의 표지판이
보입니다.
커다란 빌딩의 숲으로 들어가면
처음 보는 사람들이
피투성이가 된 차온과 고이다를
낯설게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건물의
전면 유리로
형형색색의 불빛이 화려하게 빛납니다.
앞뒤로 차들이 빵빵거립니다.
고이다:음. (그대로 혼자 후드 뒤집어쓴당.)
차온:구경 났냐? (와중에 고개도 못 숙인다. 이 악물고 웃는다.) 다 죽여버려….
고이다:우리 온이 얼굴에 주름 생길 일은 없겠당.
차온:이다야 안 닥치면 도로에 굴려버린다고.
고이다:죄썽함다.
뒤에서 익숙한 사이렌이 들립니다.
뒤를 돌아보면 경찰이 확성기에 대고
외치고 있습니다.
거기 서십시오, 시민!
속도/교통신호 위반으로
체포하겠습니다.
당장 멈추지 않는다면
공무집행 방해 추가입니다!
차온:내가 어쩌다가… 어쩌다가 이딴…. (나지도 않는 눈물을 삼키며 속도를 올린다. 차라리 경찰에게 잡히는 게 괴물에게 먹히는 것보다 나을 것 같지만… 영원히 안 잡히면 되는 거 아닐까? 이런 씨발… 큰 소리로 경찰을 향해 외친다.)
경찰 선생님 제 말 잘 들으세요 제가 여기서 멈추면 다 죽어요 사유는? 너도 눈이 있으면 하늘을 봐라! 아무튼 선생님 한번만 봐주세요 예? 저 착하게 살았어요 선생님도 가정이 있으시고 집에 가고 싶으시면 저 쫓지 마시고 얌전히 퇴근하세요! (설득 중이다. 아마도.)
<설득>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설득 당한 경찰들이
브레이크를 밟으며
엄지를 치켜듭니다.
차온을 향해 눈을 찡긋대는 것도
잊지 않네요.
멋지네요 하하.
차온:징그러워…. (하하하… 어색하게 웃어보이고 다시 속도를 올린다.)
와중에 괴물은 바로 위에서 쫓아옵니다.
거대하게 드려진 그림자에
위를 올려다보면
괴물의 배가 갈라져,
까만 안개 같은 유충의 군집이
부우웅 하는 소리를 내며
도시 곳곳으로 퍼집니다.
고이다:
괴물:
차온:아… 기절하고 싶다….
고이다:기절 안 돼. (차온 뺨 뒤에서 챱챱 때려준다.)
차온:하…. (엑셀을 밟으며 하늘 위 괴물을 향해 아무렇게나 지껄인다.) 있잖아 진짜 나… 나 아무 잘못 안 했어 개새끼야 솔직히 내가 뭘 잘못했어 내가 숨쉬는 거 말고 뭘 했어! 나 치킨도 못 먹고 밥도 못 먹고 배고파 뒤지겠어 너도 그냥 얌전히 집 가서 밥이나 먹지 여기서 왜 이러고 살아! 머리 깬 거 미안해 근데 그거 나 아니잖아! 내 뒤에 얘는… 얘는… 원플러스원으로 생각해 그냥 보내! 몰라 씨발! (설득 중입니다. 아마도.)
<설득>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도심에서 빠져나오면
다시 한 번 탁 트인 밤하늘로
별들이 반짝입니다.
시원한 공기가 반겨줍니다.
부드럽게 꺾여
산을 완만하게 돌아 내려가는
도로가 나 있고,
그 앞으로 어두운 산이 보입니다.
고이다:
괴물:
괴물이 바싹 쫓아옵니다.
고이다:아 씨발 나 집 가고 싶다 온아 어카냐 진짜 (차온 허리 잡은 팔에 힘 들어간다.)
온아 근데 나 여기서 헛소리 함만 더 하면
뒤질까?
차온:지껄여봐 이새끼야…. 니가 여기서 더 뒤질 목숨이 어딨어….
고이다:봐봐 온앙.
우리가 돌아 가기엔 시간이 없잖아.
차온:…….
고이다:그러니까 가드레일을 이대로
들이받는 건 어떨까?
차온:그래… 역시 도로에 널 굴렸어야 했는데…. 꽉 잡아 이자식아…. (반박할 힘도 없다. 그대로 가드레일을 향해 돌진한다.)
고이다:전설의 「T-21 알 데바란」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ㅡ!
붉은 바이크가 가드레일을
강하게 들이받습니다.
바이크가 공중에서 한 번 붕 뜨고,
달빛을 받아 끝내주는 실루엣이
빠르게 스쳐지나갑니다.
벌레는 당황해서 속도를 올리지만,
갈피를 잃고 빙글 돕니다.
빽빽한 나뭇가지들이
입고 있는 가죽자켓과 뺨에
생채기를 냅니다.
저 멀리서... ...
조상님이 보이는 것만 같아요.
<도약>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간지나는 낙법 묘사시 재시도 가능
차온:엄마…. 딸내미 진짜 죽어요…. (천국의 계단이 달리 있는 게 아니었다. 그냥 이렇게… 범퍼카만도 못한 운전으로 대가리나 깨면… 그게 천국인 것이다. 하지만 제 영혼이 천국 못 갈 것도 안다. 자기객관화는 극적인 순간에도 여전하다. 좌로 굴러 우로 굴러 허공을 허우적대며 간지나게 떨궈져본다.)
<도약>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바닥에 약통이 달린 차키가 떨어집니다
차온:아 씨발… 아……. (어흐흑… 앓는 소리 내며 어기적 어기적 바닥을 긴다. 약통 달린 차키를 집어들어 바지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쑤셔넣고 널브러진다.)
이다야 살아있니? 살아있으면 야옹….
고이다:... ... 야옹... ... (다 뒤져간다.)
바닥에 눕자
위쪽에 거대한 그림자가 보입니다.
주변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곧 이쪽을 찾아낼지도 모릅니다.
차온:야…. (이다 소매 부여잡고 속삭인다.) 씨발 진짜 뛰어도 쫓아오네 저거 뭐냐 미저리냐…?
고이다:그러게... ... 서둘러야겠다. (아까부터 가지고 있던 검고 커다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조립 시작한다. 철컥철컥 소리 난다.)
차온:뭘 서둘러?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다를 쳐다본다.)
고이다:어어 있어 그런 게 기다려봐. (씩 웃는다. 곧 81mm 박격포가 늠름한 모습 드러낸다.)
끝내주지.
차온:……여러 의미로 끝내줄 것 같긴 하다. (떨떠름한 얼굴로 박격포를 본다. 살면서 다신 못 볼 광경이겠지… 살아있다면.)
고이다:나 근데 아까 넘어질 때 팔 삐어서 아파.
도와줘라.
차온:하는 법을 알려줘봐 그럼….
아니 팔은 괜찮니? 아니… 이런 염병… 아무튼 알려줘….
고이다:봐봐. (차온 향해 자세 잡아준다.) 이렇게, 이렇게 하면.
차온:이러고… 뭐… 이러고 쏴…? (대박 짱 불안한 얼굴로 돌아본다.)
움직이던 그림자가 멈추고,
천천히 돌아 이쪽을 완전히 마주 보며
빠르게 날아오기 시작합니다.
고이다:오메 씨벌
야 온아 씨발 일단 갈기자!!!!
차온:어아악 씨발 으악!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괴물이 공중에서 폭탄을 맞고
산산이 조각납니다.
뺨에 뜨끈하고 기분 나쁜 것이
붙네요...
고이다 씹새끼는
옆에서 휘파람을 붑니다.
고이다:봐봐, 이게 다 하면 할 수 있다니까???
차온:넌 진짜 안 닥칠래? ? ? (등짝을 후드려팬다.)
고이다:으아악. (등짝 후들겨패는 손길 피한다. 시간 확인하려 핸드폰을 킨다.)
고이다의 등 뒤로 붉은 두 눈이 보입니다.
그르렁거리는 소리에 온몸이
본능적으로 얼어붙습니다.
커다란 곰 한 마리가 어둠 속에서
천천히 나타납니다.
차온:……야. (이다를 제 쪽으로 잡아당긴다.)
고이다:어 뭔데? (끌려가며 주변 보다 입 벌린다.) 씨발 좆.
어, 어디로 튀지 씨발? (뒤 돌아본다.)
뒤를 돌아보면
새끼로 보이는 그보다 작은 곰
몇 마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차온:저승으로? (음울한 얼굴로 읊조린다. 인생은 쉽게 풀리는 법이 없다….)
<지능>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불현듯 키에 달린 약통이 떠오릅니다.
그러고보면 곰도... ... 그 뭐냐.
죽은 사람은 안 먹는댔던가???
어려운 일이지만
곰한테 약을 먹일 수도 있을 것 같고
차온:……야. 이거 곰한테 멕여봐. (착잡한 얼굴로 약통에서 알약을 꺼낸다.)
내가 널 여기까지 살려왔으면 먹여 니가…. 쪠빨….
고이다:... ... 제가용?
차온:그럼 내가 하냐? (울분.)
고이다:(찔리는 게 존나 오지게 많아서 입 다문다.)
차온:(이다 손에 알약을 고이고이 쥐여준다.) 먹이고 와.
고이다:... ... 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조용히 온 안아서 옆으로 눕힌 채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
진짜 존나 사랑해!!! (그대로 곰 향해 던진다. 이건 절대 먹이로 주려는 게 아니다 어디까지나 볼링 같은 끝내주는 투척인거다 진짜 진심 레알로.)
차온:(……곰 앞에 툭 떨어진다. 머쓱하고 어색하며 뻣뻣한 얼굴 근육을 주욱 당겨 힘들게 웃는다. 약통에서 급하게 알약을 꺼내 곰 앞에 갖다 댄다.) 미안해 근데 내가… 맛있는 거 주려고 그런 거야 진짜야. 정말이야. 저 미친새… 아니… 아무튼 쟤가 너 맛있는 거 주라고 그런 건데 그게 나는 아니야. 이거야. 이것만 먹어 내 손은 말고. 제발! 내 말 믿어! 날 좀 믿어 내 말 들어! 나 착하게 살았던 것 같아 진위 여부는 죽은 뒤에나 알겠지만 지금 알고 싶진 않고 아무튼 그래! (설득입니다. 씨발럼아.)
날아가는 차온의 머리속에...
개쩌는 이다와의 추억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린 좋았잖아
그대로 곰과 박치기를 한 차온
차온:(좋았겠니?)
끝내주는 설득을 시도합니다.
<설득>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 ...
어쨌든 기억조작 합니다...
아름다운 노래 속에서 여튼
곰이 약을 먹고 물러납니다.
그대로 차온은 피로감에 기절합니다.
눈앞으로 그간 있었던 일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이게 죽는다는 걸까요?
… … …
여튼 주마등으로 다시 한 번
이다가 온한테 잘해줬던 게
없긴 한데
여튼 기억들이 지나갑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좋았잖아?
웅성거리는 소리에 눈을 뜹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걱정스럽게 이야기하는 소리,\
무전기 너머의 심각한 소리...
깨질 듯한 두통(어쩐지 익숙하네요)과 함께
몸을 일으키면
고이다가 자는 듯이 죽어있습니다.
차온:이 새끼 드디어 죽었나? (이다야 괜찮니?)
아니 씨발. 괜찮아? 고이다야 괜찮니 살아있니? (흔들어 깨워본다.)
앗, 다시 보니
죽은 듯 잠들어 있네요.
주변에는 폴리스 라인이 있습니다.
차온의 발에서 지문을 채취하던 경찰이
깜짝 놀라 꽈당 넘어집니다.
경찰: 경, 경감님! 시체가, 시체가 일어났습니다!!!
차온:아니… 저 안 죽었어요…. (머쓱한 얼굴로 손을 흔든다.) 저 안 죽었는데….
경찰: 아니 분명 시체가 두 구였는데(혼란스러워한다.)
고이다:(하품하다 몸 일으킨다.) 아... ... 울퉁불퉁한 곳에서 자서 허리가 배기네. (기지개 켠다.)
차온:넌 왜 여기서 자? 곰을 내가 그 지랄 떨어서 보냈으면 날 데리고 집에 갔어야지 이… 이…. (옆구리 퍽 찌른다.)
고이다:(차온 눈 마주하고 한 번 웃는다. 경찰한테 말 건넨다.) 어휴 저희가 그냥 여기서 푹 자고 있었는데 의도치 않게 걱정을 끼쳐드린 거 같아서 이걸 죄송해서 어캅니까 이걸. (경찰이 어느정도 납득한다 싶으면 온 향해 하이파이브하자는 듯 손 펼친다.)
차온:(주먹으로 있는 힘을 다해 내민 손바닥을 후려친다.) 집이나 가자고 이 자식아!
온이 손을 가까이하면
퍽!
하고 손바닥이 경쾌하게 부딪히는 소리
와 함께
철컹!
신나는 소리가
두 사람의 팔목을 묶습니다.
차온:?
하하, 그냥 주무셨을 뿐이군요!
상쾌하게 웃는 경찰의 어깨 뒤로
[ - 야영금지구역 - 주의 : 곰 출몰! ]
표지판이 보입니다.
경찰: 그러고보니... ... 어제 카메라에 찍힌 과속, 신호위반, 기물파손, 도로 역주행, 미허가 화기 발포, 천연기념물 밀렵 등등의 범죄 주인공들과 인상착의가 비슷하군요.
함께 서까지 동행해주시겠습니까?
오토바이는 아직 폭발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 할까요?
차온:……저기 제가 어제도 어떤 경찰분을 만났는데요 아마 동료이실 수도 있고 아무튼 그렇거든요? 그때 저한테 막… 윙크도 날리시고 아무튼 곱게 보내주셨어요. 사유는? 제가 목숨이 경각에 달했는데 저도 좀 살고 경찰 선생님도 살고? 퇴근도 하시고? 솔직히 그렇잖아요 시체가 살아났는데 걔를 또 잡으면? 인생이 불행해질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저 좀 보내주세요 저 진짜 집에 가고 싶어요…. (주절주절 설득한다. 이것으로 어제는 한 서너 번 살아남았던 것 같다. 근데 곰과 괴물이 뭔 재주가 있어 사람 말을 들었을까?)
<설득>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고이다:(차온 옆구리 쿡쿡 찌른다. 쓰러진 빨간 오토바이 한 대 향해 시선 두곤 눈치 준다. 콜이냐는 시선이다.)
경찰은 씨알도 안 먹힌다는 표정으로 심드렁합니다.
차온:……이런 씨발! (묶이지 않은 손으로 경찰을 후려치고 이다를 잡아끈다. 바이크를 향해 달려 이러쿵 저러쿵 올라타서 키를 꽂는다.)
행복을 찾아 떠난다 개같은 공권력새끼!
(이내 시동 걸고 엑셀 밟는다.)
도망치자 뒤에서 경찰이
당신들 징역이야!!!
호루라기를 불고 쫓아옵니다.
차온:어쩌라고 넌 지옥이야!!!!!!! 지옥에나 떨어져라 개같은 공권력!!!!
하늘을 올려다보면
새하얀 바이크 모양 구름이
흘러가네요.
두 사람을 태운 바이크가
거친 산길을 빠르게
달립니다.
수습할 게 많이 남았지만
어쨌든 둘 다 살아남았으면
해피엔딩 아닐까요?
차온:(이게?)
그런 것으로 합시다!
왜냐면 우리의 장르는….
코미디니까요!
살아남음 1
+ 끝내주는 드라이브를 즐김 2
도망치면 집 앞으로 도착한 청구서에서,
10000달러의 벌금 고지서가
어여쁘게 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차온:……고이다 이 씨발놈. (고지서 사진 찍어서 이다에게 전송한다. 씨발! 내 병아리!)
The End!
보상 10000달러의 벌금 고지서
보상 끝내주는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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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9 특명앨  (0) 2020.12.01
차온:
rolling (2d6+6)*5
(
(
4
+
3
)
+6)*5
=
65
고이다:
rolling (2d6+6)*5
(
(
6
+
5
)
+6)*5
=
85
*
CoC 7th Fanmade Scenario
도심 속의 카트라이더
W. by 요한
KPC 고이다
PC 차온
*
1. 아이코 죄송합니다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입니다.
적어도 오늘 외근 대상자가 된
고이다와 차온에게는 아니겠지만요.
어쩌면 누군가에게 외근이란
행운의 광합성 기회일지도 모르겠지만
차온 일행의 외근 대상은 무려!
시대를 역행하는 아날로그의 대명사,
회사 내부 시스템도 모두
종이 서류로 돌아가는 바람에
인수인계를 하기 위해선
서류 200장을 그 자리에서
통으로 외워야 한다는
전설로 악명이 높은
라알니 사입니다.
덕분에 한아름 서류를 안은
차온은... ...
앞이 보이지 않을... ...
지경인데,
잠깐.
고이다는 왜 서류 한 장
들고 있지 않은 채로
핸드폰을 보고 있는 거죠?
고이다:(핸드폰 보다 문득 온 돌아본다. 환하게 웃는다.) 무겁지?
그래보여.
차온:뒤지고 싶니? (뒤지고 싶니?)
대박 무거우니까 같이 들어줄 생각은 조금도 없니? (진짜 없냐?)
고이다:아 그러게! (뒤늦게 자신의 머리 탁 친다. 차온이 들고 있는 서류 더미 맨 윗 장 하나 집는다. 팔랑.)
고맙다는 말은 안해도 돼. (산뜻.) 얼른 회의하러 가자.
차온:와 진짜 너무 고맙다. (부들부들 떨리는 팔은 무게 때문일까 분노 때문일까? 뻣뻣하게 입꼬리를 끌어당긴다.) 회의하러 들어가면 넌 뒤졌어 이새끼야.
고이다:고이다 무병장수할 거라서 안 돼. 이것도 존나 무겁다고. (한손에 스마트폰 다른 손에 서류 한 장 집은 채 가볍게 걷는다.) 그리고 회의 시작까지 얼마 안 남았어.
조금이라도 늦음 우리 다 모가지인 거 알지?
차온:모가지 날아가기 싫으면 제발 절반이라도 들어! 제발! 인간아! (손만 자유로웠더라면 등짝을 삼천 번 후려쳤을 것이다. 걸음만 재게 놀린다.)
XX새끼 XXXX XX XXXX………….
고이다:아 안돼앵. 아니 글쎄 내가 어제 드라마를 봤는데 존나 슬픈 거야. 마음에 끝내주게 기깔나는 어메이징한 상처를 입어서?
종이 두 장 이상은 못 들겠어.
차온:마음이 아니고 목숨에도 기깔나는 어메이징한 상처 한 번 입어볼래?
물론 내가 그 전에 죽을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입어볼래? 어?
고이다:어휴 고이다를 소중히 여기는 법 좀 기르셔야겠어용.
그렇게 티격대격대며 걸어가던 중,
어.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차온이 누군가와 부딪히고,
온통 서류들이
허공에 흩날리고 맙니다.
차온:와 씨발…. (내 이성이 끊어지는 소리인가? 허공에 휘날리는 서류들을 넋놓고 바라본다.)
아!!! 서류야!!!!
아!!! 내 시간아!!!
아!!! 얄미운 고이다 저 XX야!!!
아이고 다 날라가네 내 멘탈!!!
그 와중에 고이다는
부딪힌 상대방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있네요.
지금 고이다가 죄송해야 할 대상은
차온인 것 같은 데도요?
아무리 봐도 이번 사고의 원흉은
고이다인 것 같은 데도요?
고이다:어휴 넌 애가 왜 이렇게 칠칠맞니. 날 좀 본받아. (멀쩡한 서류 한 장 흔들어보인다.)
얼른 줍자.
차온:미… 미… 미친놈아진짜돌았냐이게누구때문인데이인간아아악!!!!!!!! (차온의 손은 자유로워요! 고이다 등짝을 뒤지게 후드려팬 후 서러운 마음으로 서류를 주우러 다닌다.)
xx 진짜 xxxx 다 xx해서 xx해버릴 거야….
고이다:으아악!!!!! (뒤지게 얻어맞고서야 냉수마찰 한 것마냥 정신 번쩍 든다. 얌전히 서류 같이 주워서 한데 모은다.)
차온:아… 여기서 모가지 날아가면… 뭐 먹고 살지나 빨리 같이 생각해 집단 지성 여기서나 써먹어보게…. (울적한 표정이다. 품에 하나둘 모이는 서류들.)
아무튼 서류를 다 줍고 나면
상대편 쪽에서 먼저
앞을 보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를 해옵니다.
수상한 후드를 쓰고 있지만
어쩐지 친절한 사람 같네요.
차온:와… 아니… 저도 죄송합니다. (별로 죄송하고 싶진 않지만.) 저도 조심했어야 했는데요. (하지만 서류 200장 든 놈 알아서 피해가야 하는 거 아니냐?)
사교도:아이고 저희가 이상한 사람은 아닌데 말이죠 정신이 없어서. (굽신대며 사과한다.)
차온:이상한 사람이라고 딱히 생각 안 했는데요…. (저렇게 말하니까 정말 이상한 사람 같다. 서류를 든 채 주춤주춤 물러선다.)
아무튼 네… 그럼 갈 길 가시길….
사과를 주고 받으면,
사교도:잠깐.
다시 걸음을 옮기려던 중,
수상한 후드를 쓴 사람이
갑자기 멈춰섭니다.
뭐죠?
손해배상이라도 청구할 것 같은
이 불길한 분위기는?
고이다:(차온 툭툭 친다. 저것 좀 보라는 듯 후드를 쓴 사람 뒤쪽을 가리킨다.)
차온:아 왜…. (그냥 이런 거 안 보고 넘어가는 게 상책인데. 흘끗 고개 빼서 이다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본다.)
<관찰>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후드를 쓴 사람 뒤쪽으로
같은 후드를 쓴 사람 여럿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네?
여기서요?
갑자기요?
다 같이요?
순간 이런 식으로 삥을 뜯는
공갈자해협박단이 있다는 사실이
차온의 뇌리를 스칩니다.
차온:이런 씨발 안 돼 여기서 보험료를 올릴 수는 없어….
고이다:(느낌이 존나 쎄하다. 차온 잡고 서서히 뒷걸음질 친다.)
어쩐지 뒤쪽으로도
사람이 몰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교도:저 둘 잡아!
네?
예?
에?
갑자기 저희를 잡으라고요?
이유도 모르는 채
생명의 위협을 느낀 차온과 고이다,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정신이 혼미하지만 버텨낸다. 역시 차온이죠? 버텨냈죠? 그러나 얼굴은 울상인 채다. 이다의 팔목을 부여잡는다. 서류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한 팔에 떠안았다.)
고이다:
아이고 다 날라가네 내 멘탈.
차온:이다야.
정신 붙잡아 쪠빨.
우리 튀어야 해…… 씨발 회의하러 가야 한다고 나 월급 받아야 한다고 잘리면 안 된다고….
차온 이성 감소 없음, 고이다 이성 감소 1
고이다:(월급 말에 눈 번쩍 뜨인다. 제 양뺨 챱챱 때리고선 소리 지른다.)
차온, 뛰어!!!!!!!!!!
엥?
뛰라고요?
뛰라고 말만 한 게 아니라
어느 새 차온은 고이다의... ...
고의다의 손에 잡혀 키링처럼
달랑거리며 뛰고 있는 중입니다.
뒤에서는 수많은 숫자의
후드 쓴 인간들이 쫓아오고 있네요.
갑자기 어쩌다가
도심 속 추격전이 벌어지게 된 거죠?
차온:아아악!!!!!!! 살려줘 이런 씨발 경찰 경찰!!!!! (죽을 힘을 다해서 달린다. 사실 달리는 건지 고이다한테 매달려 날아가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고이다:으아악 살려줘 씨발!!!!!!!!!!! (저도 덩달아 비명 지른다. 살다살다 이런 미친 추격이라니 존나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차온 키링처럼 집어들고 여튼 끝내주게 달린다.)
<민첩>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고이다:
앞의 홈마이너스 마트에서
카트를 끌고 나오는 직원들과
부딪힐 뻔 했지만,
고이다는 다행히도
몸을 민첩하게 움직여 피했습니다.
하지만 온은... ...
직원들과 부딪힙니다.
카트 여러 개가 나뒹굴고
직원들이 넘어집니다.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대성통곡처럼 이어지네요
고이다:아이고 여러분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차온:와 미친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누가 그 앞에 있으랬냐?
고이다:(정신없이 사과하다 문득 기깔나는 생각 하나 떠오른다. 차온이 들고 있던 서류 한아름 카트에 쏟아붓고는 냅다 카트에 올라탄다.)
뭐죠?
다음은 야 타! 인가요?
하지만 고이다의 입에서
튀어나온 한 마디는…….
고이다:뭐해 차온?!
빨리 밀어!!!
녜?
뭐라구용?
<이성>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이 개판에도 불구하고,
차온 이성 감소 없습니다.
차온:돌았냐? (입으로는 돌았냐고 하면서 착실하게 카트 손잡이를 잡는다. 와 오늘 평생치 운동 다 하네. 있는 힘을 다해 카트를 민다.)
2. 야! 타!
뭐라는 거야 이 미친쉑!
입으론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차온의 다급한 소시민적 본성은
자신도 모르게 카트 손잡이를 잡고
밀기 시작합니다.
다행히도 내리막으로
시작하는 길 덕에
카트는
우당탕헐레벌떡
내려가기 시작하네요 호호.
차온:아 나 무서워! 아 씨발 아 너무 무섭다! 아! 아아악! (가속도가 붙자 밀고 나발이고… 넘어지지만 않으면 다행이다.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흐른다.)
어떻게 해야 카트는 안전하고 빠르게
급발진
아니,
갈 수 있을까요?
지문 작성 후 납득 가능한 롤을 굴려주세요!
차온:아 씨발 씨발 이다야 나 진짜 너 죽이면 어떡하지 아 진짜 아! (파들파들 떨리는 가느다란 팔과 다리로 카트에 제동을 걸고자 노력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운동할 걸. 물론 집으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다신 운동하지 않을 것이다.)
엄마 진짜 나 하…. (엄마 찾은 거… 얼마만이지? 뱃속에서 나온 이후 처음인 것 같다. 멈추지 않는 카트에 눈물로 호소한다.) 야 너 내가 평생 마트 안에서만 돌아다닐 뻔한 거 바깥구경 시켜줬잖아 이제 그만하자 이런 씨발… 마지막 단어는 취소해 그냥 추임새야…. 곁들이야…. 사이드 디쉬야….
카트는 온의 설득에 넘어가
다행히도 안전하고 빠르게
급발진합니다.
호호.
하지만, 어쩐지 뒤에서
쫓아오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난 것 같은데요.
분신술이라도 쓴 걸까요?
아니면 기분 탓입니까?
<관찰> 판정이 있습니다.
차온:
"카트 도둑놈들 잡아라!"
산 넘고 물 넘어입니다.
환장하겠습니다.
홈마이너스의 마트 직원들이
하나 같이
손에 대걸레와 빗자루를 들고
차온 일행을 쫓아오고 있습니다.
이제 잡히면
겨우 손해배상으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
차온:이다야. 내 적금 통장 아직. 삐약삐약이야. 병아리야. 나 걔 지켜줘야 해. 카트 도둑은 될 수 있지만 적금통장에게 망치 드는 파렴치한은 못 되겠어.
나 어떡하냐고. 어떡하냐! 이 xx xxxx! (뭐야 씨발 어떡하지? 일단 카트를 민다. 달려야 하는 거 아닐까? 생각보다 다리가 빠르다.)
하지만 차온의 뇌리에
아주 작고 소중한
좋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이대로 이 카트를
상대방 회사 정문에 꽂아넣고 난 뒤,
모든 책임을 상대 회사에게 돌리면
안심 빳따리인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이다는 아우토반에 오기라도 한 속도광처럼
카트를 잡고 전심전력으로
질주하고 있습니다.
아니 질주하는 건
카트입니다.
이제 둘은 카트와
구별할 수 없습니다.
카트와 한 몸이 된 것입니다.
차온:죽고 싶다… 아니 죽고 싶다니 무슨 소리야? (카트와 혼연일체 하다 못해 자아에 혼동이 다 온다. 고개를 파드득 털어내고 카트 손잡이 쥔 손을 고쳐잡는다. 그래! 목적지는! 라알니 회사다.)
3. 으아아 잠깐만요
3-1. 거기 어르신 비켜욧!
돌진하듯 전진하는
카트의 앞에 나타난 것을
차온은 봐버렸습니다.
전방 100m 앞에 있는
유모차를 끌고 가는
어르신을……!
이대로라면 유모차와 카트는 부딪히고
어르신도 유모차도 카트도
차온의 노인공경도!
나락에 떨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노인공경이 노인공격이 되기 전에
뭐라도 해야만 해요!
차온:(차온은 타고나길 문제상황 피하는 난리법석 회피맨으로 태어났다. 어쩌면 태생부터 흠 함 피해봐?를 외치면서 태어났을지도 모른다. 내면의 유교걸을 최대한 끌어내면 젖먹던 힘까지 다 해 유모차를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피해야만 합니다…….)
고이다:어르신! 거기 비켜요!!!!!!
어르신:이잉,,,,,,? 뭐라는겨,,,,,,
오늘 보청기를 안 끼고 왔더니 들리지가 않는구먼,,,
기회는 한 번 남았습니다.
차온:(아 씨발 역시 태몽부터 꾸고 난 놈이나 회피맨인가?) 어르신 제발 비키세용… 제발… 안 그러면 어르신 국민연금 못 받아요 아 씨발 제발! (커다란 목청으로 외친다. 이 마음을 전달 받으신다면 그래서 제가 하는 말이 당신에게 가닿는다면 알아서 설득 당하시고 제발 방향 좀 트세요 이거 텔레파시 텔레파시!)
차온이 설득하는 그 순간,
어르신:하이얏ㅡ!
설득당한 어르신의
날렵한 점프와 함께
유모차가 공중으로 떠오릅니다.
그 순간 차온은 봐버리고 맙니다.
유모차 안에 있던 것은
아기가 아닌 공사장 벽돌 여러 개가
노끈으로 묶여있던 것임을…….
어르신은 소림쿵푸 자세를 취하며
안전하게 착지합니다.
어르신:에잉... 쯧쯧...
젊은 것들이 말여,,,,,,
속도위반이나 해대고,,,,,,
저 처자 덕에 봐주는 것이여,,,!
아니, 그런 상황은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은데요?!
차온:어흐흑… 뭐가 … 뭔데요… 아니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미친…. (엉엉 울며 어르신에게 인사하고 지나간다. 예의 바른 햄서터 쨔온. 물론 눈물은 안 났다.)
다행히도 어떤 방법을 써서건
어르신과 카트의 충돌이라는
대형 사고만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차온의 손에 식은땀이
흥건한 것 같아요.
고이다의 옷에 닦도록 합시다.
차온:엉엉… 이 인간아… 너만 타냐…. (이다의 어깨에 손을 슥슥 문지른다.)
고이다:말했잖아 나 심장이 아프대도! (눈치는 못 채는데 뭔가 쎄하다.)
이럴 때가 아닙니다.
추격은 여전합니다!
다시 도망쳐야 해요!
차온:쟤네는 진짜 무슨 두 개의 심장이야? 제발 프리미어 리그 가 그런 체력이면…. (울며 카트를 민다. 다시 말하지만 눈물은 안 났다.)
3-2. 싹 다 갈아엎어주세요 ♥
카트의 돌진은 끝나지 않습니다.
고이다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눈앞에서 도로를 들어내고 있는
공사현장입니다.
도대체 갑자기 이 시국에
도로를 들어낼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이에요?!
차온의 뇌리에 이 근방은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구라는 사실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갑자기 성형외과에
들어가면서 부르면
순식간에 인싸가 되는 노래가
떠올라버리는 것 같은데요?
어떤 롤이든 온이 행복하다면 OK 입니다.
차온:하… 엄마… 보고 싶어…. (아니 보고 싶은 건 아니고… 팀장님이 뭔 바람이 불었는지 포크레인 자격증 딴다고 할 때 저도 같이 딸 걸 그랬다. 하지만 차온에게 그런 것은 없으므로 다시 최선을 다해서… 아수라장 같이 난리난 도로를 피해본다….)
가까스로 카트 째로
공사 현장을 빠져나오는 것에
성공합니다.
인부들이 도심 속을
질주하는 카트를 보고
술렁이는 것 같지만
뭐 어떻습니까.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닙니다.
한시라도 빨리 이 카트를
상대 회사 정문에 처넣어야만 해요!
차온:쳐다보지 마아악…. (쪽팔려어어…. 뒷말은 바람결에 흩어진다. 진짜 진짜 이 카트만 상대 회사에 쳐넣으면 앞으로는 마트는 절대 안 갈 거란 다짐을 한다. 앞으로는 SSG 배송만 쓸 거니까….)
그때, 차온은
눈앞에 보이는 엔진을 발견합니다.
평소라면 지나쳤겠지만
지금 둘 다 제정신이 아니죠 하하.
이걸 어떻게든 카트에 달아서
이러쿵 저러쿵 하다보면
정말 엔진 달린 로켓트처럼
날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돌아버린 생각이 듭니다.
차온:나는 진짜 왜 이럴까…? 이게 다… 이게 다 회사 때문이야 씨발 다 가만 안 둬…. (하지만 가만 둘 것이다. 차온은 자본주의의 노예이기 때문이다. 대신 엔진을 우당탕탕 뚝딱뚝딱 카트에 접붙이기에 몰두한다. 말 안 듣는 기계는 늘 때리면 작동이 된다는 오래된 선조들의 지혜에 따라 엔진을 두들겨 패며 카트에 매단다. 자 잘만 되면? 어? 너도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거야 여기서 썩어갈 바에야 날 상대 회사에 데려다주면서 보람도 느끼는 거지… 따위의 말을 중얼거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것은… 엔진을 당근과 채찍으로 설득하는 것이다.)
엔진을 여차저차
카트에 달고 난 뒤에는…….
아 ㅡ
미래에서 기다릴게
하늘 저편에서 오퍼시티 50으로
윙크하는 카트가
보인 것도 같습니다…….
쿠당.
부아아앙!
추진력을 얻은 카트는
뒤돌아볼 새도 없이
앞으로 나아갑니다.
전진!
전진 뿐이에요!
후진도 유턴도 없습니다!
차온:그래그래 다 됐다 다 안다 그래… 그냥 가기만 하자 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그냥 제발 도착만 하자…. (이제 차온은 인간다운 삶을 포기했다. 체면도 없다. 칼 든 햄서터나 다름없다.)
3-3. 애오오오옭
고이다:안 돼!!!!!!!!!!!!!!!!
코너를 돌려던 그 순간
골목길에서 튀어나온 강아지를
마주하고 맙니다!
이러다간 부딪히겠어요!
차온:너는 니 매달고 가는 나나 좀 생각해!!!!!!!!!!!!!!!!!!!!!!!!!!!!! (라고 외치지만 차온도 강아지는 소중히 여기는 정도의 인간성은 아직 놓지 않았다. 사람은 다 뒤져도 괜찮지만 쟈근 동물은 안 돼. 물론 다 뒤지는 인간들 사이에 차온은 없다. 아무튼 차온은… 있는 게 분명한 말빨과 불분명한 텔레파시 그리고 연약한 팔다리 뿐이므로… 강아지를 향해 외친다. 이것은… 온 마음 다한 설득이다. 쪠빨!) 야 멍멍아 굴러!!!!!!!!!!!!!!!!
가까스레 강아지와 부딪히기 전에
피하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고이다:(카트에서 굴러떨어지듯 내려간다. 강아지 턱 긁어주며 존나 무지막지하게 예뻐해준다.) 어떡해 존나 귀엽다.
고이다가 강아지에게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이런 미친쉑,
을 두고 갈 수야 있겠지만
우리의 차온,
정말로 그런 비인도적인 짓을
해버릴 건가요?!
정말로요?!
차온:하고 싶다. 아 두고 가고 싶다. 아 씨발럼아. 야 이 인간아. 아! (이다를 후드려 팬다. 이것은 채찍. 그리고 강아지를… 안전한 곳에 옮겨놓고… 옮겨놓을 수 있을까? 아무튼 이다 품에서 떼어놓고 이다를… 카트에 태운다. 태울 수 있을까?)
결국 기어코 강아지들을 카트에 담은 채
고이다도 다시 카트에 처넣고
전진합니다.
이런 얼굴밖에 봐줄 게 없는
미친 쉑 같으니!
무게가 늘어난 것 같아요.
차온의 팔근육이 뻐근하게
저려오기 시작합니다.
이러다가 체지방률이 0%에
수렴해버릴지도 모릅니다.
고이다:(아랑곳 않는다. 콧노래 흥얼거리며 강아지 품에 안고 쓰다듬는다.) 강아지 귀여웡.
차온:고이다 죽여버령. (하지만 강아지에게는 죄가 없다. 진짜로 상대 회사에 도착만 하면 저자식을 반드시 죽여버릴 것이다.)
3-4. 고려산악자전거동호회
차온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비슷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이들을
발견합니다.
하나 같이 빨간 조끼를
입고 있는 그들의
등에는…….
'고려산악자전거동호회'
라고 적혀 있습니다.
고이다:이 사람들 뭐야?
차온:눈 없어 이다야?
고이다:눈 멀쩡해. (강아지 안고 둥기둥기.)
어느 새 자전거와 카트의 거리가
좁혀집니다.
우리들,
견제를 당하고 있는 것 같아요!
차온:엄마…. (오늘 엄마 몇 번 찾았지? 울 엄마 딸내미 기특해 하시겠네 본 적은 없지만… 아련한 배경음악이 나와야 할 판에 건물 사이 휘날리는 바람 소리만 듣고 있던 차온은…견제하는 상대를 향해서 가운데 손가락을 든다. 가운데 자리 좀 내어달라는 정중한 설득이다.)
자전거동호회의 사람들은 그 가운데 손가락이
마음에... ...?
마음에 든 것인지
홍해처럼 반으로 갈라집니다.
맨앞에 나타난 동호회장 아주머니가
멋진 잇몸미소를 만개하고는
말합니다.
"젊음을 불태우는 멋진 친구들이군."
"뒤는 우리에게 맡기고 먼저 가!"
자전거동호회의 도움으로
추격자들과 조금 멀어진 것 같습니다.
어쩐지 눈물이 나는 것 같습니다.
차온:아… 역시 몸빵이 짱…. 인간 바리케이드 짱…. (우는 포인트가 조금 다르지만 감사하는 마음만 찐이면 되는 법이다. 앞으로 앞으로 질주한다.)
그 순간,
고이다가 카트를 탄 자리에서 일어나
물고기 자세를 취하기 시작합니다.
물고기 자세가 뭐냐구요?
최대한 바람에 방해를 받지 않게끔
몸을 숙여 공기저항을 덜어내는 자세로
아무튼 그런 게 있습니다!
차온:이 또라이 새끼야 그냥 자리에 앉아!!!!!!!!!!!!!!!!!!!!!!!!!!!!!!!!!!!!!!
다행히도 속도가 빨라지긴 하는 것?
같습니다.
고이다:아 고이다 천재만재!!!!!!!!!!!!!!!!!!
차온:닥쳐 진짜 닥쳐 으흐흑….
다 필요 없어….
다 필요 없어 우린 도착만 하면 진짜…. (끝이야… 라고 하고 싶은데 또 끝이라고는 못하겠다 끝이라고 할 만한 사이도 아니라서….)
3-5. 카트는 빨간불에도 멈추지 않아 차온
차온과 고이다의 앞에 나타난 것은
다름아닌 빨간불의 신호등입니다.
지금 빨간불이 중요하냐구요?
당연히 중요하죠.
차온과 고이다의 준법의식을 떠나
이 도로의 자동차들은
때깔 좋은 엔진오일을 장착한 건지
하나 같이 스포츠카 뺨치는 속력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카트고 나발이고
빈사상태가 되어
병원의 응급실에서
하얀 천장을 보며
눈을 뜨게 될지도 모른다구요!
민첩을 통해 차 사이로 막 가거나
법률을 굴려(실패해야 합니다)
준법 의식을 깡그리 무시하는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차를 설득해도 됩니다 호호.
차온:씨발… 씨발… 나는…. (차온의 소시민적 성질머리는 도통 고쳐지는 게 아니라 무단횡단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주제에 스케일이 커지면 덜컥 물러서고 마는 뭐 그런 게 있다. 아 걍 치인 다음에 다시는 눈 안 뜨면 되는 거 아닐까? 속으로야 중얼거리지만 마음은 당연히 안정적이며 평온하게 영위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중이므로 차온은… 운전자들을 향해 외친다.) 이 씨발 보행자 우선!!!!!!!!!!!! (설득이다. 절대로 설득이다.)
우와아악
지금 빨간불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차온의 하나 뿐인 생명이요?
지금 민들레 씨처럼
하늘하늘 날아가게 생겼다구요?
고이다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만?
어떻게든 신호등을 건너고 나면
그제야 박지성이라도 된 것처럼
심장이 두 개로 쪼개져 뛰는 게
느껴집니다.
차온:이다야… 이다야… 고이다 너 속 편하니? 넌 속이 편하니? 강아지가 귀엽게 네 정신을 달래주고 있니? (펄떡거리는 심장을 목구멍으로 다시 삼킨다. 네? 인체는 그렇게 구성되지 않았다구요? 알 바냐?)
고이다:응! 신경써줘서 고마워! (강아지 귀여워하며 서류들 주섬주섬 수합한다.)
어느새 저 멀리 회사가 보입니다.
저 정문에 카트를 꼬라박기만 하면 안녕이에요!
차온:고마우면 치킨 사…. (그렇다. 차온은 이러나 저러나 그런 인간인 것이다. 정문을 향해 카트를 들이민다. 이런 씨발 저는 행복을 찾아 떠난다!)
성공입니다!
다행히도 상대 회사 정문에
카트를 꼬라박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정문이 와장창 하는 소리를 내며
깨진 것 같지만 알 바입니까.
우리는 상대 거래처에서 온
클라이언트들이라구요.
고이다:... ... 내리자. (심란하게 서류 더미와 강아지 챙겨 카트에서 내린다.)
차온:……이제 와서 차분해지는 이유 좀 말해 봐.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며 카트를 내팽개친다.)
고이다:쪼끔 쪽팔려졌어. 하하. (회사 내로 잽싸게 쑝 들어간다.)
차온:개빡쳐……. (뻣뻣하게 웃으며 회사로 들어간다. 오늘 회의가 끝나면 고이다의 등짝은? 저세상행이다.)
회사 내로 들어가자
후드 집단은
당황한 눈치의 경호원들에게 막혀
더이상 따라오지 못합니다.
이제 손해배상청구로부터도
자유예요!
차온:(기쁜 얼굴로 저 멀리 가는 길 막힌 후드 집단을 향해 가운뎃손가락 두 개를 날린다.)
그러나, 갑작스레 고이다는
서류를 들여다보며
당황스러운 얼굴을 하는데... ...
차온:너 입 열지 마.
고이다:잠깐, 온아. 이거... ... (입 탁 다문다.)
차온:아니 말해. (씨발.)
고이다:(눈깔 굴리다 저도 모르게 벽시계에 시선 박힌다. 비명 지른다.)
차온:왜!
왜!!!!!!!!!!!!!!
END 2. 아니 이거 우리 거 아닌데
차온 생환, 고이다 생환
보상
모독적인 주문 한아름
회의 시간에 10분 늦어버린 자들의
가련한 시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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